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

지수의 등락은 주식시장의 속성일 뿐
장세 예측, 민감한 접근은 오히려 惡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로 증권시장 분위기가 사뭇 어수선하다. 미국의 유동성 축소에 이은 글로벌 환율전쟁의 일단이 보이기도 한다. 언론은 주가지수의 속락을 부산하게 이야기하지만 지수의 등락이야 주식시장의 속성이 원래 그러한 것을 왜 그리 번잡하고 수다스러운지 이해할 수 없다. 마치 지수가 반토막이라도 난 듯 주변이 소란스럽다.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든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지수 향방의 정확한 예측이다. 그런데 언론데 보도된 내용은 모두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불명료한 해설이고 끼워 맞추기 식 해석에 불과하다. 일부 선정적인 보도에 맛들인 언론은 침소봉대 혹은 아전인수 식 과장으로 독자의 눈길 끌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오늘의 선정적인 보도와 반대되는 움직임이 내일 당장 시장에 나타나면 그땐 어떤 궁색한 변명을 내놓을지 자못 궁금하다.

시장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끊임없이 요동친다. 이는 흡사 우리 인생과도 마찬가지이다. 핑계없는 무덤 없듯 굴곡없는 인생 역시 없다. 인생의 길에는 크고 작은 오르내림이 항상 있다. 올라가기만 하는 경우도 없고 반대로 내려가기만 하는 경우도 없다. 오르내림을 반복할 뿐이다. 그리고 그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동안 사람은 갈고 닦이고 연마된다.

시장과 지수가 오르내리는 것은 조건과 그 조건에 대한 참여자들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을 놓고도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에 지수는 등락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시장의 변할 수 없는 본질이다. 따라서 우리는 등락을 거듭할 때마다 그 격랑에 휩싸여 있으면서도 시장의 원리와 경제의 속성을 배워야만 한다. 인생의 오르내림이 싫다해서 우리가 삶을 내팽개칠 수 없듯 주식시장에 일단 몸 담은 투자자라면 지수의 등락을 친구나 스승처럼 친근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일단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한결 여유로워진다. 어쩌다가 위로 올라갔다고 해서 우쭐할 이유도 없고 또 아래로 침몰했다해서 비관할 필요 역시 없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밝은 희망을 가지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일이다. 그렇게 나아가는 동안 수십 년 굴곡진 인생을 살아내고 마침내 삶의 지혜를 가슴에 담은 슬기로운 노인처럼 시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는 더욱 넓어질 것이고 장세를 예측하는 판단력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계절의 변화에는 더욱 민감해지지만 경거망동하지는 않는다. 경험많은 투자자는 시장의 흐름을 관조하되 경망스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인생이고 주식시장이 투자자에게 주는 교훈이다. 삶은 내일도 이어질 것이고 주식시장 또한 내일 다시 열릴 것이다. 그래야 그저 묵묵히 살아내고 견뎌내며 끝끝내 승리할 것이다.

 <민병돈 유진투자증권 본점영업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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