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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한국의 월드컵 축구 4강 신화는 세계를 놀라게 한 붉은 악마의 함성이 이뤄낸 쾌거였다.붉은 악마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신명나는 축제의 굿판은 우리 국민이 세계를 석권할 수 있는 저력 있는 민족임을 세계에 보인 한바탕 큰 마당이었다. 그곳에는 학연도, 지연도, 나이도, 혈연도 따지지 않았다. 또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도 않았다.물론 개혁세력과 수구세력이 편을 가르지도 않았다. 오직 ‘필승 코리아’가 지축을 뒤흔들었다.그때 국민은 너나없이 감격해 마지않았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장래에 이 땅에서 빚어질, 국론이 갈기갈기 찢기거나 국민이 서로 적대하고 증오하는 끔찍한 상황 따위는 누구도 상상 못했을 것이다.젊음의 응집을 대견해 하고 감동한 나머지 나이든 국민들은 스스로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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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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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정치가 시작된 이래 오늘에 이르도록 변할 줄 모르는 세 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뉴스 시간대마다, 또 신문 지면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위 힘 있는 자들이 저지르는 비리 사건이다. 정치인이 돈을 먹고 뭘 어떻게 했다거나, 고위 공직자, 군 장성에 이르기까지 비릿돈 챙기다가 들통난 사실들이 시대를 아랑곳 않는다.그 둘째가 국회 파행이다. 의회민주주의를 신봉한다는 나라에서 국회 역할이 어떤 것이고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런 매력 때문에 국회의원 배지 한번 달아 보려고 그 야단들 하는 것일게다.그러나 온갖 감언이설로 어렵게 표를 얻어 국회에 들어간 선량들이 해온 짓거리는 때로 의사당 건물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어떤 때는 폭력조직의 난투장 같아 보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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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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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교육 문제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는 사교육비의 과다한 지출과 재수생 문제가 될 것이다.이는 19세기식 학교, 학벌 중심 사회가 만들어 낸 모순으로 참교육의 부재 현상이 빚은 산물이다. 21세기 들어 글로벌(Global)화 된 세상은 다양한 가치와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들 교육 현장은 도저히 변화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에 갇혀 옴쭉달싹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국가 백년대계의 요람이라 할 학교는 19세기 식, 이른바 명문(名門)을 추구하는 권위주의적 교육 시스템을 견지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선생님들 또한 오로지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여기에 학생들만이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쫓으려는 기이한 형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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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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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美)을 창조하고 표현해내는 인간 활동을 예술이라고 할 것이다.그래서 일반적으로 예술이라 하면 학예의 기술로만 인식해서 예능적 경지에 국한돼 온 실정이다. 그런 것이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예술의 의미도 다양해지고 뜻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이제 정치행위를 놓고도 곧잘 예술론을 펼칠 정도로 인간 세상은 모든 면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입만 열면 국민을 걱정하는 소리를 내고 애국을 자신의 전유물처럼 내세운 정치지도자의 음험한 속내를 확인했을 때, 우리는 정치를 위선의 예술로까지 표현했을 정도로 정치인의 이중구조에 경악했었다.그렇게 받은 충격이 쌓이면서 우리는 이 땅의 정치를 불신하다 못해 혐오하기에 이르렀었다. 급기야는 국회 무용론이 대두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빚어지면서 국민은 ‘선거혁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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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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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늦더위를 지나고 겨우 가을 문턱에 들었는가 싶던 것이 벌써 아침저녁 날씨가 겨울 한파를 재촉한다. 추석 절기에 무르익은 오곡백과를 보며 모처럼 훈훈하고 풍요함을 맛 본 것이 잠시였던 것 같다.지금의 기상 상태로 봐서 앞으로 열흘 정도 지나 11월에 접어들면 우리는 얼어붙은 마음에 몸까지 한껏 움츠리게 될 것이다. 우리를 움츠리게 하는 것은 밀려오는 한파 때문만이 아니다.국회 국정감사 실황을 지켜봤듯이 이 땅의 정치가 국민이 따뜻함을 느끼고 미래를 안도할만한 희망 있는 쪽으로 굴러가지 않는데 대한 절망스러움이 더욱 한기를 느끼게 할 것이다.열린 우리당은 11월 내에 밀려있는 개혁 숙제를 어떻게든 마무리 짓겠다고 한다.말하자면 대치 국면에 갇혀있는 ‘수도이전’ ‘국보법폐지’ ‘친일 과거사 규명’ ‘언론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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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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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물갈이론이 강력 대두된 것은 정치권의 부패 때문이었다. 