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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 한국사회에서 상대를 심하게 비하시키는 말 가운데 하나가 ‘정치적’이라거나 또는 ‘정치인 같다’는 것이다. 또 좌중에서 누군가가 듣기 좋은 소리를 했을 때 ‘당신 그거 정치적 발언 아니냐’는 가시든 농담을 할 정도가 돼버렸다. 우리 생각해보자. 대놓고 어떤 사람이 ‘당신은 아주 정치적이다’라고 했거나 ‘당신의 지금 행동이 꼭 정치인 같다’고 했을 때 그냥 웃어넘길 기분이겠는가를.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속의 불손한 의도나 배경에 대해 퍽 언짢아 할 것이다. 이는 우리 한국사회가 오랜 세월을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에 젖어있었던 증좌다.정치는 흩어진 것을 모으는 것, 갈라진 것을 뭉치게 하는 것으로 정치의 종합성, 통합성의 의미라고 했다. 또한 정치란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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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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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찰을 해보면 민심이 흉흉할 때 닥친 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외세침략으로 나타났고 또 하나는 민란이었다. 이는 우리뿐 아닌 동서양 모든 나라의 역사가 교훈으로 입증한다. 때문에 바른 통치를 위해서는 민심을 옳게 읽는 것이 첩경이라고 한 모양이다. 비록 민심이 원하는 바가 시대변화에 못 미치거나 나라 미래를 더디게 하는 요소가 있다고 느껴져도 민심흐름을 따르는게 정치 순리라는 게다. 우리 역사에는 세상을 한번 바꿔보자는 욕망으로 혁명을 꿈꾸고 성공한 영웅도 있지만 실패한 효웅(梟雄)도 많다. 우리는 흔히 영웅과 효웅을 가르는 것이 운명이라고들 말한다. 운명의 여신이 역사를 장악하고 현재를 움직이며 미래를 엮어간다는 운명론 말이다. 난세를 질풍노도로 달려간 천하장사 항우(項羽)도 운명의 여신 앞에서는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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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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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번 8·15 경축 대사면을 단행하면서 내놓은 명분은 예외 없는 ‘국민화합’이었다. 그동안 이루어졌던 모든 사면이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다거나 또는 밝히지 못할 숨은 의도가 있다는, 그래서 법치의 권위를 훼손하고라도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는 말로 행해진 적은 없다. 언제나 ‘국민화합’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해 단숨에 실행시켰다. 그러므로 사면정국을 빗대 일반에 희자되기를 이번에는 원님 덕에 나팔 불 사람이 얼마냐는 거였다.그렇게 해서 나타난 국민화합의 성적표가 어떠했느냐를 따질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집권세력이 사면 때마다 ‘국민화합’을 명분으로 내놓는 것을 보면 화합정치의 절대적 당위성을 모두 알기는 하는 모양인데 어째 나라가 이 모양이 됐느냐는 것이다. 지역 패거리 정치로 온통 나라를 호남 소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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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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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갖는 공포감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병든 사람이 가지는 죽음에 대한 공포 외에도 인간 삶의 언저리에는 공포감을 느낄 만한 숱한 요소들이 항시 존재한다. 그러나 거짓말이 주는 가공스러운 공포를 생각해 본 사람이 크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근자 이 땅은 가뜩이나 어렵게 꼬여가는 정국에 핵폭탄처럼 터져 나온 국정원의 도청 문제로 들끓고 있다. 국가정보기관의 도청 의혹은 진작부터였다.언론의 간헐적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았던 터에 특정 정치인의 보다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어 보이는 폭로도 접해온 바다. 그때마다 국민은 혼란스러웠지만 설마 하는 마음에서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는 정부 말을 애써 믿어보자는 눈치였다. 더구나 정부기관이 망라돼서 온 신문에 “국민 여러분! 절대로 휴대폰 도청은 안 되니 안심하고 통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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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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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권력이 무엇인가. 국민이 권력에 무조건 복종하고 정부는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으며 국가 권력의 행사는 모든 면에서 초법적 지위를 누릴 때 이를 절대 권력이라 할 것이다.권력 만능의 왕권과 식민지 통치를 이어 온 이 땅의 통치 문화는 민주공화제 아래서도 집권이 곧 왕위 등극과도 같았다. 왕위는 누구도 넘볼 수가 없는 것이다. 역사에서 알다시피 왕권은 2인자를 용납지 않을 뿐더러 장래 왕위 세습을 보장받은 세자라 할지라도 미리 권력을 나누어 가지려 했다간 목숨 부지키가 어려웠다.권력세계가 그처럼 잔인하고 비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번 권력 맛에 도취되면 차라리 목숨을 버리면 버렸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하는 것이 정치권력의 속성이었다. 절대 권력일수록 그 속성은 더 했다.