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크리스· 제시카 등 내분 흔들

▲ <뉴시스>

EXO·제시카·설리 등 내분 잇따라
중국시장 진출, 차이나머니에 역습당하나

[일요서울 | 박시은 기자] 다사다난한 2014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다. 상반기부터 간판 소속 연예인들의 열애, 탈퇴, 소송 문제를 비롯해 이 대표의 탈세논란까지 쉴 틈 없는 악재를 맞고 있다. ‘SM 왕국’ 건설을 위한 가상왕국 선포식까지 하며 세계시장을 노린 계획에도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 차이나머니까지 가세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 [일요서울]은 음반시장은 물론 화장품, 음식, 언어, 요우커 돌풍의 핵심이 됐던 SM의 총체적인 경영 위기를 진단해봤다.

이수만 SM 대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역으로 손꼽힌다. 최초의 ‘아이돌’을 만들어낸 선구자로 시작해 매출 1000억 원대의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서 코스닥 시장 상장도 이뤄냈다.

현재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황금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예인은 청소년 장래 희망 순위에서 교사에 이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예인 지망생만 100만 명이다. 뿐만 아니라 K-POP을 비롯한 한류는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진출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선구자 역할을 한 SM은 계속된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선 소속 간판 연예인인 소녀시대 멤버 윤아와 수영, 티파니, 태연의 열애가 공개됐다. 또한 같은 그룹 멤버인 효연 역시 열애설에 휩싸였으며 폭행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소속 연예인들의 논란은 f(x) 설리의 활동중단, EXO(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의 전속계약효력부존재 확인 소송 제기로 점입가경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소녀시대의 또 다른 멤버 제시카는 결혼설과 동시에 탈퇴와 퇴출이라는 논란까지 일어났다. 그러다 지난 10일 EXO의 또 다른 중국인 멤버인 루한도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숨 돌릴 틈도 없이 악재가 들이닥쳐 온 것이다. 일각에서는 ‘SM의 수난시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개인적인 문제도 논란이 됐다. 지난 3월 이 대표가 자사 연예인들이 일본과 중국, 미국 등 국외에서 번 수익금을 조세회피처에 미리 만들어놓은 페이퍼컴퍼니로 탈세해 해외에서 저택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세무조사 결과 역외 탈세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법인세를 추가 납부하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SM은 의혹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지난 9월 30일에는 소장암으로 투병중이던 부인 김은진 여사가 별세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연이어 발생한 SM의 리스크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O 크리스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 1조282억 원이었던 시가총액은 논란 후 1개월 동안 7722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소녀시대 제시카 퇴출 논란이 불거지자 SM의 주가는 하루 만에 692억 원이 추가로 증발했다. 이후 EXO 루한의 소송 문제로 주가는 또 한 번 대폭락을 맞았다. 올 초 5만 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현재 2만 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결국 SM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YG엔터테인먼트에 내줬다.

왕국 건설 꿈꿨는데…

한 증권가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소속된 연예인이 핵심적인 수익원이다”며 “이들로부터 벌어지는 논란이 반복되면 결국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2012년 SM은 “SM의 음악과 퍼포먼스로 모두가 하나가 되는 SM타운의 국가 탄생을 선포한다”며 가상 국가 선포식을 열었다. 과거 ‘SM타운(Town)’에서 벗어나 이제는 하나의 ‘왕국’이 돼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야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잇따른 악재는 이 같은 야심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근본적인 관리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잇따른 소속 연예인들의 탈퇴, 소송 문제가 일어난 것은 SM의 스타 발굴, 양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반증하는 결과란 주장이다.

또 소속 연예인에만 의존하는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의 수익구조로는 매출 비중이 높은 그룹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입는 타격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경쟁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수입 다각화를 위해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출시, 삼성제일모직과 공동으로 내놓은 의류브랜드 ‘노나곤’ 매장을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열고 있다.

SM도 ‘SM C&C’를 통해 여행, 레이블, 프로덕션, 매니지먼트 사업과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콘서트를 기획, 제작하는 등 수입 다각화에 나섰지만 소속 아티스트들과의 결합을 통한 사업 확대에 가깝다.

이런 와중에 ‘차이나머니’까지 SM의 위기에 한몫 거들고 있다. SM은 10여 년간 중국 진출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 일본시장을 노렸던 그룹들과는 달리 EXO는 철저히 중국시장을 목표로 한 그룹으로 탄생됐다. EXO-M과 EXO-K로 나눠 본 무대를 중국으로 삼는 특정 멤버를 구분한 것이다. 때문에 중국인 멤버인 크리스, 루한 등을 영입하며현지화 전략을 펼쳤고, EXO의 성공으로 그간의 노력이 빛을 봤다.

이 같은 SM의 노력은 수많은 경제 파급효과까지 낳았다. 음반시장은 물론 화장품, 음식, 언어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최근 국내 유통업계의 큰 손이 된 요우커의 유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중국인 멤버 4명 중 2명의 탈퇴 선언은 SM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명의 멤버 탈퇴 선언을 두고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는 ‘차이나 머니’가 뒷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육성 노하우를 배운 연예인에게 지원을 해주는 현지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있다는 의미다. SM 역시 “중국인 멤버 탈퇴에 배후 세력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 팀에 남아 있는 다른 중국인 멤버인 레이, 타오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더 남은 일이 궁금하다”는 SM 소속 연예인 팬들의 말처럼 잇따른 악재를 극복하고 SM왕국을 건설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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