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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28분에 아파트에 도착, 피살이라....... 당시 목격자는 누구였나요?”“목격자요? 아니, 그 시간에 텔레비전 안 보고 누가 아파트 밖에 나가 별이나 쳐다본답니까? 수위도 텔레비전 보느라 배순실이 차 타고 오는 것도 못 보고 있다가 비명소리를 듣고 뛰어 나갔다니깐요.”“경감닌. 그럼 누가 이렇게 정확하게 시간을 수록해 놓았습니까? 20분께, 30분께도 아니고 45분, 28분,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나는 타임 테이블의 도표를 가리키며 물었다.“그게 다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덕분이지요. 모두가 그 생방송을 보고 있었으니까 시계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4.03.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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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세는 아까부터 자기와 함께 병졸의 모양을 유심히 보고 있던 젊은이를 보고 물었다. 흰 도포에 흰 베를 두른 갓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신분은 짐작키 어려웠다.“피냄새가 납니다. 왕권이 또 어디로 갈 것인지…….”사나이는 김용세를 돌아보지도 않고 깜짝 놀랄 말을 내뱉었다.“노형, 인사는 없소만 말씀이 지나친 것 같소이다.”관복 차림의 김용세를 의식하고 그가 한 말이기 때문에 그냥 넘길 수가 없다고 김용세는 생각했다.“미안하오, 그러나…….”그때서야 사나이가 김용세를 돌아보았다.“나는 서운관 승으로 있는 김용세라고 합니다. 북악
방원, 복수의 칼
이상우 작가
2024.03.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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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운세
박정우 기자
2024.03.1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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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없습니다.아무리 좋은 코라도 안 나는 냄새야 맡을 수 있어요?”“추 경감의 그 말은 사실일지도 모른다.“범인을 내놓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만 좀.......”“또 슬슬 취재 솜씨가 나오는군. 그래 궁금한 게 뭐요?”역시 맘씨 좋은 추 경감이다. 아는 대로 다 대겠다는 투다.“거 508호실 사는 박윤준 사장말입니다.......”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추 경감은 손을“그 박 사장이 봉제공장 배순실한테 지불할 돈이 있는 건 틀림없어요.”“예? 지불할 돈이라고요?”“아직 그것은 취잴 못했소? 배 사장의 인형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4.03.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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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세가 얼른 일어나 인사를 올리자 방원은 인사치레는 그만두라는 듯 어서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단도직입으로 묻겠네. 솔직하게 말해 보게.”방원의 태도에 김용세는 절로 긴장이 되었다.“이번 묘를 쓰게 되어 무슨 변화가 생길 지 말해 보게. 아까는 세자가 있어 내 거기까지 묻지 못했네.”묘를 쓰는 이유는 망자의 편안을 바라는 것이 그 하나요, 자손의 발복을 바라는 것이 그 둘이었다. 따라서 길지에 장사를 지내면 복을 받지만 흉지에 장사를 지내면 화를 받게 되는 것이다. 방원이 묻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이는 왕실의 안위와 관련이 되
방원, 복수의 칼
이상우 작가
2024.03.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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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운세
박정우 기자
2024.03.0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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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가 그러니까 열세 살 때였죠. 아버지와 어린 여동생과 함께 피난을 나왔디요. 그렇지, 그 여동생이 일곱 살인가 였디요. 그러나 피난길에 수원 어디멘가에서 그 여동생을 잃어버리고 영 찾질 못했어요.”“그럼 아버지와 둘뿐이었겠군요.”“그렇디요. 두 부녀는 대구로 부산으로 다니며 미군복 염색공장을 해서 꽤 돈을 모으고 나중에는 서울에 정착해서 통조림 공장을 차려 큰 돈을 벌었디요.”않았나요?"“녜. 그 아바이가 얼마나 신실한 사람인지 니북에 있는 마누라쟁이를 못잊 끝내 혼자 살다 갔디요.”공장장의 눈에는 어느새 물기가 어렸다.“그러면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4.02.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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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상시의 박사들과 서운관 관원들이 다시 능터를 잡기 위해 양주 모악 등의 산을 헤맸다. 여러 후보지 중에 윤신달 판사가 천거한 조산(朝山 관악)을 가장 좋은 후보지로 뽑고 왕이 직접 보기 위해 어가의 행차가 다시 이루어졌다.그러나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광화문을 나서 광통교를 건너 남문으로 향하던 전하가 돌연 어가를 멈추게 했다. 그리고 수행하던 좌승지 정탁을 보고 물었다.“저기 오른쪽 조그만 언덕이 있는 곳이 보이느냐? 거기가 어디냐?”“예, 그곳은 한양 성내 서부 취현방이란 곳입니다. 넘어가면 서문이 보입니다.”정탁은 영문을 몰
