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문화는 다양한 층위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선술집’이 있는가 하면 포장마차도 있고, 호프집도 있고 소주방도 있다. 각자가 가진 경제력에 따라, 그리고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어느 곳을 택할지는 각자가 정할 뿐이다. 이 가운데에서 가장 비싸고 고급스러운 유흥문화의 형태는 다름 아닌 룸살롱. 룸살롱을 많이 가 본 일부 남성들의 경우 그 문화에 익숙하고, 또한 그 시스템도 잘 알고 있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거나 혹은 경제력이 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여자들은 룸살롱 문화 자체가 생경한 경우가 많다. 직접 가보지 않으면 실제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같은 룸살롱이라고 해도 또 그 내부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문화도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강남 룸살롱 이영민 영업상무의 협조를 받아 이른바 ‘룸살롱의 모든 것’을 집중 분석했다.

룸살롱을 크게 구분하자면 ‘전통적인 룸살롱’, ‘북창동식 룸살롱’, ‘텐프로 룸살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그 운영 형태에 따라 ‘대낮 룸살롱’ 등으로도 새롭게 가지치기를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형태에 있어서 유일하게 공통적인 것이 있으니 바로 그것은 술과 여자라는 두 가지 축이다.


북창동의 위력

기본적으로 양주를 시켜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여성을 초이스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 어떤 룸살롱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다. 물론 일부 초이스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는 담당자와 친분이 매우 깊은 때. 하지만 이같은 경우는 ‘지명 아가씨’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북창동식 룸살롱이다. 이곳은 일명 ‘하드코어 룸살롱’으로 불리기도 했다.

룸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 소프트하지 않아서(?) 생긴 이름이다. 북창동식 룸살롱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당연히 북창동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그런데 이곳이 인기를 끌면서 강남에서 북창동식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룸살롱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따라서 ‘북창동 룸살롱’은 이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어버렸다. 특히 이런 시스템은 지방에까지 퍼지고 있으니 그 위력을 실감할 정도.

북창동 룸살롱의 가장 큰 특징은 ‘인사’와 ‘전투’라는 것이 있는 점이다. ‘인사’란 것은 아가씨들이 초이스가 된 뒤 입장을 하고 손님들에게 말 그대로 인사를 하는 개념이다.

그녀들은 옷을 벗어던지고 ‘계곡주’라고 하는 술을 만든다. 자신의 유방 사이에 있는 ‘계곡’과 유두를 타고 술을 흘려보내기 시작하면 그것이 여자의 성기 부위에서 다시 모여고 그것을 컵으로 받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손님에게 ‘첫잔’으로 올리는 것.

그런데 손님에게 잔을 건내는 차원이 아니라 나체가 된 그녀가 자리에 앉아있는 손님에게 다가가 섹시하고 요염한 포즈를 취해 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때에는 상당히 스피디하고 경쾌한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고 남성들은 그 술을 한잔 마신 뒤 안주로 그녀의 유두를 살짝 애무할 수 있다.

이렇게 인사가 끝나고 나면 이제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때 이미 남성과 여성은 거의 팬티만 남겨둔 채 옷을 다 벗어버린 상태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남녀는 질펀하게 한 시간 가량을 보내게 되고 이제 남은 것은 ‘전투’라고 하는 최종적인 단계이다.


텐프로 품격 좋아하는 사람

이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다름 아닌 웨이터가 종이컵에 담아 가지고 들어오는 가그린. 각각의 종이컵에 담겨진 가그린은 여성의 입을 보호하는 청결제일 뿐만 아니라 남성의 성기를 자극하는 자극제이기도 하다. 맨솔과 비슷한 ‘화~’하는 느낌이 한층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때 손님들은 넓은 좌석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각각 눕게 되고 조명은 거의 꺼지는 상태가 되는 것.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여성은 오럴 서비스를 통해 남성이 사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락 길게는 5분 정도까지 가지만 이미 상당한 자극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빨리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전투가 끝나면 북창동식 룸살롱의 거의 모든 서비스가 끝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1회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손님들도 있고, 또 기존의 룸살롱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무제한 전투’를 표방하는 업소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술자리 내에서 한번만 전투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원하면 계속해서 사정을 하게 하는 것. 물론 많아야 두 번 이상의 사정을 하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지만 어쨌든 손님의 입장에서는 ‘플러스 알파’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드코아적인 유흥업소의 대명사인 북창동식 룸살롱과 함께 남성들에게 각광받는 최상위급(?)의 룸살롱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텐프로 룸살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이른바 ‘상위 10% 이상의 외모를 가진 여성만 모여있는 룸살롱’이라는 의미이다. 그만큼 고급스러운 ‘수질’로 승부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곳이 바로 이러한 텐프로 룸살롱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곳은 북창동과는 그 문화가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이곳에서는 인사도 없고 전투도 없다. 초이스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명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나름대로의 ‘품격’이 있기 때문에 신체접촉도 ‘매우’ 가벼운 편에 속한다.

