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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형사는 이 사건이 사고사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 곡조 뽑으려던 40대의 대기업 과장이 감전으로 인해 쇼크사한 현장에 그는 와 있었다. “어떻게 돼 가?” 추 경감이 어슬렁거리며 강 형사에게 다가왔다. “요즘 흔히 일어난 그런 부류의 사고 같습니다.” “그것참, 노래도 마음대로 부를 수 없는 세상이라니?” 추 경감이 혀를 쯧쯧 찼다.“그거야 어디 모두 그렇습니까? 이런 일부의 기계 점검도 않는 곳이나 그렇지.”“하지만 여긴 상당히 으리으리한 곳인데?” 추 경감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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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2020.09.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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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일이 자기 아내 정숙을 죽이기로 작정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것은 그가 원하지 않던 정략결혼을 하던 바로 그 날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형일의 부친은 정계의 누구라 하면 알 만한 거물이었고 아내 정숙의 부친은 재계에서 그 영향력이 막강한 인물이었다. 당연히 그들이 결혼할 때부터 온갖 잡지들이며 신문들까지 정경유착의 산물이라느니, 금권 정치의 시발이라느니 하는 입방아가 상당했다. 그들의 결혼은 그때부터 이미 상처를 받고 있었다.게다가 형일은 다른 사랑이 있었으며, 그것은 정숙도 마찬가지였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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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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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이 사무실은 지금 텅 비어 있어야 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아직 퇴근하지 않고 있을 줄이야. 그리고 내 모습을 보고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다. 뭐라고 하든지 말을 해야만 했다. 나는 겸연쩍게 웃었다. “안 부르셨나요?”직원인 듯한 30대의 건장한 남자가 내 앞으로 왔다.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열려 있지 않았나요?” 나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때야 나는 손에 드라이버를 아직 들고 있는 것을 알았다. 문을 따고 들어올 때 쓴 특수 드라이버를.“문은 틀림없이 잠겨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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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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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이 중에 있습니다.”강 형사가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 말에 사무실 안에는 싸늘한 침묵이 감돌았다. 누가 범인일까? 사람들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사건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강 형사는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누군가가 전자제품 대리점 소장실에 들어가 금고를 털어간 것이다. 오전 10시에 일어난 사건이라 사무실 직원 말고는 화장품 외판원밖에는 없었다.소장은 소장실에 딸린 화장실에 잠깐 들어갔는데 그사이에 도둑이 들었다. 소장은 화장실을 나오자마자 금고문이 열린 것을 보고 의아해하며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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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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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매서운 겨울밤이었다.강 형사는 이런 날 숙직인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며 푸시킨의 시집을 읽고 있었다. 러시아의 겨울은 물론 이곳보다 추울 것이다. 언어는 그런 추운 곳에서 아름답게 가꾸어지는 것일까. 강 형사의 쓸데없는 생각을 깨우듯 당직 전화가 울렸다.“강 형삽니다.” 강 형사가 시큰둥하게 전화를 받았다. “살인 사건이라고요? 지금 여기는 아무도 없는데…. 넌 누구냐고요? 뭐요?”강 형사가 벌컥 화를 냈다. “나는 당직이오만 당신은 누군데 큰소리야?”다음 강 형사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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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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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정신없이 취해 있었다. 자신의 뜻밖의 행운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흠뻑 취하고 만 것이다. “형, 정말 축하해. 그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다니 말이야.” 같이 술을 마시던 사촌 동생 성식이 부러워하며 말했다. “부럽지. 날 정신병자라고 약 올리던 놈들은 이제 배깨나 아플 것이다.”형식은 탁자를 세게 내려쳤다. “누가 형을 정신병자라고 그래?”성식이 그를 달랬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다. 대학 입시에 거푸 3번씩이나 떨어지고 난 후에 그는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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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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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느 놈의 장난이야?”길익주는 자신 앞으로 온 익명의 편지를 책상 위로 내던졌다. “무슨 편진데?”하명길은 아무 생각 없이 그 편지를 주워들려 했다. “자네가 나를 죽이려 하니 조심하라는 경고 편지야.” “뭐?” 하명길의 눈이 똥그래졌다. “글쎄, 그렇다니까.” “그것 참, 정말 말도 안 되는 편지로군 그래.”하명길은 편지를 구겨서 휴지통에 던져넣었다. “이건 우리 사업이 잘되어 나가는 걸 시기하는 자의 소행일 거야.” “누구 짚이는 사람 있나?” 길익주가 실눈을 뜨며 물었다. “아니, 글쎄 생각을 좀 해보자고. 그리고 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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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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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는 아침부터 심하게 기침을 했다. 