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자 빚어내는 정치권 움직임을 보면 노무현 정권의 하산(下山)길이 퍽이나 시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길을 밝히는 등촉의 촉수가 그다지 밝을 것 같지가 않다.오르막 오르기보다 내리막 길이 더 힘들다는 것은 다 아는 이치다. 정상을 정복하기까지의 고단함은 내려갈 때의 휘청대는 피로함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때문에 가파른 하산 길에는 준비할 것이 많다. 우선 좀 돌아가더라도 쉽고 편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며, 돌부리를 피하기 위해 어둠속 등촉도 밝혀야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려가서 충분히 쉴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조용한 길잡이 역할이 꼭 필요한 법이다. 하물며 정권의 하산 길에 있어서야 더할 나위없다. 그런데 정권 후반기가 너무 소란스럽다. 책임있는 정파 보스들은 절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1.25 09:00
-
오로지 권력을 향한 정치인의 탐욕스러움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에는 정치인들 스스로가 익히 공감하는 터다.그러면서도 탐욕의 덫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 마약에 취한 자가 스스로 약물에 중독되는 자신을 모르는 이치와 다르지 않을 게다. 더 심하게 말해 정신이상자가 조금이라도 제정신을 의심할 능력이 있으면 하등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마침 올해는 몇 달 안 있어 있을 지방선거가 현실정치 상황으로 봐서 어느 때보다 피 흘리는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하필 이럴 때 숱한 정치 지망생들을 싸잡아 정치병 환자들로 모는 것 같아 유감천만이지만, 이 기회에 한번쯤 자신을 생각해보는 것도 일신을 위해서나 또 가족과 크게는 나라를 위해서 좋을 듯싶다.지난주에는 이원종 충북지사가 욕심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1.17 09:00
-
반대의견이나 반발을 무릅쓰고 밀어붙인 일이 난항 끝에 성공했을 때 그 책임자 되는 사람은 우쭐해지기 마련이다.후한(後漢)말기 군웅들이 다투면서 삼국시대의 한축을 이루었던 조조가 병력을 이끌고 요동 원정을 단행했을 때다. 이 원정이 있기까지 요동땅이 너무 멀고 자칫 적지 깊숙이 고립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 무모함을 지적하는 부대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조조는 반대주장을 일축하고 원정을 단행시켰다.마침 때가 엄동이고 눈도 오지 않아 겨울가뭄 속 행군이 이만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보급이 끊겨 타고 온 말 수천마리를 잡아서 양식을 대신하고는 마실 물이 없어 땅을 깊게 파 겨우 물을 얻는 상황이었다. 와중에 날카로운 적의 공격으로 몇 차례나 위기를 겪어야 했었다.이런 어려움을 뚫고 천신만고 끝에 가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1.10 09:00
-
중국 전한(前漢)시대 빼어난 미모와 춤 솜씨로 무제(武帝)의 마음을 달구었던 후궁 가희(歌姬)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 가운데 가희가 무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아 꽃 같은 청춘의 나이에 아들 하나를 얻고서는 곧바로 병을 얻어 죽음에 이르면서 취한 행동은 가히 교훈적이다.가희가 위독한 상태에 놓였을 때 무제는 문병차 그녀 처소를 찾았다. 이때 가희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 몸소 거동한 황제에게 얼굴조차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불속에 파묻혀 힘든 목소리로 “저는 오랫동안 병석에 누운 탓으로 얼굴이 매우 초췌해져 있습니다. 도저히 폐하를 뵈올 수가 없습니다. 부디 제 아이와 친정 가족들을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무제는 이불로 얼굴을 가리고 마지막 당부를 하는 가희의 모습이 안타까워 가슴이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6.01.03 09:00
-
어느 지방 초등학교 한 학급에 회오리가 일어났다. 그동안 이 학교는 학생 자율권을 보장키 위해 가장 민주적 방식이라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각 학급 반장을 선출해왔다.투표 전에 후보 등록하고, 학급 운영에 대한 소견 발표가 있고, 투표 후 개표 참관 학생들 입회하에 개표하는 방식이 조금도 민주적 절차를 벗어나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서로 편을 모아 반 아이들을 포섭하는 과정도 아주 세련된(?) 모습을 보였다. 평소의 용돈 외에 비자금을 만들어 단체로 떡볶이 같은걸 사먹이는가하면 꽤 영향력 있다고 생각되는 아이에게는 따로 인형이나 장난감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이쯤되면 선거 하루 이틀 전에 대략 당락의 판세가 보인다. 약삭빠른 아이들은 새로 반장될 아이와 눈도장이라도 찍어놓으려고 그 아이 주변으로 몰린다.그런데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2.27 09:00
-
