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 원장의 여성건강 이야기

얼마 전 40대 후반의 환자가 병원에 찾아왔다. 최근 몇 개월 생리혈이 갑자기 늘어나 대형 패드를 한지 십분도 안 돼 다시 바꿔야 했고 생리통도 심했다고 했다. 그 환자는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서 자궁근종 진단을 받고 수술을 권유 받았으나 그는 비수술적 치료법을 원했다.

과체중이었던 환자는 근종이 다발성으로 분포해 있었다. 그 중 5.6cm의 큰 근종 하나가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4.8cm정도의 근종이 방광을 누르고 있었다. 복부지방이 많고 근종의 위치가 깊숙한 곳이라 촉진으로는 진단이 어려워 근종의 크기를 키운 것으로 보였다.

근종 자체만 본다면 어려운 시술은 아니었다. 하지만 환자의 복부 지방이 5.7cm로 두꺼운 편이라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환자와의 충분한 상담 후 하이푸(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나이프 시술을 진행해 절개 없이 근종을 제거했다.

자궁근종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연령대는 40대다. 이 연령대에 자궁근종이 빈번한 이유는 타 종양과 다른 자궁근종의 형성과정 때문이다. 자궁근종은 자궁근층에서 근육 세포들로 만들어지는 종양으로 암이나 타 종양에 비해 형성과정이 비교적 느리다.

대개 자궁근종은 초경 이후에 작은 덩어리로 시작해 5년~10년에 걸쳐 서서히 자란다. 이것이 40대가 돼서야 초음파 검사 등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폐경 후에는 대부분의 자궁근종이 크기의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작아지기도 한다.

30대 후반에서 40대는 가임기 여성으로 분류되므로 가능하다면 자궁기능을 유지하려는 환자가 많다. 때문에 자궁적출을 하지 않고 근종을 치료할 수 있는 시술법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하이푸시술은 고강도 초음파 종양 치료술이다.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해 절개 없이 자궁근종만을 소멸시키는 최신 치료법이다. 초음파를 칼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들도 흉터 없이 안전하게 시술 받을 수 있다. 또 절개나 출혈이 없어 시술 후 당일 퇴원해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이처럼 자궁근종의 치료법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병이 발병하고 난 후 치료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예방하느냐다. 자궁근종은 사실 별 다른 예방법이 없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종양이 발생한다는 보고는 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기에 자궁근종의 예방법이란 것을 명확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더욱 중요하다.

대체로 환자들은 자궁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검사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은 자궁 체부와 경부로 나뉜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자궁 입구 부분의 암에 대한 선별 검사이다. 따라서 이 검사로는 자궁 내부를 알 수 없다. 검사 시에 주치의의 내진으로 근종을 진단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이 때는 근종의 크기가 어느 정도 커야 촉진이 가능하다. 복부비만인 경우는 진찰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검사를 시행할 때 반드시 자궁초음파도 같이 시행해야 한다. 간단한 초음파 검사만으로 아주 작은 1cm 미만의 자궁근종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여성성을 유지하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자궁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가까이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청담산부인과·외과 김민우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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