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해 SBS 일일드라마 ‘두 여자의 방’으로 안방시청자들의 큰 인기를 받았던 배우 강지섭(34)이 영화 ‘설계’로 영화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는 데뷔 10년차의 연기경력에도 불구하고 3전4기 끝에 비로소 영화진출의 꿈을 이뤘다. 다시 신인으로 돌아갔다고 말하는 강지섭. 그를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SBS ‘정글의 법칙 in 인도양편’을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난 강지섭이 첫 영화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내비쳤다. 강지섭은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첫사랑에 푹 빠져있는 사춘기 소년처럼 아직 뭔지 모르겠고 정신이 없다”는 말로 영화계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데뷔 10년 만에 그토록 하고 싶었던 영화작품을 찍었고 개봉까지 하게 됐다”면서 “작품을 떠나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놨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연기자는 스스로 만족하는 작품은 없는 것 같다”며 “첫 영화작품이다 보니 촬영 중 의견을 제대로 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다만 이번에 시놉을 읽는 방법, 배우의 역량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큰 소득”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이번 촬영을 통해서 영화와 관련된 분들을 많이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 전했다.

영화가 연기 인생 전환점

오랜만에 대중들에게 얼굴을 내밀다 보니 연기 10년차인 그도 인터뷰 내내 긴장한 표정이었다. 강지섭은 “예전에는 작품을 고르는데 많이 가렸던 것 같다”며 “지금은 무슨 작품이든 안 가리고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영화를 시작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특히 최민식 선배를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있다”면서 “얼마 전 최민식 선배님의 강연을 듣는데 돈이 생기면 몸 만들 생각하지 말고 공연 많이 보라고 조언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내가 너무 작품을 가려 왔던 것 아닌가하는 고민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강지섭은 “최근 영화 ‘루시’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 하시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내가 보기에는 완벽했는데 최민식 선배는 ‘자기 연기가 형편없었다’고 말씀하시더라. 내가 그간 자만했던 것 같아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연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한결 명료해졌다. 강지섭은 “내가 다른 것에 대한 자존심은 없는데 출연하는 작품이나 내 연기에 대해서는 민감하다”며 “데뷔를 막 하고서는 연기 잘하는 사람이라는 소리가 듣고 싶었다. 그런데 그것에 너무 얽매이다 보니 작품을 가리게 되고 연기도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변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강지섭은 “지금은 멋있는 것보다 주어진 것을 다 소화해내는 배우가 목표다. 그래서 잘하는 배우보다는 못하더라도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일상도 많이 바뀌었다는 그는 “일이 없을 때는 숨어지내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있다. 술과 친하지 않아도 술자리에 기꺼이 참석해 인맥도 늘리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다. 또 요즘 뭐든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프리다이빙 자격증도 땄다”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드라마로 복귀, 연기로 승부

안방극장 복귀에 대해 강지섭은 “재정비를 위해 공부를 떠날까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얼굴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오는 가을 KBS 드라마 ‘왕의 얼굴’에서 임해군 역할로 다시 찾아뵐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강지섭은 영화에 매진하고 싶지만 드라마에서도 꾸준히 연기활동을 이어가겠다며 ‘생계형 배우’임을 강조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했다. 그는 “큰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은 만큼 영화배우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며 “아직은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 가끔 섭섭하지만 다양한 연기로 대중들과 친숙해지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옛날부터 기대가 큰 배우가 되고 싶었다”며 “한 시대를 풍미하는 기대감이 큰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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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송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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