‘패거리’란 말은 명사 패(牌)를 낮추어 이르는 말이다. ‘패’는 몇 사람이 어울려 있는 동아리를 뜻한다.태고 이래 우리 인간은 혼자 힘만으로 살수 없는 까닭에 끼리끼리 패를 만들어 힘을 모으는 지혜를 발휘했다. 이렇게 패를 모아 서로 의지하려는 습성은 가난하고 힘든 세상에 사는 민족일수록 더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는 분위기가 아주 살벌하다가도 상대방이 자신과 같은 고향이라거나, 같은 학교를 다녔든지 또는 종씨라는 것만 확인돼도 금방 태도가 달라진다.그래서 우리 사회는 무슨 일이 생기면 해결 방법으로 맨 먼저 그 일에 영향권있는 사람과의 연고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구직희망자가 어디 입사시험이라도 치면 면접시험 통과를 위해 회사 고위층과의 연줄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적잖이 봐왔을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2.20 09:00
-
적(敵)의 개념은 개인적인 것과 단체적인 것으로 나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생활 속에서 몹시 미운 사람까지를 범주에 넣지만, 집단체나 국가차원에서 볼 때는 밉다는 개념과 적이라는 개념은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다.기업같은 이익집단이 말하는 ‘적’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하는 상대집단이 될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국가집단은 나라이익과 안위를 위협하는 외세를 포함한 일정규모의 조직이나 무장 세력을 적으로 일컫는다. 따라서 우리의 현실적 적은 병영국가 북한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항시 우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백만이 넘는 거대한 군사력이 남한점령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북한정권은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적의 존재임에 틀림없다. 다만 대한민국 국군의 우위적 전쟁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2.12 09:00
-
‘우리의 신사참배를 시비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라는 일본정권의 서슴없는 발언이 나왔다. 이게 8·15광복 이후 한·일 과거사 논쟁 60년의 현주소이다. 골수에 박혀있는 두 나라 사이의 뿌리 깊은 불신이 정부 간 대치로 이어져서 국민감정에 불을 지른 사건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그러나 그 같은 논쟁의 저변과 밑바닥에는 양국의 정치상황과 정치적 의도가 얽혀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일본의 국내정세가 보수화경향이 심화될 때 마찰음이 더욱 컸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언제든 두 나라 관계를 긴장과 대결국면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과거사 문제라는 기본적 불씨가 살아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감정으로 대처할 일이 아니라는 냉정한 의식이 필요하다. 옳은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새롭게 접근치 않으면 우리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2.06 09:00
-
다음달 8일에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5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축하행사가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 전대통령 측은 2000년 12월 노벨상 수상 후 매년 가졌던 소규모 자축행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국민의정부 때 요직에 있었던 500여명의 ‘DJ맨’들을 모두 초청할 것이라고 한다.DJ측은 이번 행사를 대규모로 기획한 것과 국정원 도청파문이 무관하다고 했지만, 국민의정부시절 광범위한 불법도청의 책임 때문에 전직 국정원장 두 사람이 일시에 구속돼있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독일통일의 주역인 바이츠제커 전독일대통령이 ‘한반도평화와 독일통일의 교훈’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할 것이라 한다. 또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한 김 전대통령과 바이츠제커 전대통령의 대담내용을 방송하는 계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1.28 09:00
-
3주전 ‘일요서울’은 지령601호 지면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상당히 우려되고 있는 정황을 심층 보도 한바있다. 일요서울 취재진이 취재결과 DJ가 위독하다는 결론을 얻은 배경은 크게 세 가지였다. 그 첫째가 갑작스런 호흡곤란으로 병원 측이 특수호흡기 착용을 검토했다는 점, 둘째가 최측근 가신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박지원씨 말고는 동교동 문이 닫혀있는 점, 또 하나는 김 전 대통령의 모든 공식 일정이 연말이후로 미뤄진 상황등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이처럼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한 DJ위중설이 나돌자 가장 당혹한쪽은 여권 핵심부였다. 국민의정부 도청사실이 공개된 후 호남 민심이 더욱 악화된 상황에서 DJ위중설이 사실로 확인되면 여권 전체가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의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1.22 09:00
-
