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유명병원 간호사 충격폭로

경남 통영에서 지난달 27일 발생한 수면내시경 마취 성폭행 사건이 기폭제가 돼 파렴치한 의사들을 의료계에서 영구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는 한 현직 간호사가 “파렴치하고 추악한 의사들 수없이 많다”고 증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간호사의 증언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수많은 병원에서도 이 같은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각종 스캔들과 흉흉한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가 여성 환자에게 몹쓸 짓을 했다가 덜미를 잡혀 엄청난 합의금을 주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식의 사건은 가장 흔하게 들리는 이야기라고 이 간호사는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문은 외부인들에게 새나가는 일이 거의 드물다. 간호사가 의사들에게 ‘위험인물’로 낙인찍힐 경우 다른 병원으로 이직이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극도로 입조심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


강남역 부근 OO병원에서 2년째 근무하는 간호사 김모(35)씨는 자신의 신원에 대해 철저히 비밀로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만에 하나라도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경우 큰 불이익이 오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른 업종도 그렇겠지만 병원도 마찬가지라서 업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소문이 정말 빨리 퍼진다. 소문에 잘못 말려들면 평생 간호사 못한다. 의사도 마
찬가지겠지만 그래도 의사는 경영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 환자들만 소문을 모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김씨는 인터뷰에 응한 것을 다소 후회하는 듯했다.


마취에 대한 무지가 문제

김씨는 통영 수면내시경 사건을 언급하며 “그런 일이 사실은 비일비재하다. 다만 대부분의 환자가 모르고 지나가거나 의사가 교묘히 감추기 때문에 그것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일 뿐이다”며 “간호사 생활을 십여 년 째 해오면서 의사들의 추행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환자가 의사들에게 속수무책인 까닭은 마취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전신마취와 부분 마취가 있다는 것 외에 마취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기 때문에 의사가 어떤 마취를 하는지 알 수 없다. 바로 이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김씨는 “마취는 전신마취, 부위마취, 국소마취 그리고 뇌신경, 심폐, 장기이식 등에 사용되는 특수마취가 있다”며 “국소마취나 부위마취로 충분한 사안임에도 의사가 환자에게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전신마취를 하자고 하면 대부분 그대로 허락한다. 이것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강남의 OOO성형외과병원에 근무하던 지난 2001년 9월 중순경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교통사고 흉터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이 병원을 찾은 20대 후반의 여성이 의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

김씨는 이 사건에 대해 “당시 이 현장을 목격한 것은 내가 아니고 동료 간호사였는데, 피해여성이 고발할 테니 증인이 돼 달라고 했지만 의사의 압력에 못 이겨 결국 거부했다”며 “이후 그 간호사는 다른 병원으로 직장을 옮겼고 피해여성도 증거 불충분으로 소송에서 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돈으로 피해자 입막아

또 김씨는 “재작년에 내가 OOO병원에서 일할 때는 의사가 경찰의 아내를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병원전체가 발칵 뒤집힌 일도 있었다”며 “당시 병원은 엄청난 거액을 주고 경찰관 측과 합의해 사건을 무마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김씨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시술할 때 대부분 간호사가 옆에서 보조를 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김씨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경찰에 덜미를 잡혀 언론에 드러난 사건들을 보더라도 의사가 환자와 단 둘이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며 “수술을 할 경우에는 간호사가 옆에서 보조를 하기 때문에 추행을 할 수 없지만 그 외 내시경 등과 같은 검진을 할 때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검진은 간호사의 별도 도움 없이 의사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가 일대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씨는 “정형외과나 성형외과 등과 같은 곳에선 대부분 전신마취가 많다”며 “주 고객이 여성들이다보니 수술이나 치료 시에 의식이 깨어있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인데 파렴치한 의사들은 이런 맹점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약성분이 많이 함유된 마취제를 사용해 환자의 의식을 몽롱하게 한 상태에서 추행을 벌이는 ‘대담한’ 의사들도 많다고 김씨는 전했다.

환자가 마취에서 깨어난 뒤 문제를 제기하면 능숙한 의사들은 “정확한 진료를 위해 옷을 벗길 수밖에 없었다”, “의심되는 질환이 있어 자세한 검진을 위해 하의를 벗기고 음부를 살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등의 핑계로 빠져나가기 일쑤라고 김씨는 분개했다.


강남의 카사노바 의사

한편 카사노바 의사도 등장했다.

김씨는 “논현동 부근에 위치한 OO병원의 의사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데, 그와 더불어 여성편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병원은 여성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어 미모의 여성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그런데 이 병원 의사 중 이모씨라는 인물이 매우 문란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이씨의 이 같은 행동을 보다 못한 원장이 그를 불러 주의를 줄 정도”라며 “이뿐 아니라 그가 수년 전에는 환자와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다가 피해여성으로부터 고발당한 일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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