과거 절대 권력이 밀어붙인 개발독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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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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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 매사에 급한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모르긴 해도 우리들 하루 일을 처리하면서 아침 시작부터 저녁 늦은 무렵까지 ‘빨리, 빨리’를 수십 번은 더 뇌일지 싶다. 걸음도 빨라야 하고, 밥도 빨리 먹어야 하고, 글 쓰고 일 처리하는 모양이 빠를수록 능력 있어 보이고 심지어 화장실에서 일 보는 것조차 서둘러야 할 판이니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숨찬 삶을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마 먹고 살기에 급급했던 우리 조상들이 모처럼 먹을 것을 발견해서 앞 다투어 내뛰었던, 그처럼 빨리 움직이지 않고서는 몫을 빼앗긴다는 강박관념이 민족정서를 지배했던 까닭일 것이다.더 말할 것 없이 새치기해서 끼여들기 잘하는 못된 버릇이 약빠르고 재치 있게 보인 그런 세태를 살아 온 우리 민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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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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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모여 사는 세상은 어디나 그곳 인심이란 게 있다. 세계적으로는 나라마다의 국제적 이미지가 형성돼 있고, 한 나라 안에서는 지역마다 특유의 이미지가 있다. 사람 모인 사회의 전통 정신문화는 누구도 지배 못할 자연의 섭리와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예컨대 미국 사람들은 너무 계산적이라 믿을 수가 없고 프랑스 사람들은 매사를 제멋대로 하는 버릇이 있어 예고 없이 하는 결근을 프랑스 휴가라고도 한다.언제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책에서 이런 우스갯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주점에서 생맥주를 시켰는데 맥주잔에 파리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고 하자, 러시아 사람은 파리가 빠진 줄도 모르고 그냥 마셔 버릴 것이고, 프랑스 사람이면 호통치고 나가 버릴 테고, 미국 사람은 파리가 빠진 것을 확인시키고 다시 한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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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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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론의 실체적 역사는 개화기였던 구한말에 ‘독립신문’을 발간하고부터일 것이다. 당시 기자를 고원(告員)으로 불렀고 길가에서 신문을 파는 방식은 지금의 가판대 판매나 발로 뛰며 판 것 말고는 특별히 다를 것이 없었다. 그때도 기사에 불만 있는 세력이 신문을 해코지하려는 버릇 또한 다르지 않았다. 고원이나 신문판매원을 보기만 하면 꼭지떼들이 폭행을 가하고 달아나는 수법으로 신문의 험난한 운명을 예고했었다. 꼭지떼는 소외받는 전과자들을 중심으로 청계천변에 움막을 짓고 걸식 행각으로 서민들에게 공포감을 주던 부랑배 집단이었다. 불감청(不敢請)이나 고소원(固所願)이라 당연히 세도가나 돈 있는 사람에게 매수되어 청부 폭력을 일삼았을 무리들이다. 신문이 생기기 훨씬 더 옛날에는 ‘은어서(隱語書)’와 ‘참요’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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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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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조선시대 나라 경제권은 종로바닥을 중심으로 했던 육의전(六矣廛)상인들이 장악했었다. 육의전에는 지금의 전경련과 같은 도중(都中)이라는 단체가 있었다. 그 우두머리를 대행수(大行首)라 부르고 상인들이 꼭 지켜야 할 도중도(都中道)를 만들어 엄격히 시행했다.말하자면 정부의 간섭 없이 상인들 스스로 절체절명의 윤리 강령을 만들어 놓고 위반 행위를 감시하는 것에서부터 벌칙 기능까지를 자체적 수단으로 해결했던 것이다.이 같은 도중도 강령에는 5금3권(五禁三勸)이 있었다. 다섯 가지를 금하는 첫째가 난전(亂廛)을 금하는 것이었다. 난전이란 것은 전문 업종 이외에 문어발식으로 업종을 늘려 영세 상인들의 생업권을 위협하는 장사행위를 일컫는 것이다.둘째로 매점매석을 금했다. 셋째가 금락가(禁落價)라고 해서 덤핑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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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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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몹시 궁해져 이레 동안이나 굶고 있을 때였다. 피골이 상접해진 공자가 낮잠을 자는 사이 제자가 쌀을 구해와 오랜만에 밥을 지었다. 밥이 거의 다 될 무렵에 잠을 깬 공자가 멀리서 바라보니 제자가 솥안에 손을 넣어 밥을 꺼내 먹는 게 아닌가. 곧 밥상을 받은 공자가 못 본 체 말하기를 “방금 꿈속에서 선조를 뵈었는데 밥은 깨끗한 것으로만 올리라고 하더구나”라고 했다. 제자가 대답하기를 “안됩니다. 솥 안으로 재가 튀었는데 밥을 버리는 것은 상스럽지 못하다고 판단해서 그걸 집어 먹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에 공자가 속으로 ‘믿을만한 것이 눈이로되 또한 믿을 수 없는 것이로다’ 하고 탄식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공자 말 가운데 “의지 할만한 것이 마음이로되 마음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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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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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의 영광만 가지려 할뿐 나의 고통은 나누려 하지 않았다.’ 