이는 30년 세월 가까이나 이 나라 정치를 지배해 왔던 3김(金)보스 정치의 청산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3김 정치 아래 국회의원 공천 잣대는 보스에 대한 충성도에 기울 수밖에 없었다.때문에 칼자루를 쥔 쪽은 당연히 유권자라지만 공천 물갈이의 거센 요구가 관철되기까지의 과정에는 순수 시민단체의 열정이 큰 몫을 한 것이 사실이다.집에서 기르는 어항 속 물고기도 오래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역한 냄새가 난다. 물고기도 이런 썩어가는 물에서 살 수는 없다. 사람 역시 공해 속에 살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그러나 오래됐다 해서 무조건 갈아 치울 일만도 아니다. 동네 복덕방 주인은 나이 들고 오래 그 자리에 있었을수록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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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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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비해 갑절이나 길었던 추석연휴를 보내고 금주부터가 실질적인 정상업무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또한 지금이 2004년도 마지막 4분기의 시작이기도 한 시점이다.전 같으면 희망찬 2005년도 새해를 열기 위해 모두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야 할 때다. 정치권 역시 한해 실적을 평가 받기 위한 당해년도 정책 마무리 작업에 들어갈 즈음일 것이다.그런데 지금의 나라 모습이 어디 그런가. 국민은 경제난에 빠져 희망 없어 하고 기업은 연말 위기를 넘기기 위해 눈이 벌겋다.오죽했으면 추석 연휴에 처가를 찾은 사위가 밥상머리에서 정부 편드는 얘기 좀 했다고 해서 장인이 먹던 밥숟갈을 놓고 일어서며 사위더러 빨리 떠나라고 했겠나. 어떤 집에서는 가족이 다 모인 자리에서 정치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 못하도록 함구령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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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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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낼 줄 아는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신변에 닥친 위험을 안다고 한다.특히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가축 가운데 개(犬)나 소(牛)같은 경우는 사람의 뜻을 헤아리는 슬기까지 있다고 한다.필자가 어릴 때 경험해 본 바로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닐 것 같다. 농촌 마을에서 주인의 생업을 위해 힘든 농삿일을 도맡아 거들던 소가 집안 경제 문제로 다른 집으로 팔려갈 때의 모습을 우연찮게 본 적이 있다. 그렇게 봐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때 팔려가던 소의 눈빛과 걸음동작, 또 자꾸만 뒤돌아보는 고개짓이 못내 섭섭해하는 눈치였다. 필자가 어린 마음에 이런 믿음을 갖게 된 데는 얼마 후 다른 집 일소가 아예 무판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 집 농사를 위해 역량을 다했던 소가 늙어 힘 못쓰게 되면 가차 없이 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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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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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가 따로 있겠는가. 정치가 순리를 거역하려 들고, 백성이 불안해하고, 국론이 분분해서 나라 사정이 혼란스러우면 이를 난세라고 할 것이다. 이런 난세를 겪는 민초들의 삶은 고단하기 말할 수 없고 마음이 살얼음판을 걷는 듯 두렵기만 할 것이다.그러자니 경제적으로 좀 있는 자들은 가진 것을 정리해서 국외 탈출(?)을 하고 싶은 생각도 들 것이고 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아예 포기하고 싶은 충동마저 생길 것이다.물론 국민 다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지금의 나라 사정을 미래를 담보한 대변혁기로 여겨 변화의 추이를 주목하고 있는 세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좋게 말하면 그만큼 우리사회가 국민의 다양해진 목소리를 수용해낼 저변 확대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참여정부가 시민단체의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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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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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로 세우기는 민족정기를 일으키고 민족의식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그 같은 뚜렷한 명분이 있기 때문에 군사정권이 종식되면서 문민정부가 빼 들었던 역사 바로잡기의 칼날이 서슬 퍼래 구 기득권의 숨통을 겨눌 수가 있었다.뒤이은 국민의 정부 역시 만약 총선에 이겨 여대야소 정권을 유지했다면 또 다른 역사뒤집기 잔치를 이미 벌였을지도 모를 일이다.언필칭 국민의 정부 정책과 정체성을 계승했다는 참여정부가 탄핵 역풍을 유도해서 17대 국회를 여대야소로 개편하는데 성공한 것은 단순한 여권의 정국 주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든 보수층으로 대별되는 기득권 세력의 초토화를 노릴 것이라는 예측이 분분했던 게 사실이다. 개혁 세력은 자신들의 심장부에 친일의 상징적 역할을 했던 가공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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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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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이룬 민족이 나라를 지탱시키고 발전해 나가는 원동력은 집권자의 통치 수단이나 경제적 풍요가 아니다.