한나라당이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외연확대 움직임을 본격화시킬 전망이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외부 수혈작업은 말할 것도 없이 위기의식의 발로에서이다. 당 외부인사 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형오 의원은 한나라당이 재·보선에서는 명쾌한 승리를 얻고서도 본게임(대선)에서는 두 번이나 패배한 까닭이 뭔가 2%의 부족 때문이었다는 진단을 했다.바로 그 2%를 채울 수 있는 처방이 인재 영입이라는 설명이다. 여당에는 정치적 소양을 길러왔던 소위 ‘꾼’들이 넘쳐나는 반면, 한나라당에는 엘리트 중심의 ‘책상형’이 많다는 김의원의 발언은 향후 한나라당의 외부인사 영입방향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영입위원회는 이미 900명 정도 주요인사의 데이터베이스화 작업도 마쳤다고 한다. 또한 한나라당은 보수주의자 뿐만 아니라 보수비판세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1.14 09:00
-
미국이 대한제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은 1882년이다.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선 1948년 이승만 정권과의 밀월관계가 시작됐다.이런 한미관계의 기본 틀은 맹방이란 이름으로 안전성을 유지해왔다. 가끔씩 불협화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우리는 미국과 협력관계를 지속함으로써 국방비 부담을 줄이고도 확고한 안보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막대한 이점을 자존심 하나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경제성장 과정에도 미국이라는 최대의 시장과 자본은 절대적이었다.미국의 입장에서도 우리를 맹방으로 삼음으로써 소련의 남진정책과 공산혁명의 남하를 차단해서 일본의 안전과 태평양지역의 안보를 유지시켜 국제질서를 주도해 나갈 수가 있었다. 이처럼 미국이란 나라는 혈맹과 동지적이라는 표현으로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반드시 자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1.08 09:00
-
우리가 조상대대로 이어받은 삶의 기본적 철학이 있다. 다름 아닌 밥은 열군데 가서 먹어도 잠은 한군데서 자라는 것이다. 물론 사람의 거처가 일정해야 한다는 뜻이겠지만, 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 말일 것이다.날으는 새나 산짐승도 살기 위해 낮 동안 온갖 먹이를 찾아 헤매다가 밤이 되면 제집을 찾아드는 법이다. 하물며 인간에게 있어서야 보금자리의 소중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인간을 일컬어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사람은 생각하는 능력을 무기로 동족집단 내 각 분야에서 생업을 위한 여러 갈래의 일을 한다. 따라서 여러 군데 밥을 먹으면서 공동사회 발전과 더불어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키고 키우는 행위를 계속한다.그런 가운데서 약육강식의 동물적 본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생각하는 인간세계 내면에 그 같은 동물적 근성이 엄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1.01 09:00
-
어디에선가 읽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 한토막이다. 작은 어촌마을에 새벽이 되자 언제나처럼 남자들은 고기잡이를 위해 바다로 나갔다. 그런데 자정을 넘겨도 배가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불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해 바닷가로 나가 강풍이 부는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를 향해 남편과 아들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불러댔다.이때 갑자기 누군가가 ‘불이야!’를 외쳤다. 마을 쪽을 돌아보니 그 가운데 누구네 집이 화염에 휩싸여 불길이 치솟고 있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집 한채가 다 타고 새벽 동이 틀 무렵 고기잡이 나갔던 남자들이 돌아왔다. 죽은 줄만 알았던 사람들이 돌아오자 가족들은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그런데 누구네 부인은 간밤에 우리 집이 불타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며 남편을 붙들고 슬프게 울었다. 그러자 남편은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0.25 09:00
-
역경(易經)에서는 아주 절친한 친구관계를 일컬어 ‘금란지교’라 했다. 즉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예리하기가 금도 자를 수 있으며 동심(同心)은 그 향기가 난(蘭)과 같다」는 구절에서 나온 말이다.같은 뜻의 우리말에 「부모팔아 친구산다」는 구절이 있다. 또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인간사회는 교우관계를 중시했다.물론 사람마다 살아가는 가치관이 같을 수야 없다. 더욱이 물질만능주의에 젖어있는 사회에서는 친구가 오히려 경쟁과 적대의 대상일 수가 있다. 오로지 출세하고 돈이 있어야 최고라는 인식 때문이다.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돈이 많아 부자이기보다 친구가 많아서 마음이 부자인 사람으로 대우받기를 원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폭넓은 인간교류는 생활 속 유머를 잃지 않게 하고, 편견에 사로잡히지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0.17 09:00
-
