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기원내사령탑 김무성 vs 서청원 ‘대리전’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총리 차출론’이 여의도에 그럴듯하게 회자되면서 원내 인사들의 시선은 차기 원내 사령탑이 누가 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원내대표는 당연직 최고위원 일원인데다 20대 총선에서 공천권 행사에 적잖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임기가 1년인 이 원내대표가 임기를 다 채울 경우 내년 5월 원내대표 선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정기국회가 끝난 이후 연말연초 개각설과 함께 원내 대표직을 내놓을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 가장 유력한 원내대표 출마자로는 3선의 유승민 의원이다. 대구가 지역구인 유 의원은 최근 지역지가 선정한 ‘대구.경북을 대표할 정치인’으로 1위로 뽑혔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가 있을때마다 출마가 거론됐다. 이한구 원내 대표 이후 최경환, 이완구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마다 이름이 거론됐지만 출마를 하지 않았다. 유 의원이 비록 ‘원조친박’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까지 지냈지만 ‘미스터 쓴소리’로 불릴 정도로 친박 비박을 떠나 정부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로 인해 친박·비박 초재선 의원들에게는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중진급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토 정서가 엄존한다. 기존 친박 비박계 다툼으로 비화된 원내 대표 선거에 선뜻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배경이기도 했다. 오히려 유 의원의 정치 스타일은 친박계 중진보다는 같은 ‘원조 친박’이었다 비박으로 변한 김무성 당 대표와 잘 어울린다는 게 당내 정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계 중진들사이에서는 유 의원에 맞설 카드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내심 대항마로 내세울 기세다. 이 장관은 4선으로 마산이 지역구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정치인 중 유일하게 호평을 받았다. 또한 과거 친박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원내대표선거에서 경합을 벌여 불과 8표 차이로 떨어지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중립적인 인사로 지내다 박근혜 정권하에서 장관직을 받으면서 신흥 친박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조기 원내대표 선거 실시 여부는 그러나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이완구 원내대표가 총리직을 원하는 것이 ‘충청 대망론’과 맞물려 자가발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내 정치역학구도 상 친박 원내대표가 빠지고 비박계 원내대표가 들어설 경우 당내 힘의 균형추가 급속히 비박계로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청와대와 친박계로선 부담이다. 여권내에서 ‘이완구 총리설’이 크게 힘을 받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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