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창환기자]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로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즈의 <유리동물원>1221일까지 아리랑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면서 썼다는 <유리동물원>은 또한 희곡 대본이 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는 작품으로 작가의 성장과정이 녹아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1945년 뉴욕에서 초연된 유리동물원은, 미국 경제공황 시대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세인트루이스의 싸구려 아파트를 무대로 극도로 내성적이고 사교성 없는 절름발이 아가씨 로라, 구두공장에서 일하면서 시를 쓰고 선원생활을 꿈꾸는 톰, 과거의 화려했던 꿈을 회상하며 아이들에게 무리한 기대를 걸고 있는 아만다가 등장한다. 세 인물들은 각각 현실 외면 과거의 집착, 새로운 시작의 갈구를 표현한다.
 
 
 
이번 연극은 과거 유리동물원을 똑같이 이어가는 것보다는 새로운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했다. 극단 초인의 연출을 통해 원작과 달리 해설이라는 악마의 분신을 추가하고 빛이 사라진 어두운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인물들의 성격을 극도로 과장하여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잔혹 동화의 느낌으로 각색했다. 냉혹한 사회 구조 속에 힘겹게 존재하는 왜소한 인간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시도다.
 
때문에 극단 초인판 유리동물원은 해설자의 나레이션 형식이 있다. 분노와 편집증 그리고 절망을 통해 세기말적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또한 배우들의 움직임은 기괴하고 만화적으로, 무대는 무채색으로 연출했다. 지난 연극 <기차>, <선녀와 나무꾼>에서의 동화적 표현기법, <독고다이 멕베드>의 분노를 유리동물원에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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