올림픽 월계관을 움켜쥐고 국민적 영웅으로 찬연히 떠올랐던 마라토너 황영조씨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말한 대목이다. 사람이 갖는 이기적 속성을 아주 간결한 표현으로 신랄하게 꾸짖은 말일테다. 그렇다. 국가 경영에서부터 기업 경영에 이르기까지 갈등 요소를 들여다보면 문제의 태반이 고통을 함께 하지 않으려는 데서 비롯되는 정황이 짙다. 크든 작든 지도자가 집단의 살림 규모를 꾸려 가기에는 도저히 리더십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있기 마련이다. 이때 지도자는 고민에 싸여 누구도 짐작기 어려운 자신과의 외로운 투쟁을 하게 된다.이렇게 해서 내려지는 고독한 결단은 대개가 개혁적일 수밖에 없다. 개혁적이란 것은 한마디로 기득권의 부정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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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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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0~30년 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먹고 살만하고,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고, 세계10위권 국가가 되면 20~30년 전에 노 아무개가 과학을 이해하고 조그만 지원을 했던 대통령으로 기억되면 기쁠 것’ 지난 2003년 12월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실을 비밀리에 방문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황교수로부터 대통령 임기 중에는 어떤 결과도 안나올 것이란 답변을 듣고 했던 말이라고 황교수가 뒤늦게 소개했다. 지도자의 내면의식이 특히 대통령의 정신세계가 다방면에 걸쳐 이러하다면 오죽이나 다행이겠는가? 지난 1989년부터 최근까지 무려 59차례나 북한을 오가며 대북 경협사업을 펼쳐왔던 재미사업가 金한구씨는 자신의 북한 사업 체험기 ‘아, 평양아…’에서 북한의 잘못된 버릇이 한국의 대통령들과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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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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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때의 인재들은 오직 관료가 되기 위해 과거 시험에 매달렸지만 등용문은 바늘구멍처럼 좁았다. 천신만고 끝에 과거에 급제해도 당파싸움에 까딱 줄 잘못서면 하루아침에 목이 달아났다. 제 목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애꿎은 처자식은 물론 사돈에 팔촌까지의 친척에 친구까지, 재수 없으면 안부편지 한 장 보낸 사람까지 모조리 목숨 부지키가 어려울 수 있었다.겨우 벼슬길에 올랐다가 이처럼 반대파에 밀려난 선비들은 역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절치부심하거나, 아예 이 풍진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는 쪽으로 나뉘어졌다. 과거에 급제 못한 숱한 선비들은 세도 양반집 대문을 기웃거려서라도 어떻게 미관말직 한 자리 얻어 보겠다는 쪽과 세상 나서기를 끝내 포기해서 유유자적(悠悠自適) 하는 쪽으로 나뉘었다. 이랬으니 조선 5백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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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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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儒家), 노자와 장자로 대표되는 도가(道家), 여기에 겸애설(兼愛說)의 묵가(墨家)정도가 전통적 사상의 큰 흐름일 것이다. 제각기 차지하는 이들의 사상적 비중이 큰 만큼 어떤 현상을 놓고 그들이 내리는 평가는 놀라울 정도로 판이했다. 유가의 입장에서 공자는 더할 수 없이 큰 인물이다. 맹자는 ‘사람이 생겨난 이래 그분보다 뛰어난 인물이 없었다’고 했을 정도다. 반면 묵가에서 보는 공자는 남의 나라에 들어가 그 나라 역적과 함께 했으니 의롭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세상을 어지럽힌 사람으로 평가한다.장자 역시 장자의 「도척편」에서 공자는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의 엉터리 도(道)를 배워가지고 세상 언론을 장악해서 후세를 잘못된 가르침으로 잘못 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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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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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자녀교육 방식이나 사회적 리더십 덕목 가운데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항목이 아주 비중 있게 요구 되고 있다.유교정신이 사회문화를 지배했던 가부장제의 우리네 옛 가정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절대적 봉건 군주와도 같은 위치였다. 따라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권위로 가족에 군림하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했다. 사윗감을 모르면 그 아버지를 보면 된다고 까지 했었다. 그런 만큼 아버지가 내리는 한마디 호령이 자녀들에게는 훈육 그 자체였다. 반대로 칭찬의 한 말씀은 옥음과도 같은 효과였으리라.이때 훈육 당한 자식은 질책과 호령을 두려워한 나머지 매사 조심하는 마음이 더해서 두드러지는 일체의 행위를 자제하여 삼가게 될 것이다. 칭찬받는 자녀는 기가 살아서 더욱 칭찬받을 일을 만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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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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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개혁의 목표는 낡은 제도를 버리고 발전적 대안 마련으로 인간 삶의 질을 높이자는 데 있다.