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에서 원나잇이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청춘에게 배낭여행이란 세계관을 넓히고 세상을 접하는 특권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처럼 이들은 적은 비용으로 해외 경험을 통해 얻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젊은 여성의 경우 배낭여행에서 만난 낯선 남자와의 섹스에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외국 남성과의 관계뿐 아니라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섹스를 하는 경우다. 같은 한국 남성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일부일 뿐, 외국 남성에 대한 성적 판타지를 채우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은 때론 위험해 보이는 이 일을 왜 하는 것이며 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해외 여행지에서 한국 여성들의 낯선 섹스 세계를 취재했다.

최근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최모씨는 그곳에서 결코 잊지 못할 동성 친구 김모씨를 만났다. 배낭여행을 하다보면 같은 한국인끼리 서로 일정이나 방향이 맞아 동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 또 일정이 달라지면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것이 여행의 일상이다.

최씨가 김씨를 만난 곳은 프랑스 파리였다. 상당수의 여성이 파리에 대한 낭만과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최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동년배를 만날 수 있었는데 바로 김씨였다.

하지만 문제는 어느 펍(Pub)에서 발생했다. 둘은 프랑스의 술집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서 파리 서민들이 자주 가는 술집에 들렀고 그곳에서 한 프랑스 남성을 만났다. 대화가 아주 잘 통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영어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최씨는 김씨에게 숙소로 돌아가자고 했지만 김씨는 먼저 돌아가라고 한 뒤 프랑스 남성과 술을 좀 더 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함께 남성의 집으로 갔고 섹스를 나눴다. 다음 날 아침에야 김씨가 숙소에 돌아왔다는 게 최씨의 증언이다. 최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침에 일어나서 그녀가 없길래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다른 곳도 아니고 해외에서 숙소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은 무슨 사고가 있지 않고서야 거의 불가능한 일 아닌가. 거의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밤에는 특별히 조심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것도 여자가 숙소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건 강간이나 성폭행의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멀쩡하게 들어온 그녀의 한마디는 정말로 쿨했다. 그 프랑ㄹ스 남자와 함께 잠을 잤으며 생각보다 괜찮았다는 것이다. 나는 하마터면 한국 대사관에 전화까지 할 뻔 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내가 뭐라 하겠는가. 같은 여자로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런 여자들이 꽤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무섭지도 않은가 보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최씨의 우려와는 다르게 배낭여행지에서 낯선 외국인 남성와 섹스를 하는 여성들이 종종 있다.

특히 평소 섹스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의 경우 아예 배낭여행을 떠나는 시점부터 이러한 섹스를 꿈꾸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치 한국 남성들이 백인 여성과 잠자는 것을 하나의 판타지로 지니고 있듯이 그녀들도 외국 님성과의 섹스 판타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단 여기서 외국 남성이란 대부분 백인 남성을 의미한다. 동남아나 흑인, 이란계 등의 남성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열린 마음이 부른 프리섹스

취재진은 몇 명의 여대생들에게 이러한 판타지에 대해서 물었다. 놀랍게도 그녀들의 절반은 이러한 배낭여행지에서의 섹스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백인 남성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주변을 봐도 영어에 관심이 없는 친구일지라도 백인 친구 한명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애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그런 관심과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섹스로 옮겨지는 것 같다. 요즘 대학생들은 별로 그런 부분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특히 백인이라면 거부감은커녕 한번쯤 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이모씨·26세)

“섹스까지는 아니어도 서로 호감이 있다면 깊은 관계까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서로가 원한다면 잠자리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결혼도 아닌데 큰 부담은 없다.”(김모씨·24세)

이렇듯 백인 남성에 대한 호감과 잠자리에 대한 프리한 마인드가 결국 배낭여행지에서의 낯선 섹스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낯선 현지에서의 섹스는 다소 위험성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위험을 감수한 채 섹스를 한다. 이는 백인에 대한 선호 때문일 것이다. 좋은 이미지가 있으면 그가 자신에게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방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믿음이 배신당할 때도 있다. 낯선 백인 남자와 섹스를 하다가 때로는 위험에 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과격한 섹스를 한다든지, 혹은 변태적인 행위를 요구하는 경우다. 하지만 생명에 대한 위협까지는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배낭여행지에서의 섹스가 과연 합당한 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는 “성인 여성이 섹스를 하는데 뭐가 문제인가. 서로 마음에 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닌가”히는 의견이다. 하지만 “위험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여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반대의 의견도 많다.

이러한 젊은 여성들의 섹스와는 반대로 젊은 남성들이 해외에서 백인 여성과 섹스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볼 때에 한국인들은 ‘동양남자’고 이에 대해 알게 모르게 편견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한 범죄에 대한 경계도 한몫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편견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알려진다. 대표적인 원인이 ‘한류’란다. 아무래도 과거 동양인들이 서양인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된 원인이 외국의 문화 때문인 만큼, 이제는 그들이 한류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호기심이 발전해 친밀감, 흥미 그리고 나아가 연인관계로의 발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낯선 동양인 여행자와 섹스를 하지는 않더라도 분명 과거보다는 인식은 훨씬 좋아졌다는 게 많은 이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남자든 여자든 배낭여행 도중 외국인과의 섹스는 조심해야할 부분이 있다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 설령 섹스를 하더라도 최대한 안전한 사람인지 사전에 대화를 통해 확인해야 하고 혹시라도 위험성이 있다 싶으면 아예 멀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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