옷을 벗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행동이며 텐프로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이른바 고수들은 이곳에서도 북창동 못지않은 수위로 확실하게 즐기기도 하지만 대개의 손님들은 점잖게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고 나가요 걸들은 그에 따라 술을 따르거나 안주를 먹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술값은 북창동의 3~4배를 훌쩍 넘어선다. 따라서 일부 남성들은 ‘만지지도 못하고 인사와 전투도 없으면서 엄청나게 비싼 텐프로를 뭐하러 가느냐’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래도 텐프로에 손님들이 모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위 텐프로라는 외모와 수질 때문이다.


‘대낮 룸살롱’의 정체

따라서 이곳에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것 보다는 상당한 수준의 비즈니스 때문에 가거나 혹은 돈이 남아 주체할 수 없는 정도의 남성들이 ‘정체성의 차별화’라는 수준에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텐프로의 경우 또 다른 매력이 하나 있으니 바로 2차라고 하는 성매매다. 사실 북
창동에서는 이미 룸 내부에서 사정까지 모두 끝내기 때문에 특별히 2차를 갈 이유 자체가 없어지고, 이곳에 있는 여성들 역시 별로 2차를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텐프로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외모를 지닌 여성과 밤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물론 가격 역시 상당히 비싼 수준. 물론 일부 텐프로의 경우 아예 2차가 없다는 것을 공식화하기는 하지만 은밀하게 내부 거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쌍방향(2.0) 룸살롱 인기

‘전통적인 룸살롱’은 어떤 의미에서 이러한 룸살롱과 텐프로를 섞어놓은 듯 하기도 하다. 물론 이곳에서도 인사와 전투는 없지만 그렇다고 텐프로처럼 아주 가벼운 터치만 하는 것만은 아니다. 나름대로 아가씨를 ‘만질 수 있는’ 손님의 재량이 허락되고 좀 더 진한 스킨십도 충분히 가능하다.

수질은 텐프로 보다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이곳 역시 북창동과는 다르게 2차가 있기 때문에 손님들로서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가격은 텐프로보다 저렴하다.

이곳에 가는 손님들은 북창동식의 난잡함을 싫어하면서도 그렇다고 텐프로급의 비싼 가격과 터치도 하지 못하는 문화를 별로 즐기지 않는 손님들이 많다. 그냥 적당하고 젊잖게 즐기고 싶지만 그렇다고 텐프로에 가기 싫은 사람들이 주요 손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3가지 형태의 룸살롱과 더불어 최근의 경기 불황 때문에 새롭게 생겨난 곳이 ‘대낮 룸살롱’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룸살롱의 형태에 대한 구분이라기보다는 영업방식에 따른 구분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대부분 북창동식 룸살롱에서 이러한 형태의 대낮 룸살롱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는 조금 이른 시간의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것. 보통 오후 5시 이후부터 7시 이전에 오는 손님들에게는 기존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 1인당 대략 15만원을 전후해서 서비스를 하다 보니 대딸방보다 조금 비싸고, 심지어 안마 시술소보다 싼 가격대가 형성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4시~7시 사이다 보니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근무를 하다 갈 수는 없겠지만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의 휴가, 대학생 등이 자주 이곳에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룸살롱에는 이른바 ‘중독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다. 비록 가진 돈은 별로 없지만 외상까지 해가면서 룸살롱을 들락거리는 경우다. 어쨌든 룸살롱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비싼 유흥문화라는 점에서 때로는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과도한 지출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접대’가 있고 ‘유흥 문화’가 존재하는 한 룸살롱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시각장애인들 법정투쟁 왜?

안마는 유일한 직업 ‘생존권 투쟁’

안마 행위를 둘러싸고 스포츠 마사지사와 정부, 그리고 시각 장애인 안마사들이 치열한 법정 분쟁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각종 시위를 통해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현재 약 25만명의 시각 장애인이 있지만 이중에서 안마사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약 1만3천여명 정도. 하지만 그들 역시 대우가 좋은 것은 아니다.

합숙을 하며 하루 12시간 일을 하고, 집에는 일주일에 하루 밖에 못가지만 그들이 버는 돈은 대략 100만원에서 150만원. 한마디로 강도는 강하고 수익은 ‘박봉’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스포츠 맛사지사가 생겨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생계는 더욱 위협받고 있다. 특히 2006년 5월 스포츠마사지업자들이 직업선택의 자유에서 평등권, 선택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를 내세워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내 승소결정을 이끌어내자 시각 장애인들은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시각장애인들은 “정상인들이 우리의 직업을 빼앗아 가면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냐”며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밖에 없다. 우리들의 생존권은 국가에서 보호해 주어야 할 문제”라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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