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룸살롱인 ‘텐프로 룸살롱’은 많은 남성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의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술을 먹고, 가끔은 그녀들과 ‘은밀한 교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세계는 누구에게나 허락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 풍문으로는 들을 수 있지만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은 아니기에 그 세계에 대한 동경은 더욱 커진다. 특히 화류계 ‘꽃 중의 꽃’이라고 하는 ‘텐프로 나가요’들의 생활에 대한 궁금증도 더해진다. 도대체 그녀들은 한 달에 얼마 정도의 돈을 벌고, 또한 어떠한 꿈을 꾸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이 모든 것들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텐프로 나가요의 세계, 그 비밀스러운 세계를 취재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나가요의 수입에 대해서부터 알아보자. 과연 그녀들은 한 달에 얼마의 돈을 벌고 있을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은 ‘능력에 따라서’다. 같은 ‘텐프로 나가요’라 하더라도 분명 외모의 차이도 있고 남자들을 대하는 스킬도 다를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라 벌어들이는 돈도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추산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새끼마담급 에이스 한 달 월급 2000만원

일단 그녀들의 주요 수입은 ‘룸TC’라고 하는 것이다. TC는 ‘Table Charge’의 약자로 일반적으로 봉사료란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텐프로룸살롱의 일반적인 룸 TC는 10만원. 여기에서 1만원을 마담에게 지불하면 나머지 9만원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되는 것. 하루에 5개의 룸만 뛴다면 45만원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한 달이 지나면 1300만원. 하루에 10개의 룸에 들어가게 되면 수입은 한 달에 26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상회하게 된다. 그러나 매일 10개의 룸에 들어가지 못하고, 또한 한 달에 며칠 정도 쉰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조금만 열심히 하면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까지 돈을 벌어갈 수 있으니 한마디로 샐러리맨은 상상도 못할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여기서 좀 특이한 것은 텐프로 나가요는 월급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테이블에 들어가는 숫자를 매일 매일 계산해서 한 달을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에 따라 정확하게 월급이 책정이 된다는 이야기다.

일단 아가씨가 하루에 5개 정도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면 1천만원, 10개 정도 들어가게 되면 2천만원 정도가 보장된다. 그러니 텐프로의 입장에서는 만약 손님이 많지 않다고 해도 최소 기본 월급은 보장을 받게 되는 셈이니 조금은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만약 그 만큼의 지명 손님이 뒤따라 주지 않으면 결국에는 자신도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최소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월급만큼의 손님을 받아야지만 그나마 미래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월급제라고 해서 평생 고용제가 아닌 이상 언제나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같은 텐프로 아가씨라고 해도 가장 잘 나가는 아가씨에게는 이른바 ‘에이스’라는 호칭이 붙으면서 동시에 ‘새끼마담’이라는 역할을 부여받기도 한다.

에이스는 자신들에게 오는 지명 손님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다른 테이블에 들어갔을 때에 자신의 밑에 있는 다른 아가씨를 룸에 넣어주고 그녀도 더불어 TC를 받게 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마담에게도 꼬박 꼬박 TC의 10%를 떼어주니 한마디로 텐프로 업소를 먹여 살리는 ‘효녀’의 역할이나 마찬가지.

특히 에이스로 등극한 후에 새끼마담이 되면 이제 본격적인 관리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하나의 개인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구축할 수 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종사자들 대부분은 이른바 기본적인 세팅과 잔심부름을 하는 웨이터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개인사업자의 신분인 경우가 많다.

새끼마담 역시 주된 수입원은 룸TC다. 자신이 들어가는 룸, 그리고 자신이 데리고 있는 아가씨가 들어가는 룸 TC의 일부까지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힘은 덜 든 반면 월수입은 기본 2천만원이 넘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하루에 10개의 룸을 뛰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된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데리고 있는 아가씨가 손님을 접대하고 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적절한 시간에 룸을 돌아주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님을 관리하면서 아래에 있는 식구들까지 함께 먹여 살려야하는 새끼마담의 위치는 중간급이라는 막강한 위치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가씨생활을 할 때처럼 수익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품위유지도 해야하는 위치인지라 제대로 몰아 주는 단골손님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짐을 싸거나 주변의 차가운 시선을 뒤로한 채 다시 아가씨생활로 돌아가는 경우까지 생긴다고 한다.