사람이 너무 바쁘게 살다보면 꼭 해야 할 일을 잊기도 하고 때로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까지도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또 어떤 때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인가 싶기도 할 것이다.나를 위한다는 일이 결국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구를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면 사람은 절대로 적극적인 삶을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삶이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내 스스로 나의 존재가치를 인정 안하는 것과 같다.수년 전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고개숙인 남자들 이야기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직장에서 뼈 빠지라고 일한 나머지 겨우 경제적 안정을 이루었지만 아내와 자식들로부터는 왕따 당하는 남자들 이야기, 반대로 경제적 무능 때문에 설자리를 잃고 있는 남편과 아버지들. 이래저래 기를 못 펴고 사는 남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0.10 09:00
-
같은 하늘 밑에 같은 땅을 밟으며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그 인간성이 같지가 않다.사람 내면세계가 다 같으면 최소한 우리사회는 서로 의심만은 하지 않고 살아갈법하다. 인간된 유형을 대략적으로 갈라보면, 첫째 은혜를 반드시 기억해서 보답코자 하는 반면에 수모 당한 것도 철저히 앙갚음하려는 사람, 둘째 은혜 입은 것은 까맣게 잊고 수모에 대한 복수에는 집념을 버리지 않는 사람, 셋째 은혜는 꼭 기억하지만 보복에는 마음을 비우는 사람, 넷째는 은혜도 모르고 보복할 줄도 모르는 사람 정도가 될 것이다.옛 성현들은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인간은 은혜를 아는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인간세상은 보은의 정신을 사회 윤리가치의 기초로 삼아왔다. 자식된 자는 부모님의 낳고 기르신 은혜에 효도로 보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10.04 09:00
-
일제 강점기 이후의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이라는 민주주의의 이상을 교과서적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이끌기 위해 정치권력과 맞서 끝없는 저항을 해왔다. 그런 가운데 남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사람도 있고,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기증하는 사람도, 음지에서 자비를 베풀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도 많다. 지금같이 어렵고 힘든 경제 여건이지만 오늘이라도 불쌍한 사람 사연이 보도되면 당장에 구름처럼 성금이 답지할 것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선량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많은 나라이다.국민정신이 선량하다는 것은 더없이 자랑스러운 일이다. 남의 것을 뺏고 싶어 침략근성으로 이글거리는 민족과는 비교될 수 없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09.26 09:00
-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창업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두산 그룹의 창업 역사가 올해로 109년이다. 두산 기업이 한 세기를 넘기는 동안 ‘페놀사건’등 몇 차례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지만 화목한 가족 경영으로 고난을 넘겨 빠른 속도로 기업신망을 회복했던 사실을 국민이 모르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재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퍼졌던 갖가지 반윤리, 반도덕적인 시중 소문에서도 두산 그룹은 상처 받은 적이 거의 없다. 그랬던 두산 기업이 형제들 간의 폭로와 비방으로 얼룩지면서 하루아침에 골육상쟁의 대표적 사례 기업이 돼버렸다.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져서 화해나 제3자 조정은 꿈도 못 꿀 형편이다. 철저히 황금의 노예가 돼버린 이들 형제들에게는 지금 황금의 가치 말고는 무엇도 느껴지지 않을 모양이다. 재벌가족의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09.21 09:00
-
국민들의 생활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당국은 그동안 경제위기가 아니라고 항변해왔다. 연 3.8%의 성장률은 세계적으로 볼 때 낮은 수준이 아니며, 매일 주가가 올라가고 수출도 잘 되고 있는데 웬 아우성이냐는 식이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간의 7일 회담에서도 이와 비슷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그러나 나라밖에서 매긴 노무현 정부에 대한 성적표는 딴판이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정부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2002년 세계 50위에서 지난해 60위로 10계단 추락했다. 항목별로는 국민의 정치 참여만 소폭 상승했을 뿐 정치적 안정성이나 정부 역량, 정책의 질적 수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 부패에 대한 통제 등 나머지 5개 항목은 모두 하락했다. 이는 정부 경쟁력이 김대중 정권 때보다
고재구의 세상보기
2005.09.1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