방원, 복수의 칼
이상우 작가
2024.02.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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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운세
박정우 기자
2024.02.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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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실 사장은 이날 밤 9시 30분께 외출하고 돌아와 308호실 전용 주차장인 그곳에 차를 세우고 차에서 막 내리는 순간, 위에서 조그만 고무나무 화분이 떨어져 정확하게 정수리를 때리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는 것이다. 화분이 하늘에서 떨어질 리는 없고 분명히 그 주차장 위쪽 어느 층에선가 떨어진 것이었다. 그것도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한 위치로 떨어졌기 때문에 인위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거기에 화분을 떨어뜨릴 수 있는 아파트 호수는 여섯 가구라고 했다. 그 주차장이 있지만 맨 밑에 층인 1층을 제외하고 2층인 208호,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4.02.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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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과장에서 인정받아 전하께서 내리신 벼슬 자리에 있고 천문 지리에 관해서는 배울 만큼 배운 놈입니다. 그런데 왜 애매한 이놈의 할아버지까지 욕보이십니까?”김용세는 내친김이라 생각하고 할 말을 다해 버렸다.“아니, 놈이라니? 어따 대고 놈이라고?”유한우가 팔을 걷어붙이며 펄펄 뛰었다.“김용세의 말에도 일리는 있지.”아까부터 마음 속으로 꽁하고 있던 이양달이 김용세를 거들고 나섰다.“일리는 무슨 얼어죽을 일리야!”이번에는 배상충이 유한우 편을 들고 나섰다. 네 사람이 어울러 맞고함을 지르고 싸우기 시작했다. 이때 좀 떨어진 곳에서
방원, 복수의 칼
이상우 작가
2024.02.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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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운세
박정우 기자
2024.02.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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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운세
박정우 기자
2024.02.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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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덥지근하다기보다는 끈끈하게 무더운 여름 밤이었다. 허공에 손가락을 대도 땀이 묻어날 것만 같았다. 바깥 공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방안마다 훌쩍거리는 소리 속에 눈물이 찔끔찔끔 뺨을 타고 내리고 있었다. 10층, 11층으로 솟아 있는 아파트의 비둘기장마다, 다닥다닥 붙은 달동네의 비좁은 안방마다, 하여간 텔레비전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4천만이 모두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느라고 숨을 죽인 그러한 밤이었다.이산가족찾기가 근 한 달째 계속되던 여름 밤. 모두가 텔레비전 앞에 붙어 나는 이 날도 목마른 감동을 짜내 가며 민족의 비극이니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4.02.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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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들라 일러라.”말을 마치자 왕은 다시 비취 불상을 바라보며 눈물을 의수로 훔쳤다. 봉상시와 산기상시 그리고 서운관이 예조와 협력해 장의 절차를 밟아나가기 시작했다. 김용세는 윤신달 판사, 유한우(劉旱雨) 부정(副正) 등과 함께 능터를 잡는 일에 배속되었다. 그는 삼베 단을 단 간이 상복을 입고 빈궁 마당으로 서둘러 나가 보았다.평소 현비의 부름을 받고 가끔 서운관에 있는 비기(秘記)들을 설명해 주면서 본 현비의 얼굴은 온화하지는 않았지만 오묘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자라고 생각했었다.현비가 관심을 가진 것은 언제나 막내 아들인
방원, 복수의 칼
이상우 작가
2024.02.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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