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방송연예인 결혼사 풀 스토리

▲ <뉴시스>

수원 장안에 신혼집, 주례는 침례교회 김장환 목사 
“19대 청년비례대표 의원 결혼식 유난히 많아”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과 방송인 김경란의 결혼소식이 여의도 내에서 화제다. 만난지 3개월 만에 ‘초고속’ 결혼 발표를 한 것이다. 두 사람은 ‘독실한 기독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회의원과 방송인의 'LTE급' 결혼에 대한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이 때문에 19대에 결혼한 현역 의원들도 덩달아 회자되고 있다. 김 의원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 장하나 의원 등이다. 이들은 19대 때 결혼을 했다. 눈에 띄는 점은 모두 청년비례대표라는 사실이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 등을 제안하는 것보다 결혼 소식이 이슈가 되고 있어 갖가지 뒷말을 남기고 있다.

“제2의 최명길, 제2의 심은하가 나타났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과 방송인 김경란 결혼 소식이 보도되자 정치권 관계자들이 남긴 촌평이다.

이들은 “김씨가 정치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이 때문에 ‘제2의 최명길’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했을 당시 최명길과 함께 전대에 참석했던 김성령, 황신혜 등 동료 여배우들이 김 대표를 당선시킨 일등공신이었던 것처럼, 김씨도 이에 버금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이 여의도 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발표 후 사진 올리기

또 다른 정치권 한 관계자는 “KBS의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프리랜서로 활동했던 김씨가 김 의원과 결혼함으로써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의 배우자 최명길, 그리고 자유선진당 지상욱 전 대변인의 배우자 심은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며 “김씨로 인해 김 의원의 주가가 한창 올라갔다”고 말했다.

실제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내년 1월 김씨와 결혼 보도 직후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SNS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며 결혼 사실을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신앙’과 서로의 ‘성품’에 반해 빠르게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혼소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20대 지역구 출마를 계속적으로 노려왔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그 지역을 노릴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만큼 20대 입성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실제 김 의원은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공모 접수가 이뤄지는 경기 수원갑(장안구) 조직위원장에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남 전 위원장이 지방선거 출마를 하면서 공석이 된 지역이다. 조직위원장을 꿰차면 차기 총선에도 유리하다.

때문에 김 의원이 수원갑인 장안구에 신혼집을 얻기로 했다는 점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더구나 이 지역은 서청원 최고위원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종희 전 의원이 버티고 있는 곳으로 김 의원이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지역이다. 지역위원장을 놓고 친박 대 비박 대결 구도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결혼소식’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은 김씨와 결혼소식을 전하면서 SNS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게다가 수원 장안에 신혼집을 차린다”며 “김씨와의 결혼을 통해 자신의 인지도를 올리고, 재선을 노리는데 ‘결혼소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결혼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상민-김경란’ 결혼 소식을 놓고 갖가지 얘기가 나오면서 19대 때 결혼한 의원들도 덜당아 회자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장하나 의원은 지난 8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사진작가 정종배씨와 결혼했다. 장 의원과 정씨는 제주해군기지가 조성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강정마을 투쟁 현장에 나섰던 장 의원과 사진으로 약자의 세계를 묘사해 온 정씨는 자연스레 사랑의 감정이 싹텄던 것이다. 이른바 ‘강정마을이 맺어준 사랑’인 셈이다. 최근에는 장 의원이 임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도 지난 4월 결혼했다. 신부 여예강씨는 김 의원보다 1살 연상이다. 김 의원의 신부는 아버지가 사장으로 있는 호텔의 부사장이다.

특히 김 의원 장인의 동생이자 신부의 작은아버지는 한때 광주 지역 폭력조직 ‘국제PJ파’의 두목급으로 2001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용호 게이트’ 사건의 여운환씨로 알려졌다.

청년비례대표 무용론 대두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청년비례대표’라는 사실이다. 젊은 나이에 금배지를 단 이들의 결혼 소식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이처럼 결혼소식 등으로 청년비례대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년비례대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결혼하라고 청년비례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라 청년들에 대한 실업 등 청년문제를 해결해야 할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이다.

실제 청년 문제와 관련한 법안은 미흡하다. 국회 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새누리당 김 의원은 총 38건의 대표발의 가운데 청년문제와 관련한 법안은 ‘청년발전기본법안’ 한 건에 불과하다. 새정치연합 김 의원은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에 불과하고 장 의원은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냈다. 결과적으로 청년문제에 중점을 둬야 했던 이들이 오히려 외면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청년비례대표들이 청년문제 등을 외면하면서 청년비례대표에 대한 취지에서 상당히 어긋난 의정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말이 여의도 내에 파다하다”며 “일부에서는 청년비례대표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비례대표들은 청년문제보다는 20대 총선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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