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하고싶다고 되는 것 아냐”

“소수 권력 독점, 하지만 박근혜 정부 성공 힘 합쳐야”
“명절에는 몸과 마음 넉넉해야 하는데 정치권 못난 모습 보여 죄송”
 “신공항 유치, 정치 논리로 접근하면 안돼”
 “지역감정 해결, 여당 대표로서 개인으로서 노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새누리당의 얼굴인 김무성 대표는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모든 면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됐으나 ‘자격면에서 부족한 사람, 현재로선 대권 생각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당 대표 임무에만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언제든지 대권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여의도 안팎에서는 정설로 통하고 있다.

실제 [일요서울]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4일간) 전국 19세 이상 일반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는 호남 지역을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6-7면 참조] 본지는 추석을 맞이해 새누리당의 ‘간판’이자 ‘얼굴’인 김 대표와의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 2014년 대국민 명절인 추석이다. 올 한 해도 서서히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이번 한 해는 김무성 대표에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과 뿌듯했던 점은.
- 개인적으로는 대표 최고위원 당선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 특히 호남에서 이정현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것은 우리나라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우리나라 제1의 망국병인 동서갈등을 해소할 밀알이 되길 바란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하지만 비극의 정쟁화로 민생법안 처리를 한 건도 못하고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실질적인 민주화 운동 세대 중 최초의 당대표가 됐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 현재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1980년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민주화추진협의회 출신임은 가문의 영광이다. 1984년 민추협 결성 이후 30년이 흘렀다.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전경에게 폭행을 당해 허리에 10년간 복대를 대고 다니기도 했다. 참으로 우여곡절도 많았다. 민추협이 이 땅에 민주화를 가져오는 데 일조했지만 동시에 지역감정의 골을 깊게 판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 부분을 풀기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여당의 대표로서, 또 김무성 개인으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관훈토론에서 “나는 자격면에서 부족한 사람, 현재로선 대권 생각이 없다” 말했다. 자격면에서 어떤부분이 부족한가.
-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대권은 하늘이 내리는 건데,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오로지 주어진 여건 하에서 당대표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할 것이다.

▲ 박근혜 정부가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제 살리기를 도모하고 있다. 급기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대국민담화까지 발표했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에 정국이 꽉 막혀 있다. 여당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제자리다. 해결책은 도저히 없는 것인가.
- 여당은 이미 낭떠러지까지 양보했다.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안을 가져와야 하는데, 현행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것을 여당이 어떻게 받을 수 있겠는가.
특검 추천권도 여당 몫까지 야당과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데까지 양보했다. 사실상 다 준 것인데 이것도 못 받겠다고 한다.
더구나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하다.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세월호법과 민생법안을 분리 처리하는 것이 현 난국을 타개할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야당도 수렴해야 한다.

▲ 최근 김태호 최고위원이 여당의 화약고인 ‘동남권 신공항’ 발언을 했다. 신공항은 김 대표에게도 매우 민감한 사안인데.
- 전적으로 정부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국책사업을 하는데 지자체들이 SOC(사회간접자본)를 자기 지역에 유치하려고 서로 사활을 걸고 혈투에 가까운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오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는 것이다. 이것은 옳지 않다.
국책사업은 전적으로 그 분야의 최고전문가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해서 선정하면, 지자체는 거기에 따라야 한다. 신공항도 마찬가지다.

▲ 최근 김 대표는 민생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양한 국민들을 만나는 만큼 현장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을 것 같다. 어떤 목소리들이 나왔는가.
- 국민들께서 화가 많이 나 계셨다. 침체된 경기를 되살려서 국민들께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절박한 과제다. 국회에서는 민생법안도 제때 처리 못하고 쟁점만 하고 있으니…
또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각지대를 돌아보면서, 이럴 때일수록 정치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오히려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같아 마음이 무겁다. 이런 국민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더 많이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

▲ 전당대회가 있을 당시 친박-비박 간의 대결이 치열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비서실장 등 친박주류들이 나를 모함한다”고까지 발언하기도 했다. 당 대표 이후 관계는 원만해졌는가.
- 전당대회 이후 친박-비박은 없어졌다. 사실 우리 모두가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헌신했음에도 이후 소수의 권력 독점 현상에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오로지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서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

▲ 최근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로 ‘방탄 국회’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적 비난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수사를 받는 국회의원이 회기 중에 영장실질심사에 자진 출석을 하려고 해도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 불체포특권과 관련한 문제도 차기 개헌에서 반드시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 김 대표는 5선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으로선 ‘대선배’다. 후배 정치인에게 정치인 리더십에 대해 평소 강조하는 덕목은.
- 정치인은 사심이 없어야 한다. 서푼어치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이것을 사리사욕에 휘두르는 순간 정치인은 망가지게 돼 있다. 권불십년이라고 하는데, 요즘 세태를 보면 십년도 길어 보인다. 자기 역할에 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소신 있는 정치인 후배들이 많이 등장해 주길 바란다.

▲ 대한민국 경제가 어렵다. 특히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그래도 여권 수장으로서 이번 추석을 보내는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한다.
- 국민여러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입니다. 국민들께서 명절에는 몸과 마음이 좀 더 여유 있고 넉넉하셔야 하는데, 정치권에서 못난 모습을 보여 오히려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고 있습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여당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반드시 경제활성화를 이루어내겠습니다. 국민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치가 되게 노력하겠습니다. 믿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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