손바닥만한 한반도 땅덩이가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창조해 오는 동안 외세의 숱한 침략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과 지혜는 오로지 민족정신의 발로에서 마련된 것이다.흔히들 민족정신 하면 우리네 선비문화를 꼽으면서도 왜곡된 양반문화를 동시에 떠올릴 것이다.대충 요약해서 양반계급이 백성을 지배하면서 저지른 수탈행위가 민초들의 삶을 더욱 가난에 찌들게 했을 뿐더러 정권 욕에 미쳐 날뛴 그들 당파싸움의 작폐가 끝내는 36년 동안 일제 강점기의 국치를 만들어 냈다고들 한다. 과연 그런가. 정말 이 땅에 못된(?) 양반문화가 도사리고 있지 않았다면, 그래서 제각기 삶의 풍요로움만을 최상의 가치로 삼았다면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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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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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정치판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고 있자니 한때 우리사회에 회자됐던 우스갯소리 몇 토막이 갑자기 생각난다.신부(神父)와 정치인이 한강에 빠지면 사람들은 얼른 정치인부터 건져 낼 것이라고 했다. 이유는 정치인이 빠져있으면 한강물이 오염된다는 것이었다. 또 식인종에게 붙들려 가서도 한국 정치인은 절대로 무사히 풀려난다는 해학적 유머도 있었다. 식인종들도 때묻고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한국 정치인만큼은 기피할 것이라는 도저히 웃을 수만은 없는 우스갯소리를 엮어낼 정도로 우리네 정치실태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 정치상황을 한마디로 정의해서 ‘속이려는 정치권력과 속지 않으려는 국민과의 싸움’이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지금의 정치권이나 과거의 정치권이나 국민을 향한 한결같은 요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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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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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보수와 진보의 양대 산맥으로 첨예한 대립관계를 형성하는 이유가 뭔가. 보수, 진보가 손등과 손바닥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보수가 진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연유는 진보가 저항운동과 연관되어 폭력적이고 혁명적인 측면을 노출시키면서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등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보수를 말하면 무조건 수구세력, 기득권세력으로 몰려 전쟁논리의 척결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화합과 조화는 화려한 말 성찬에 지나지 않는다.개혁을 하기 위해서 국론 분열이 몰고 올 위험을 방치한 채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워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진흙밭 싸움을 벌여야 한다면 그런 개혁은 차라리 안하는 것이 옳을 것이고, 한다 해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민주사회가 지켜야 할 원칙이 밀어붙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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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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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현상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우리사회가 미래를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뒷걸음질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해묵은 이야기를 꺼내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키는게 무엇을 위하고 얻고자 하는 것인지 뻔한 속내를 전혀 짐작 못할 바는 아니다.그러나 어려운 세상을 살아오면서 온갖 궂은 일, 험한 꼴을 함께 보고 겪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지금 와서 옛날에 할 수 없었던, 또 못다 했던 시비를 어떻게든 다시 시작해서 제발 좀 속 시원한 거동을 보자는게 아닐 것이다. 행여라도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적 동의를 정치 목적에 이용하려 들면, 그건 역사를 이용한 또 한부분의 한풀이 역사를 진행시킨 것으로 국민 여망을 배신한 역사적 범죄행위였다는 평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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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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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을 ‘슬픔과 한이 많은 민족’ 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슬퍼서는 말할 것 없고 기뻐서도 곧잘 운다.우리말을 생각해보면 종(鍾)소리를 듣고도 ‘종이 운다’고 하고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낙엽우는 소리’, 문풍지가 바람에 떨어도 ‘문풍지가 운다’고 한다.또 억지로 하는 일을 ‘울며 겨자 먹기’로 표현했다. 이렇게 울음 많은 민족답게도 우리 조상들은 우는 것까지도 곡(哭)이라고 하여 격식을 만들어 놓았다. 집에 초상이 나면 잘 울어야 효자로 여겨져 심지어 곡비(哭婢)라고 하여 구성지게 잘 우는 울음전문(?) 계집종이 동원되기까지 했다. 생각해보면 민족사를 온통 얼룩지게 한 전쟁참화, 특히 동족상잔의 슬픔과 더불어 울음은 우리에게 체질화된 것인지도 모른다. 불과 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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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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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역사에서 아니 근세 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민족의 먹고 사는 문제가 절박했던 까닭에 넘어야 할 가장 높은 고개를 ‘보릿고개’라고 했다.