영우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아내를 바라보았다. 둘은 결혼한 지 3개월이 채 안 되는 신혼부부였다.“감기지? 너무 건조해서 그래.”그들이 사는 아파트가 건조한 것은 사실이었다. 빨래들이 흥건히 젖어 있어도 반나절이 지나기 전에 쉬 말라버렸다.“아파트 생활에는 그저 가습기가 필수적이야.” 영우는 다짐하듯이 말하고 약 지어 먹으라고 당부를 하고는 집을 나섰다. 사실 집을 나와야 그가 딱히 갈 곳이 있는 것은 아니다.그는 르포라이터로 여러 잡지에 글을 쓰고 있는데 최근에는 마땅한 일거리가 없는 형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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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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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날씨 정말 죽이게 덥네!”현우는 운전대를 손으로 탁탁 치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에어컨 틀면 되잖아.” 은아가 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기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에어컨을 틀면 어떡하냐?” 현우가 앞으로 길게 늘어선 차량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런 피서철 피크에 경포대로 간다고 따라나선 내가 바보지.”은아가 투덜댔다. 오후 2시의 뜨거운 태양이 아스팔트의 열기와 합해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바닷속에 뛰어들어야겠어.” “그래, 도착할 때까지 기름이나 떨어지지 않는다면 말이지.”은아의 말에 현우가 한심한 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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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3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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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죽음은 한편으로 아주 그럴 듯했다. 그는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다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커피잔을 떨어뜨리곤 포만감 있는 곡선을 그리며 뒤로 쓰러졌다.“아니야, 결국은 과로가 녀석을 죽인 거야” 그의 절친한 동료였던 김인수가 병원 벽을 치며 울부짖듯이 외쳤다.“그놈이라고 무슨 커피를 그렇게 좋아했겠어. 다 피로를 이기려고 자꾸만 마셔댔던 것뿐이야.”“이것도 다 팔자소관이야. 죽은 오영우 씨에겐 안됐지만 잠깐 현기증이 일어났던 것뿐이라고. 하필 뒤로 엎어진 곳에 철제 캐비닛이 있었던 게고.”부서의 상사인 배 과장이 다가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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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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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지만 마치 여름날처럼 무더운 날이었다. 강 형사는 연신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하늘을 원망스럽게 쳐다보았다. “이런 날 웬 살인사건이야?”추 경감은 말없이 그런 강 형사를 빙긋 웃으며 바라본다. “살인 사건이 어디 때를 가리나?”“때를 가려야지요. 이런 짜증이 나는 날에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살인이 일어나는 거야.”“예?”추 경감이 다시 웃으며 말했다. “짜증이 나니까 눈에 뵈는 게 있나?”강 형사도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곳은 창고였다. 살해된 사람은 정년을 앞둔 창고 근로자 허삼봉 씨였다.천장 기둥에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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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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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확한 시계와 같았다. 언제나 아침 6시면 약수터로 떠나는 그를 가리켜 상계동의 한국 아파트 사람들은 ‘칸트’라 불렀다. 그의 인상도 항상 포커페이스였다. 누군가가 그에게 인사를 할라치면 그는 독특하게 눈살을 찌푸리고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 그것은 마치 들키지 않으려고 숨어 있던 사람이 발각되었을 때 쑥스러움을 가리려고 하는 행동 같았다.그 때문에 칸트에게는 풍성한 뒷소문이 항상 있었다. 본래 암흑가의 행동책이었다가 발을 빼었다는 둥, 암흑가에서 도피해 숨어 사는 것이라는 둥, 비밀 임무를 맡은 경찰이라는 둥.이런 소문은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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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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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고형익을 죽이지 않는다면 아마도 울화통이 터져 내가 죽고 말 것이다. 내 인생에 그 녀석이 걸림돌이 아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초등학교 때 녀석은 좋은 가정환경을 무기로 반장 자리를 독식했다. 녀석의 어머니가 학기 초에 밍크코트를 휘날리며 다녀가면 영락없이 다음 날 반장 지명이 있었다. (필자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반장은 임명제였다) 나는 처음에 무능력한 우리 아버지와 자식에게 관심이 없는 어머니를 원망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그것은 잘못 맞추어진 시위였다. 나는 철이 들면서 대부분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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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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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암호명은 샤오린이었다. 그 암호명을 그는 매우 좋아했다. 물론 그 자신이 18기의 대가인 탓에 샤오린이라는 암호명이 떨어진 것이니 그 암호명은 그가 만들어 낸 것이나 다름없었다.상부에서도 그를 매우 신뢰했다. 그가 지금까지 처리한 일은 모두 5건. 그 5건이 모두 완벽하게 처리되었다. 그는 자신의 18기만을 믿는 무모한 요원이 아니었다. 그는 폭약을 다루는 데도 전문가였으며 전기 전자 분야에도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변장술에도 능했다. 