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다른 여자를 찾는 남편 때문에 속 썩는 여자들도 있지만 고향에 가지 못하고 뭇남성의 손길을 견뎌야 하는 유흥가 여성들도 안타깝기는 매한가지다. 비록 그녀들의 직업이 다른 여성들에게 피해를 준다고는 해도 먹고 살려면 그녀들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자신의 직업 때문에 부모님과 친척을 잘 찾아뵙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언니-동생’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 전부다. 가까운 근교로 나가 기분을 내도 가족의 정에 대한 그리움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상황이 나아져서 유흥가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남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지갑을 닫고 있고 돈을 모아봐야 얼마나 모으겠는가. 그러다 보니 늘 생활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 일도 나이가 들면 못할텐데 그때는 뭘 먹고 살아야하나 걱정이다. 남자들 등이나 처먹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명절 때면 더욱 우울해지는 게 유흥가에 종사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모두가 기뻐야할 명절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쓸쓸히 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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