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섹스를 즐기는 사람들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섹스는 가장 은밀한 곳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그 자체가 이미 은밀한 행위인 만큼 남들에게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서든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행동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있다. 섹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밀폐되고 고요한 침실을 박차고 나와 공원, 자동차 안, 심지어 공중 화장실에서도 섹스를 한다. 또한 정상적인 연인 관계의 섹스가 아니라 매춘을 할 때에도 이런 장소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은 도대체 왜 이러한 색다른 장소에서 섹스를 하길 원하는 것일까? 일반인들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그들만의 섹스 행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자영업자인 최모씨는 ‘화장실 섹스 매니아’다. 남들은 그의 은밀한 취향을 잘 모르고 있지만 그 스스로 자신을 그렇게 칭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화장실에서 섹스를 할 때에 최고의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것이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사귀는 여자가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설득해서 반드시 화장실 섹스를 즐긴다. 만약 이를 끝까지 완강하게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면 아예 남녀관계를 끊는 것도 불사한다. 자신의 성적 취향을 존중해주지 않는 여성과는 사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견고한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도대체 왜 그렇게 화장실을 유독 고집하는 것일까?

“공중 화장실에서 하는 섹스는 대중들이 오가는 장소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숨 막히는 섹스를 즐길 수 있다. 남들에게 들킬 수도 있는 섹스라는 것이 원래 스릴 있지 않은가. 또한 그런 곳에서 섹스를 하게 되면 여성이 더욱 섹스를 원하는 동물처럼 여겨진다. 공중 화장실에서의 섹스에 응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발정난 암캐’와 같은 개념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화장실 섹스는 나에게 최고의 쾌락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최근 한 언론에서는 공원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된 여성들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다. 물론 그녀들은 딱히 갈 곳이 없어서 즉성 성매매를 제안한 것이지만 일부 화장실에서의 섹스를 즐기는 남성들을 타겟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술에 취한 채 으슥한 공원의 야외 화장실에서 하는 섹스는 마치 포르노에 등장할 법한 이상적인(?) 상황 설정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뉴스를 접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사실 그 뉴스를 인터넷에서 보면서 나 혼자 상상을 해봤다. 야외 화장실에서 섹스를 하게 되면 스릴이 넘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예전에 강남 신사동 사거리에서 한 늙은 성매매 여성을 만나 건물 화장실에서 즉석 섹스를 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대개 취한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어쨌든 즉석에서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쾌감이 장난이 아니다.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특히 그녀들은 콘돔을 모두 소지하고 다니기 때문에 딱히 성병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그런 경험이 있다 보니 공원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뉴스를 들으니 새삼 옛날의 감흥이 떠올랐고 다시 한 번 그런 섹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야외 성매매의 특징 중 하나는 대개 매춘 여성들의 나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젊다고 해봐야 40대 중반이고 평균적으로는 50대의 나이가 대부분이다. 이런 여성들은 대개 젊은 나이부터 화류계를 전전하다가 결국 나이가 들어 자신의 업소를 차리지 못하고 또다시 몸을 팔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 여성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조그만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는 화류계 여성들의 삶의 우여곡절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젊었을 때는 잘 팔리는 것이 사실이다. 나이가 무기 아닌가. 얼굴이 조금 못나고, 몸매가 썩 좋지 않아도 젊기 때문에 남성들이 찾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런데 문제는 나이가 조금씩 들어갈 때다. 화류계 여성의 전성기는 이미 20대만 지나도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돈을 모아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여성들도 상당수다. 아니 차라리 돈을 모아서 미래를 준비하는 여성들이 극히 일부라고 봐야할 것이다. 만약 자신의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40대가 넘어서 길거리 성매매를 할 수 밖에 없다. 취객들을 상대로 더러운 화장실에서 섹스를 해야 하거나 늙은이들을 상대로 곰팡이 냄새가 나는 여인숙에서 섹스를 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그것이 화류계 여성들의 말로이다. 아마 이번에 뉴스에 나온 ‘공원 성매매 매춘 여성’들도 대부분 다 그런 여성들인 것이 틀림없다. 같은 화류계 여성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남성들은 공원과 화장실에서의 섹스를 스릴감 있게 받아들이는 반면, 정작 그곳에서 그러한 행위를 해야 하는 여성들은 인생은 무척이나 비참한 지경이라는 이야기다.

변태적 취향이 남녀 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하지만 이러한 야외 섹스는 성매매가 아니라 연인 사이에서도 원하는 남성들도 많고, 심지어는 남녀관계의 트러블이 되기도 한다. 한 직장 여성은 처음에 어느 남성에게 깊은 호감을 가졌지만 그의 성적 취향을 알고 난 뒤부터는 점점 멀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더 이상 변태성욕자와 사귈 수는 없었다’고 고백했다. 도대체 남성은 여성에게 무엇을 원했기에 이런 상황까지 왔던 것일까?

“사실 나도 섹스에 있어서 무척이나 프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에 못할게 뭐가 있는가? 그런데 문제는 남자가 자꾸만 이상한 장소에서의 섹스를 원하는 것이었다. 공원의 화장실이나 한쪽 구석의 벤치와 같은 곳에서 몸을 더듬고 심지어는 성기를 삽입하려고까지 했다. 나는 ‘집에 가서는 얼마든지 좋으니 집으로 가자’고 말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말 그대로 한 마리의 짐승을 보는 것처럼 성욕에 달아있었고 나를 연인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창녀로 대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난 뒤로는 정이 떨어졌고 계속해서 같은 요구가 이어지자 결국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간 도대체 어떤 성적인 경험을 했길 래 그런 행위를 요구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앞으로 계속해서 그런 행위를 요구할 것이라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자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섹스를 잘 아는 성인들에게 이러한 각종 변태적인 행위들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를 일이다. 섹스라는 것이 계속해서 그 쾌락의 강도를 높여가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무한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욕망은 끝없이 발전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것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한다. 예로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성적인 타락과 변태적 성욕이 실제로 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자신들의 인생을 망치는 일도 흔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라도 이러한 위험에서 완전히 빗겨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똑같은 법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역시나 누구라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경우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당장 자신에게 성적인 쾌락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그것을 지나치게 추구하거나 또한 그것을 위해 경제적인 면이나 관계의 면을 희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