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폭행사건 파문 <6> 김승연의 두얼굴

사건현장 목격자들 증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폭행사건과 관련 숱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적어도 10여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많은 목격자들의 증언이 제대로 수집되지 않고 있어 누군가 입막음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한 청담동 G가라오케와 북창동의 S클럽 종업원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물고 있어 그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입막음 작업이 있었다면 피해자와 목격자 모두가 함구해야 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조사에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회장의 이른바 ‘보복대기조’가 목격자들의 입단속을 하고 있는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목격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두 눈으로 본 진실이 무엇이고, 또 함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들어 보았다.


“그때 그 장면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사람이 하나 둘도 아니고 경찰들까지 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제대로 밝혀내기가 힘들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 다른 사람들이 그런 사건을 일으켰다면 현장에서 연행돼 지구대에서 조서 쓰고 다음날 관할 경찰서로 넘겨졌을 것이다. 도대체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북창동의 S클럽에서 여종업원으로 일하는 H씨의 말이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라며 냉소를 던졌다.

H씨는 목격자들이 입을 열지 않는 것에 대해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말을 할 게 아닌가”라며 “지금은 모두 입을 열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자들 외에 정작 경찰들은 우리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데 무슨 말을 하겠나”라며 “더구나 지금 입을 함부로 열고 다녔다간 여기 관리하는 사람들(조폭들)에게 험한 꼴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경찰이 발표하는 내용보다 업계사람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나도는 소문이 더 진실에 가깝다는 것이다. 예컨대, 조폭 동원의 경우 분명 조폭들이 동원됐고 그로인해 업소를 지키는 속칭 ‘기도들’도 맥없이 물러난 것이 사실임에도 경찰은 이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H씨는 “내가 옆에서 똑똑히 봤다. 김 회장 일행은 분명 여러 대의 승용차에 나눠 타고 몰려와서 질풍노도처럼 클럽 안으로 몰려 들어갔다”며 “그리고 그 이후 이야기는 그 업소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들었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101호인 것 같다. 그 룸 안으로 클럽사장을 끌고 들어가 무릎을 꿇게 한 다음 뺨을 때리고 머리에 총을 겨눴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찰 중 일부는 왜 그 흔한 휴대폰 동영상 하나 없냐며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하기도 한다”며 “조폭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그 상황에 휴대폰 들이댈 미친 사람이 어디 있겠냐”라며 기막혀 했다.

북창동 업소에서 일하는 O씨의 말도 H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O씨에 따르면 목격자들이 드러내 놓고 경찰에 증언을 할 경우 알 수 없는 세력으로부터 보복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경찰이 막아 줄 리 만무하다.

그는 “사전에 김 회장 측과 경찰사이에 무슨 연락이 오갔는지 몰라도 여러 대의 차량과 조폭이 동원돼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는데, 그런 사실조차 경찰은 불확실하다고 말한다”며 “그런 경찰을 어떻게 믿는냐”고 반문했다.

이어 O씨는 “경찰이 목격자의 증언확보와 동원 조폭 추적은 뒤로한 채 김 회장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경찰과 사건 수사가 김 회장에게 질질 끌려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