동남아를 무대로 삼고 있는 만큼 외국어들에도 능통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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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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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모임을 주도해 오던 한영주 여사의 죽음은 주로 동창들로 구성된 계원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고등학교 응원단장 출신인 한 여사는 통이 크고 행동의 폭이 넓어 여장부로 통하던 40대 초반의 주부였다. 집안 살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친구나 동창들의 일 보아주러 다니느라 매일같이 집 밖을 나도는 여자였다. 그녀는 근 10여 년 동안 소위 계 ‘오야’라는 것을 해 왔는데 최근에는 그 규모가 대단히 커서 억대에까지 이르렀다.한영주 여사는 자기 집 안방에서 반듯이 누운 채 시체로 발견되었다. 초동 수사 끝난 뒤 현장에 달려온 추 경감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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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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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한 흔적도 없고 사체에 다른 외상으로 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이건 명백한 자살이에요.”강 형사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지금 강 형사와 추 경감이 있는 곳은 잠실의 고층 아파트 단지다. 일요일이라 강 형사가 추 경감의 집으로 놀러 왔다가 헤어지려고 나온 마당에 건너편 창문에서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놀라 달려왔다. 18층에서 떨어진 모양인데 사체는 처참한 모습으로 일그러져 있었지만 70대의 노인이라는 것은 쉬 알 수 있었다. 이미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는 숨이 끊겨 있었고, 그 아파트 사람들이 놀라 창 밖으로 내다보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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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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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이 우석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었다. 선량하기만 해 보이는 남편이 사실은 범죄자였다. 그것도 살인을 한 우석은 그 사실을 되새기는 것이 즐거움이라도 되는 양 일기장에 그 과정을 상세히 적어 놓았다.그 치밀한 범죄의 구성 그리고 완벽한 집행. 조여 오는 경찰의 수사망을 여유 있게 농락한 모든 과정이 그 일기장 안에 빼곡히 적혀 있다.순영은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그 일기장을 펴 본다. 믿을 수 없는 마음이 자꾸만 그 일기장을 펼치게 한다.죽은 이는 우석을 지겹게 쫓아다니던 여자였다. 이름은 일란. 살해장소는 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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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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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행복한 여자야. 은희는 절로 콧노래가 나오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은희는 결혼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은 병아리 신부였다.신랑은 오늘 첫 출근을 나갔다. 은희는 그를 위해 와이셔츠를 다리고 넥타이를 골라주며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둘은 3년의 긴 교제 끝에 결혼했고 그 결혼은 정말 둘이 헤어져서는 못살 것만 같아서 한 결혼이었다. 그리고 새집.신랑의 집이 잘살아 둘은 결혼하면서 아파트를 바로 얻어 월급쟁이 10년 노릇을 해도 내 집 장만이 어렵다는 서울에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은희에게는 그 점이 아주 새로운 행복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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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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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것은 5월의 화창한 아침이었다. 발견한 사람은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친구 하예란이었다.“어제는 들어오지 않았다고요?”강 형사가 볼펜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예.”예란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볼펜 끝에서 비듬이 우수수 떨어질 것만 같았다.“무슨 일이 있었나요?” 강 형사는 여전히 흥이 나지 않는 표정이었다.“나한테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유진이한테 일이 있었지요.”“그게 무슨 뜻입니까?”갑자기 강 형사의 눈이 번쩍 뜨였다. 예란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촌스럽게 생겨서 엉큼하기는.“남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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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2020.05.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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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쌀쌀한 아침이다. 추 경감은 절로 “엇, 추워”라는 말을 내뱉었다. 어제 하필 11시 50분의 일기예보 시간에 정전되어서 오늘 아침 기온을 알 수 없었다. 어제까지 따뜻해서 그것만 믿고 나왔는데 잘못 짚은 것이다. 추 경감은 코트 깃을 올렸다. 이미 20년이 지난 트렌치코트였다. 그러나 추 경감은 그것을 늘 새 것인 양 여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첫 사건을 해결하였을 때 감사의 보답으로 받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피해자는 양복점 주인이었다. 추 경감은 그 옛일을 생각하곤 미소 지었다.“아니, 어느 녀석이 이런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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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5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