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하는 관광객들을 향해 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하다는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아시아의 스타 비(정지훈)가 공통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만일 그대가 감각 있는 ‘글로벌 여행객’이면서 시사문제에도 관심을 놓치지 않는 보스형 시민이라면, 위의 질문에 대한 정답은 쉽게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눈치를 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답은 ‘MTV 인신매매 방지 홍보영상’이다.

서양과 동양의 대표적인 두 섹시스타가 그것도 선뜻 무료로 출연하여 인신매매 방지를 홍보한 영상물들은 MTV 홈페이지(www.mtvexit.org/kr)나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의 홈페이지(www.stop.or.kr)를 방문하면 볼 수 있다.

방학과 휴가, 또는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해외여행은 이미 우리들에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일상이 된 여행의 이면에 깊게 깔려있는 ‘섹스관광’은 휴식, 성장, 나눔, 소통과 같은 여행의 의미를 대신하여 착취, 폭력, 학대, 사기와 같은 인권침해와 어두운 범죄와의 공모를 확산시키고 있다.

요즈음의 섹스관광이 한국인에 의한 아시아 여성들의 성 구매 및 성 착취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10여 년 전까지 만 해도 섹스관광은 우리의 땅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던 일이었고, 심지어는 정부에 의해 물심양면으로 부추겨졌던 주요산업 중의 하나였다.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했던 기생관광, 88올림픽 유치 시 외국인 남성 관광객을 대상으로 했던 섹스관광은 한국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의 여타 국가와 마찬가지의 성매매 공급국가 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던 한국사회가 9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해외여행 자율화 조치 이후 급격한 해외관광객의 증가와 더불어 성매매 구매국가로 전 세계에 악명을 떨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유학, 관광, 업무시찰, 방문, 사업, 교류, 심지어는 수학여행에 이르기까지 일종의 패키지의 일환으로 성매매가 해외에서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골프관광과 성매매 관광은 낮과 밤을 아우르는 ‘환상의 패키지(?)’로 진행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집안에서 새던 바가지, 밖에 나가서도 샌다’는 옛 속담처럼, 국내에서 성매매 하던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성매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해외이기 때문에, 낯선 곳이기 때문에,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해서,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여겨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등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해외에서의 성매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