먹는다는 말이 오죽이나 절실했으면 귀가 어두워지면 ‘귀먹고’ 나이 들면 ‘나이 먹고’ 더위에 지치면 ‘더위먹고’ 마음 정한 것을 ‘마음먹고’ 그 외 ‘욕’먹고, 놀려먹고, 속여먹고, 등쳐먹는다고까지 한다. 또 가족을 식구(食口)로 부르고 살가운 인사말이 ‘밥 먹었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말표현에서 가난에 찌들어온 이 땅의 한(恨)이 여실히 드러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듯이 생명체의 본능은 먹어야 사는 것이고 배가 부른 후에라야 말마따나 금강산도 눈에 뵈는 법이다. 지금 시점에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말할 여지없이 자명하다. 제발 먹고사는 걱정부터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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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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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정치와 옳은 정치는 분명 다른 것이다. 옳은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시대변화와 관계없이 백성을 상대로 무조건 정직해야 할 것이며 그 믿음을 바탕으로 백성이 안심하고 편히 살 수 있도록 봉사하고 희생하는 덕목일테다. 반면 유능한 정치는 정치를 위해 돈 만들 줄을 모르면 안된다. 다만 돈을 챙기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게 곧고 정직하기만 한 것보다 훨씬 돋보일 수 있는 리더의 덕목으로 간주됐던 것이 사실이다.지난 60~70년대 전통 야당을 대표하며 이른바 ‘사쿠라’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유진산 신민당수가, 또 유신정권의 엄호를 받았던 이철승 당시 신민당 대표를 무능한 정치인이었다고는 아무도 말 못할 것이다. 야당정치가 정권과의 ‘커넥션’ 실체가 드러나면서 선명성 경쟁을 촉발시킨 것 자체는 역설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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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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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옳은 민주주의는 다함께 잘 살자는 것이다.따라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얼굴은 ‘젊은급진’도 아닐 것이고 ‘늙은보수’도 아닐 것이다. 표현하자면 ‘젊은보수’쯤이라고나 할까.과거 단절의 혁명적 이론은 자칫 전통문화의 가치를 짓밟을 위험이 있다. 우리 현대사는 혁명으로 이름 지은 추악한 폭력에 숨죽인 시대가 있었고 자유라는 이름으로 미쳐 날뛴 방종의 시기도 있었다. 왜 그랬는가. 그 답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오로지 격하고 급한데서 온 조바심이 만든 결과일 것이다.영국의회가 전제군주의 횡포에 저항해서 국왕의 권력을 제한토록 한 것이 1215년이다. 그리고 왕의 권력을 유명무실토록 한 명예혁명(1689년)에 이르기까지 5백년 가까이나 걸렸다. 그럼 그 후의 영국이 어떠한가. 권력을 떠난 빈껍데기 국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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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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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3일 여야 새 정치권은 17대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민 기대에 부응키 위해 새로운 정치와 경제 발전을 위한 협약을 했다. 상생의 화합정치를 반드시 실천해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합의가 아닌 ‘협약’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17대국회가 개원된 지 한달이나 됐다. 그동안 국민은 여야협약이 꼭 지켜질 것이란 기대는 애초부터 그리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치권 구성은 여느 때와 달리 국민감정이 집약됐다는 강한 의미를 신진 정치세력이 물새 꼬리 털듯이 배반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일 것이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이 17대국회의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민심이 왜곡되지 않은 진정한 국민의 국회라고 추켜세운 마당이니 뭔가 정치가 새로워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가 충분했었다.그런데 혹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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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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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기가 너무 힘든 판에 귀에 들리느니 온통 부딪치는 마찰음과 깨지고 터지는 파열음들뿐이니 보통사람들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치 않을 것이다. 지금의 혼란을 국가조직이 권위적 리더십에 의존해왔던 독재 획일 문화를 떠내려 보내면서 반드시 겪어야 할 현실 과제라고 하기에는 나라꼴이 너무 시끄럽다. 위아래 질서도 없어 보이고 그저 모두 다가 잘나고 똑똑함을 내세우는, 그래서 때로 막가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는 정치 행태가 앞으로 어떤 귀착지를 만들어 낼지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빚어지고 있는 일련의 정치적 파동을 ‘수평적 리더십’의 한시적 분출 효과로 치부하기가 어렵다. 수평적 리더십은 ‘대관(大寬)의 리더십’이 전제돼야 한다. ‘대관(大寬)의 뜻은 말 그대로 큰마음, 곧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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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9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