명품은 사치가 아닌 필수품

이렇게 되면 남자 손님의 입장에서는 룸TC를 이중으로 지불해야 한다. 새끼마담의 것과 혼자있는 시간을 채워주러 드나든 지명(?)하지 않은 다른 아가씨들까지 두세명 분의 룸TC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텐프로에 오는 손님치고 그걸 시비 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정도의 비용에 옹졸하게 시비를 거는 것은 그 자체로 텐프로에 올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손님들이 아무리 특정하게 어떤 아가씨를 선호한다고 하더라도 그 둘 사이에 ‘직거래’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A라는 손님이 B라는 아가씨를 앉히고 싶다면 반드시 C라는 새끼마담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 외의 다른 새끼마담과 말이 통한다고 해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B라는 아가씨는 C라는 새끼마담에게 속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새끼마담은 자신의 아가씨를 통해 ‘은밀한 거래’를 하기도 한다. 이른바 2차라는 것이다. 사실 텐프로에서는 공식적으로 2차가 완전히 불가능하다. 이는 불문율처럼 되어 있기 때문에 손님도 원하지도 않고 아가씨도 돈 때문에 손님에게 들이대질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원칙을 깨버리고 예외적인 순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새끼마담이 손님에게 2차를 권유하는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손님과 아가씨간의 관계가 성숙되었을 때, 그리고 해당 손님이 충분히 많은 매출을 올려주고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가끔씩 있는 2차는 아가씨에게도 부담이 가질 않고, 또한 별도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도 모두가 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2차를 통해서 벌어들이는 돈 역시 새끼마담과 아가씨가 나눠가지는 형태가 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관건은 ‘손님유치’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간에 많은 손님이 찾아주는 새끼마담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부터 다양하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새끼마담은 예쁘고 매너 좋은 아가씨를 영입하려고 하고, 더불어 아가씨들은 자신들에게 많은 손님을 나눠줄 수 있는 새끼마담에게 선택받기 위해 온갖 충성을 다한다. 뿐만 아니라 각 업소들은 최고의 새끼마담을 끌어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잘 키운 새끼마담’이 업소의 매출 자체를 쥐락펴락하기 때문에 이는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에이스가 되어 새끼마담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시쳇말로 ‘외제차 한 대 값을 몸에 발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본적인 성형수술은 물론이거니와 피부 관리, 몸매 관리, 헤어와 메이크업 등 해야 할 것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단순히 외모만 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텐프로의 경우 스킨십이나 2차가 없는 대신 손님과 ‘대화’가 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이나 부동산 재벌, 고수익의 자영업자들이다. 그러다 보니 때로 대화가 심도 있게 진행되는 것은 물론 위트와 재치까지 곁들여 져야 말 그대로 ‘최고의 에이스’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것. 명품도 바로 이런 점에서 필요하게 된다. 강남 텐프로급에서 일하는 한 나가요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반 사람들은 우리들이 마치 명품 중독이나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명품을 하기 싫어도 해야 되는 것이 바로 이 세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자 손님들이 왜 이곳에 오겠나. 최고로 예쁜 여자들과 최고급으로 즐기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옷이나 액세서리, 구두 등이 삼류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따라서 명품은 텐프로급 나가요에게는 사치가 아니라 필수품인 셈이다. 우리는 돈을 버는 만큼 써야하고, 그만큼 최고의 럭셔리를 유지해야 팔릴 수 있는 상품과 마찬가지다.”

텐프로 나가요의 세계, 그곳은 일반인의 세계와 다름없는 치열한 경쟁의 세계이고 또한 팍팍한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