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고려와 조선의 가교역을 한 시대의 지성으로 조선 불교의 초석을 세운 ‘나옹선사(懶翁禪師, 1320∼1376)’가 쓴 시다. 이 불후의 시는 김용임의 ‘훨훨훨’의 노래를 통해 7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 국민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나옹은 고려 공민왕의 왕사(王師)였고,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인 무학대사의 스승이었다. 나옹은 경북 영덕에서 아서구(牙瑞具)와 정(鄭)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법명은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6.29 10:08
-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1일은 ‘의병의 날’이고 6일은 ‘현충일’이다. 양 기념일의 기원은 이렇다. 1592년(조선 선조 25) 6월 1일은 홍의장군 곽재우가 의병을 이끌고 ‘정암진 전투’에서 임진왜란의 첫 승리를 거둔 날이고, 1014년(고려 현종 5) 6월 6일은 조정에서 장병의 유골을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도록 한 날이다.1949년 6월 26일. 민족의 큰 별이 떨어졌다. ‘김구(金九, 1876~1949) 선생’이 경교장(京橋莊)에서 육군 소위 안두희의 흉탄에 쓰러졌다. 향년 74세였다. 꼭 1년 뒤인 이듬해 6월 2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6.22 09:04
-
백암(白巖) 박은식 선생은 에서 “옛사람들이 이르기를 나라는 멸할 수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다고 했다. 대개 나라는 형체와 같고, 역사는 정신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갈파했다.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 광복 후 나라와 민족은 회복했지만, 역사는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중국과 일본은 없는 역사도 조작하여 자국의 역사로 만들고 있는데, 우리의 주류 역사학계는 ‘있는 역사도 없다’라고 하는 ‘식민사관’의 맥을 광복 후부터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한국사를 바로 세워야 중국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할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6.16 09:18
-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헌신짝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우리 역사에서 전 가족이 전 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에 매진한 애국지사로는 석주(石洲) 이상룡과 우당(友堂) 이회영(李會榮, 1867~1932) 선생 등을 들 수 있다.112년 전인 1911년 6월 10일. 우당은 만주 길림성 유하라는 산골에 독립군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신흥강습소(뒤의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였는데, 10년 동안 3,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지난 5월 25일.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제23대 광복회장에 당선됐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6.08 10:20
-
천하가 비록 편안해도 전쟁을 잊어버리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를 생각하게 하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 역사상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낸 ‘3대 영웅’으로 고구려의 을지문덕, 고려의 강감찬(姜邯贊, 948~1031), 조선의 이순신을 든다.강감찬은 고려 정종·현종 재위 시의 문신으로 948년 금주(衿州·서울 낙성대 인근)에서 문곡성(文曲星·학문을 관장하는 별)의 빛을 타고 태어났다. 아버지는 태조 왕건을 도와 벽상공신이 된 강궁진(姜弓珍)이다. 36세(983, 성종 3)에 문과에 장원 급제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6.01 09:15
-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으로 ‘국가소멸’이 발등의 불이다. 우리나라는 총인구의 4%(국민 25명 중 1명)가 외국인으로 ‘다문화 사회’를 넘어 ‘다민족 국가’를 향해 가고 있다. 체류 외국인 200만 시대이다. 이제는 외국인을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들을 포용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2020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 6%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후가 되면 다문화 가정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를 넘게 된다는 예측이 있다. 글로벌 시대에 맞춰 다문화 가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5.26 10:08
-
‘거룩한 고전’하면 떠오르는 게 “성경(Bible)” 아니면 “논어(論語)”이다. 이것은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종교나 사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보다 유럽이나 중국의 사유(思惟)에 더 가까워 진 게 아닌가를 생각하게 한다.한국의 국제적 위상 강화와 ‘한류(韓流)’ 현상이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지로 확산하면서 국민적 자존감이 커지고 ‘한국학’이 부상하고 있다. 성신여자대학교 최민자 교수는 자신의 저서 에서 ‘동학(東學)과 삼일사상(三一思想)에 나타난 한국학 코드’를 역설하고 있다. 우리 고유의 ‘한(韓)’ 사상과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5.19 11:43
