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테크노밸리 공연 중 환풍구 붕괴 사고

환풍구 쪽에 특별히 경호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관람객 무게 이기지 못해…희생자 대부분 학생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난 17일 오후 5시 53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유스페이스 광장 야외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구가 무너지며 그 위에 있던 관람객 25명이 10여 미터 아래의 지하주차장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10여 명도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야외 공연장에는 입주기업 임직원 및 주민들을 위한 ‘제 1회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가 열려 걸그룹 포미닛이 공연 중이었다.

공연장에는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있었고, 그중 30여 명이 해당 환풍구 위에 올라가 있다가 25명이 추락했다. 지하주차장 깊이는 아파트 4층 높이인 10여미터 정도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관람객들이 포미닛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구 위에 올라갔다가 환풍구 뚜껑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사고 목격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공연을 보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가 옆에서 ‘쿵’하는 소리가 나더니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며 “이후 환풍구에 계신 분들이 떨어졌고, 한 두 명정도는 올라왔다”고 밝혔다.

또 목격자는 “스태프 명찰을 달고 있는 사람을 몇 명 봤었는데 안전요원 유니폼을 입거나 눈에 띄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사람들이) 환풍구 바로 옆에 있던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연장 인근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목격자는 “당시 덮개에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었다”며 “행사 사회자도 환풍구 쪽을 조심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야외 공연은 실내 공연에 비해 안전 사고의 위험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하지만 이번 공연중에는 사고가 난 환풍구 쪽에 특별히 경호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안전관리가 잘 되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포미닛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해당 공연은 포미닛의 단독공연이 아닌, 여러 가수들이 함께 참여한 한 언론사 주최 행사 무대였다. 포미닛이 공연할 당시에는 멤버, 스태프 전원이 이런 사고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황으로 무대를 모두 마치고 나왔고, 서울로 복귀하고 나서야 관련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사고로 관객 분들이 큰 피해를 입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공연장 사고는 과거에도 발생한 적이 있다. 대형 압사사고로 안전불감증이 대두됐던 것은 1992년 2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팝 그룹 ‘뉴키즈 온더 블록’의 공연 때였다. 이날 공연장 뒤쪽의 팬들이 무대 앞으로 몰리며 1명이 사망, 6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2005년 7월 가수 MC몽이 참여한 음악방송 녹화 도중에도 관객들이 무대 쪽으로 한꺼번에 몰려 10여 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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