이처럼 추구하는 목적이 잘못된 문화를 벗어나 질 높고 고급화된 제도아래 만인이 평등하게 복된 생활을 향유케 함이라는데 개혁을 마다할 이유는 털끝만치도 없는 것이다. 소수 개혁세력이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같은 충만해진 변화 욕구 때문이었다.그래서 개혁세력에 표를 몰아줬고, 다시 수구세력의 준동에 내몰렸을 때도 국민은 그들을 감싸서 지켜냈다. 그리고 개혁성과로 선진한국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마지않았던 국민 마음이다. 그랬는데 지금 이 땅 돌아가는 판세가 말이 아니다.보이느니 싸움판, 눈치판, 죽을판이다. 그럼에도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이라고 단숨에 부러지는 진단을 할 수도 없다. 세력간의 주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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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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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나 동료끼리는 물론 아들이 아버지동무를 감시하고 아내가 남편동무의 언행을 살펴 고발토록 하는 괴뢰집단, 어릴 적 학교에서 귀 따갑게 들었던 북한 실상이다. 그래야 배급도 많이 받고 반동 가족으로 낙인이 안 찍혀 제대로 연명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이 북한 땅이라고 배웠다.그래서 누가 누구를 감시하지 않고 인정 넘치는 우리 땅 대한민국 체제를 목숨 걸고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때가 1950~60년대였으니까 투철한 반공정신으로 목숨 걸어 지켜야 할 이곳 남쪽 사정도 배고프기는 마찬가지였다.먹고 살기 위해 장바닥에 퍼질고 앉아 눈 뒤집히게 하는 경품을 미끼로 순진한 시골사람들 속여먹는 야바위꾼들이 수도 없이 등장했다. 속임수 도박 장기 뜨기에 돈 걸고, 심지 뽑기나 종지 잔 뒤집어 놓고 빠른 손재주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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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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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남이 장(場)가니 나도 간다는 말이 있다. 한술 더 떠 초상집에서 실컷 따라 울다 말고 누가 죽었느냐고 묻는다 라는 말도 있다.웃자고 지어낸 말이 아닐 것이다. 무작정 남 따라 하기를 좋아하는 민족 근성을 누군가가 야유해서 만든 말일지 싶다. 유행에 민감한 한국 사람들이란 평가를 우리 국민들의 순발력으로 오인할 필요 없다. 이 역시 가만 있다 말고 남이 가는 장에 장바구니 들고 같이 따라 나서는 것과 같은, 따라 하기에 아주 익숙한 국민성이 반영된 것임에 다름 아니다.하긴 우리 한국사회는 남 따라 하는 것이 세상을 잘 살 수 있는 최상의 지혜일지 모른다. 우리말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했다. 옛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항상 이 말을 교훈적 가치로 각인시켜왔다. 자식이 객지 학교에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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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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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우리 어른들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밥상머리에 앉아 느긋이 기다릴 줄 알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손이 가고 시간이 걸려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격렬하고 급한 민족성과는 아주 딴판이었다.가장 기본적으로 김치가 묵어질 동안 기다리고 불고기감을 양념할 때도 숙성되기까지 식욕을 억눌러 참는 것이 다 좋은 맛을 얻기 위함이다. 이 땅 도처에는 급하고 빠른 것을 좋아하는 우리네 습성을 소재로 한 해학적 얘기가 얼마든지 많이 있다. 그 가운데 이런 얘기가 있다. 한 시골양반이 사윗감을 고르는 조건으로 매사에 부지런하고 서두르는 놈을 찾고 있었다. 어느 날 총각 한 녀석이 뒷간에 드는 것을 우연히 보았다.이 녀석 허리끈 풀 생각은 않고 주머니칼을 꺼내 끈을 싹둑 자르는 게 아닌가. 시골양반 옳다 됐다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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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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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필자는 모 일간신문에서 정치부 한 초년 기자가 쓴 ‘기자수첩’란을 읽었다.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출입처를 옮긴 그 기자의 요즘생활은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라고 했다.전에 선(善)이었던 것이 어느새 악(惡)이 되고, 절대가치였던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돼 버리는 현실. 무엇보다 기자가 놀란 것은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똑같은 사안을 놓고, 또 같은 사람에 대해 완전히 정반대의 평가를 내린다는 점이었다. 열린우리당의 문희상 의장은 의장 취임 후 이해찬 국무총리가 아주 탁월하게 일을 잘 한다고 주위에 추켜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는 지난해 10월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과정에서 이 총리의 ‘차떼기당’공격 후 이미 정치적으로 ‘파면된 총리’로 여기고 있는 판이다.지금 여당이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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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5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