-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정치의 양극화’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좌-우로의 양극화가 더 심화되어 광화문 광장은 5년 내내 격돌의 ‘소용돌이장’이 되었다.정치의 양극화는 가짜뉴스 확산을 부추기고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이제 지혜로운 ‘통합의 해법’이 필요한 때이다. 국가 융성과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의 ‘양날개 균형 비행’이 필요하다.광복 직후의 남한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정치적 대혼란기였다. 이승만의 독립촉성중앙협의회, 김성수·송진우의 한국민주당 등 우익 진영과 여운형의 건국준비위원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5.12 08:53
-
가정의 달과 ‘조선의 큰 어머니’ 장계향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지금은 인구절벽 시대에 코로나19로 어지러운데 ‘혼살(혼자 살기)’과 ‘비혼족’이 점점 늘고 있어 가히 풍진(風塵) 세상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에 ‘사람 인(人)’이라 쓰고 있지 않은가. 가정이 해체되는 ‘위기의 시대’라,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본다.불교 경전에 “믿음으로 가정이 화평하면 살아생전에 복과 좋은 일이 저절로 찾아온다. 복이란 자신의 행위에서 오는 결과일 뿐 결코 신(神)이 내려 주는 것이 아니다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5.04 09:33
-
대한민국 건국 후 지난 75년에 이르는 남북한 대결의 역사는 ‘이승만의 길’이 옳았음을 말해 주고 있다. 최근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정부 방침이 나왔고, 4·19혁명의 주역들도 이 대통령을 재평가하여 화해의 묘소 참배를 했다는 사실은 역사의 큰 진전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이념 갈등의 뿌리엔 반공 대 친북(용공)의 도식을 넘어 보수 우파 주류 내의 ‘자기 정체성 상실’에도 큰 원인이 있다.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체제 출범 후 최고위원들의 ‘설화(舌禍)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어수선한 모양새다. 그러나 태영호 최고위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4.25 10:31
-
‘과학의 날’인 4월 21일은 박정희 대통령이 1967년 과학기술처를 설립한 날이다. 박정희 정부는 1960년대 말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한국과학원(KAIST)을 설치하여 과학기술 연구 및 교육을 진흥했고, 정부 부처로 과학기술처를 설립하여 국가 과학기술 진흥사업을 총괄하게 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벗어난 140여 국가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게 선진국에 들어선 나라가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20세기가 낳은 석학 피터 F. 드러커는 90세 무렵 이렇게 자주 말했다. “20세기 역사에서 ‘한국의 경제기적’은
우종철의 일요논단
자하문연구소장 우종철
2023.04.21 13:31
-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 부문은 민간 중심 경제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소통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금 63년 역사의 전경련은 ‘4대 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탈퇴한 상태다.전경련 재건과 국민경제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5~6개월 조직 기조만 다듬고, 이후에는 재계인사가 맡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환골탈태한 전경련의 괄목상대(刮目相對)를 기대한다.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험난하다.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경제의 불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4.13 08:55
-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저출산 대책은 백약이 무효로 역대 정권들이 모두 실패했다. 지난 16년 동안 280조원을 쏟아붓고도 돌아온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라는 불명예다.출산 문제는 보육·교육·주거·일자리·복지 문제 등과 맞물려 있으며,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의 성패와도 직결돼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서서히 가라앉는 타이타닉호와 같고, 이대로 가다간 붕괴된다. 50년 후가 되면 인구가 3,700만 명으로 쪼그라들어 나라 지킬 군인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게 된다.인구 문제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4.06 13:02
-
