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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였습니다. 치고 싶어서 친 게 아닙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나예리가 맥주 한 잔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보헤미안처럼 길거리에 앉아서 먹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장호원 읍내로 도로 들어가 캔 맥주를 샀습니다. 그리고 나예리의 요구대로 장호원에서 이천으로 향하는 한적한 길로 접어들어 차를 길 가에 세워 둔 뒤 둑에 앉아 맥주를 마셨습니다. 나예리는 기분이 고조돼있었습니다. 운전하는 제게 자꾸 밀착해 와서 운전을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저도 기분이 썩 좋아서 라디오를 틀어놓고 신나게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한길 한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2.02.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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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던 조민석 육군차장이 눈을 번쩍 떴다.그때였다. 밖에 있던 직원이 뛰다시피 회의실로 들어서며 말했다.“국장님, 왔습니다!” “뭐야? 오긴 뭐가 왔단 말야?” 정일만이 나무라는 것으로 보아 내각정보국 직원인 모양이었다.“민주독립임시정부라고 합니다.” “어디 있어?” “저기⋯”직원은 책상 위에서 빨간 불이 반짝이는 전화기를 가리켰다.“전화가 왔단 말이야? 녹음준비 되었지? 어디서 거는지 빨리 위치 캐치해봐.” 정일만이 재빠르고 능숙하게 지시한 뒤 전화기 앞으로 갔다. 그 전화는 총리 비서실 번
적폐공화국
이상우 작가
2022.02.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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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는 다시 김영준의 주변에서 시작되었다.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김영준의 군청색 차가 유일한 수사 대상이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김영준은 나예리 살해 때처럼 완벽히 사건을 은폐해 놓았다.거의 매일, 세차장에 가 세차했으며, 타이어도 네 개를 모두 바꾸어 끼웠다. 전문 감식반이 달려들어 혈액이 1만 배에서 2만 배 정도 희석되어 있어도 검출이 가능하다는 루미놀 시험을 해 보았으나 어디에서도 혈액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김영준이 타이어를 갈아 끼운 카 인테리어 상회에 가서 구타이어의 소재를 물었으나 김영준이 쓸 데가 있다며 도로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2.02.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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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소속인지는 모르지만 만만치 않은 정보기구 중의 하나라고만 하더군요.” “글쎄, 그 말을 해준 사람은 누구냔 말이야.” 곽 경감이 다시 캐물었으나 그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실은 말이야, 나도 경고를 받았다네.” 곽 경감이 쓴 표정으로 말했다.“예? 경감님도요? 누가 경고를 했습니까?” “오늘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국장님에게 불려갔었지”“쓸데없는 것 캐지 말라고 했겠군요.” 조준철이 힘없이 말했다.“비슷한 이야기지. 자네는 왜 쓸데없이 남의 지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쫓아다니느냐고 야단을 치시더군. 그래서⋯” “그래서 뭐
적폐공화국
이상우 작가
2022.02.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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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에 있은 뺑소니 사건에 관한 기록은 이천경찰서에 자세한 자료가 갖추어져 있었다. 정확한 사고 장소는 경기도 이천군 설성면 금당리 뒷길. 면사무소가 있는 금당리 안길을 지나지 않고 우회하도록 새로 닦은 길로, 차량 왕래가 극히 드문 길이었다.사고 시간은 저녁 8시경. 피해자는 같은 마을에 사는 김병수. 68세. 다음날부터 장마가 진다고 하여 저녁 식사 후 길 너머에 있는 논에 물꼬를 터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했다는 것이었다.사고 현장에는 수사를 위하여 피해자가 쓰러져 있던 자리에 칠한 흰 페인트 자국이 여전히 지워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2.02.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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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는 치마를 훌렁 까 내렸다. 노팬티인 아랫도리가 금방 드러났다. 시커먼 숲이 슬쩍 지나갔다. 그러나 아가씨는 눈 깜짝할 사이에 치마를 다시 추켜올렸다.“야야, 난 보지도 못했어. 다시!” 정일만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자기 때문에 굳어졌던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오버액션이 심했다.“여기는 개봉관, 재 상영은 없습니다.” “저년 보게. 너 다시 못하겠어? 숲에다 불을 확 질러버릴까부다.”정일만은 지갑을 꺼내더니 수표 두 장을 흔들었다.“야, 다시 해봐. 이 종이 쪽지로 네 그 곳에 딱 붙여놓을 거야. 어떤 놈 거시기도 들어가지 못
적폐공화국
이상우 작가
2022.02.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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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운세
임선정 원장
2022.01.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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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시간을 보내지요. 여기 12시간 꼬박 앉아 계셔 보세요. 좀이 쑤시지요. 우리 빌라는 세대수가 적고 어린애는 별로 없는데다가 주로 중년 이상이 사시기 때문에 드나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간 적적하고 심심한 게 아녜요. 이놈의 야구 보다가 잡상인이 출입하는 것을 감시하지 못해 야단맞은 적이 몇 번 있기는 하지만, 저는 야구 없으면⋯”“김영준 씨댁은 차가 한 대인가요?”“두 대입니다. 부인 것도 있는데 미국 가셔서 사용하시지 않아서 저기 빌라 뒷편에 주차시켜 놓았습니다.”그렇다면 김영준이 미사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교통편은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2.01.2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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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좀 보고 싶은데요.” 경비원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열쇠꾸러미를 챙겨들고 층계를 올라섰다. 사무실은 경비원 말대로 아무 것도 없었다. 벽에는 무엇인가를 여기 저기 붙였다 뜯어낸 흔적만 남아 있었다.곽 경감은 여기저기를 살피다가 휴지더미 사이에서 조그만 수첩 같은 것을 발견했다. 빨간 표지로 된 수첩에는 표지에 ‘복무규정’이라는 글씨가 인쇄되어 있었다. 그러나 속 알맹이는 다 뜯어내고 없었다. 곽 경감은 그것을 호주머니에 넣었다.“다 보셨습니까? 요즘 사무실이 모자라니까 여기도 금방 세가 나갈 겁니다.” “그렇겠군요. 어쨌든
적폐공화국
이상우 작가
2022.01.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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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운세
임선정 원장
2022.01.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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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들은 다른 쪽에서 사건에 접근하기로 했다. 나예리의 메모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음을 확인한 이상 전적으로 믿고서 수사를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우선 김영준이 7월10일에 경비원 몰래 집을 빠져나와 사건 현장에 가 있을 수 있는지부터 검토하기로 했다.박 형사는 다시 김영준의 빌라를 찾아갔다. 김영준의 빌라에는 지난번에 보았던 경비원이 근무하고 있었다.경비원은 혼자서 팔을 휘둘러가며 책상 아래쪽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야구경기를 보고 있는 듯했다.경비원은 박 형사가 가까이 다가가도 모르고 책상 아래에 놓여 있는 텔레비전만 주시
'추리퀴즈'-당신의 추리력은
권경희 작가
2022.01.21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