코로나19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세계인들은 마치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불안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삶이 불안할수록 세계인들은 공공의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K 의료’로 불릴 만큼 의료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그러나 대학병원에서조차 아이들을 돌볼 소아 전문 의사가 없어 입원 진료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합계출산율 0.78이라는 전 세계 최저 출산율로 전공의들은 ‘소아청소년과’ 지원을 기피하는 실정이며, 소청과 개원 의사단체가 지난 29일 ‘폐과’ 선언을 했다. 상황이 열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3.31 13:50
-
강군을 이끌어갈 육해공군 사관생도는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이 바탕 되어야 한다. 지난 3월 2일 임관한 육사 79기 중 ‘6·25 전쟁사’ 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생도들(280여 명 가운데 75%인 210여 명)이 작년 가을부터 보충수업으로 이수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적이다.육사는 지난 2월 13일 “2024년 교육과정에서 ‘6·25 전쟁사, 전쟁과 전략, 북한학’ 등 안보관·역사관·대적관 관련 3개 과목을 ‘공통 필수’ 과정으로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좌파 정부에서 2019년 선택과목이 된 이들 3과목을 필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3.23 09:28
-
한일관계는 문재인 좌파 정권 5년 동안 파탄지경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당시 일본과 체결한 위안부 합의를 파기했고, 박정희 정부가 체결한 한일협정의 일부 조항까지 파기하여 신뢰를 잃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의 신냉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으로 국제정세는 내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살얼음판이다. 한·미·일 연대 강화의 필요성이 그만큼 커졌다. 역사왜곡, 독도분쟁, 그리고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대승적 화해 노력과 목전에 닥친 경제안보 현안에 대한 발전적 협력을 강화하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3.16 15:29
-
정치인들의 국가를 위한 ‘절의(節義)정신’ 실종이 정치 불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의 선비정신은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 미국의 청교도, 영국의 기사도,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에 비견할 수 있다. 붓(선비정신)과 칼(사무라이 정신)은 ‘사(士)’라는 같은 뿌리를 두고 있고 공통점이 많다.세종대 호사카 교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평화로운 에도시대를 이끌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선비정신”이며, 조선 유학자들의 공로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강항(姜沆)이 주자학 이념을 일본에 전수하는 스승이 됐고, 사무라이들은 이 이념을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3.09 08:52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온 ‘얼치기 보수’ 후보가 당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3년 전 CBS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정희 대통령은 평가할 만한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했던 천하람 후보는 지난 2월 23일 강원도 합동연설회에서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말하면 종북 좌파인가? 신영복 선생의 베스트셀러 책을 읽은 수많은 국민도 다 종북 좌파인가?”라고 말했다.이 발언에 관해 기사 댓글에서는 “간첩을 존경한다는 걸 종북좌파라 안 부르면 깨어 있는 시민이라고 불러야 하나?”라는 등의 비판이 비등했다. 국민의힘의 뿌리인 박정희 대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3.03 10:35
-
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이 어느 때보다 드높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과 ‘정부개혁’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적자원이었으나 국가백년대계와 관련 있는 교육개혁의 역사는 늘 미완의 연속이었다.교육개혁은 교육에 몸담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한 개혁이어야 하며, 전교조를 키워낸 이념 위주의 교육정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유관 정부 부처를 아우르는 ‘인재양성 사령탑’ 역할을 해야 한다.“교육부를 해체해야 교육개혁이 된다”라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2.23 09:04
-
지난달 “2년 안에 미국이 중국과 싸우게 될 것 같다.”라고 예측한 마이클 미니헌 미 공군기동사령관(4성 장군)의 메모가 워싱턴을 뒤집어놨다. 이 같은 미·중 패권전쟁의 현실화로 불확실성의 격랑이 세계를 덮치고 있다.지금 미국이 구상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는 경제성보다 안보를 우선하는 ‘가치동맹’이다. 미국은 자신들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1990년대에 구축한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뒤흔들고 있다.미국의 우파는 세계화가 중국·러시아 같은 적성국의 팽창을 초래했다고 반성하고 있고, 좌파는 신자유주의가 소득 양극화를 가속화했다며 ‘탈(脫)세계화’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3.02.16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