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로 만족하는 여성들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결혼을 늦게 하는 여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른바 ‘골드 미스’라며 결혼에 대해서 그리 부담감을 갖지 않는 여성들도 해마다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결혼을 안 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의 욕망까지 거세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는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여자들은 흔히 성적 욕망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남자들만의 착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록 남자들처럼 상시적으로(?) 성욕이 생기지 않을지는 몰라도 분명 그녀들의 성욕 역시 남자들 못지않은 것이 사실. 그런 점에서 혼자 사는 여자들은 대부분 자위로 성욕을 해소하기 마련이다. 자위로 만족하는 여성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34세의 직장 여성인 김모씨는 최근 성인용품 하나를 구매했다. 이른바 여성용 자위기구다. 사실 그녀도 자신이 이런 물건을 구입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1년 전만 해도 남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굳이 자위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 하지만 그 지긋지긋했던 사랑도 끝나고 남자와 헤어진 뒤에는 다시 남자를 만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다시 상처받는 것도 싫고 이제 남자를 사귈 기력조차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욕만큼은 어쩔 수 없어서 일주일에 1~2차례 정도 자위를 하곤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좀 더 강렬한 자극을 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녀는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다가 성인용품 판매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위한 자위기구를 구입했다.

“처음에는 이런 걸 사용하는 것 자체가 쑥스럽고 민망했다. 하지만 내 인생의 즐거움을 위한 것인데 뭐 안 되라는 법도 없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구입을 해봤다. 처음에는 심리적인 저항감이 약간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몇 번 사용하다보니 구매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남자를 사귀는 상당수의 이유가 이러한 성욕 때문이다. 물론 남자친구와의 성관계가 자위기구보다 훨씬 더 강한 쾌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자를 사귀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이 든다. 그런 것에 신경을 쓰느니 차라리 자위기구로 욕망을 해결하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쇼핑몰 관계자들은 여성들의 자위용품 구매가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고 말한다. 이제는 여성들이 더 이상 자신의 쾌락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망설임이 없다는 이야기다. 한 쇼핑몰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위기구 중에서 각종 젤은 물론이고 다양한 취향의 남성성기모양 기구 판매율이 높다. 또 불빛이 번쩍거리거나 성기의 특정부위만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진동기로 마찬가지다. 특정한 제품에 편중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잘 팔린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곧 여성들이 이제 다양한 방법으로 욕망을 추구한다고 풀이할 수 있지 않을까.”

일부 여성들은 성매매 업소를 이용하기도 한다. 물론 남성이 이용하는 비율보다는 극히 낮은 비율이지만 그녀들도 애무방 같은 곳에서 은밀하게 자신의 성욕을 해결하는 것이다. 취재진은 어느 애무방 관계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녀들의 풍속도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대개 그녀들의 애무방 이용횟수는 한 달에 2~3차례다. 대개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여성들로서 남자를 사귈 시간도 별로 없고 사귀고 싶지도 않은 여자들이 많다고 한다. 또한 애무방의 쾌락에 중독이 되면 애인보다는 애무방의 남자들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한 번 와서 일반남자들이 줄 수는 없는 극한의 쾌락을 선사받고 가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예전보다는 여성 손님들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 이는 곧 여성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예전보다는 거리낌이 더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남자들이 즐기는 만큼 자신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옛날보다 뻔뻔해졌다고나 할까. 어쨌든 장사하는 우리로서는 훨씬 더 좋아지고 있는 셈이다.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고 알음알음 입소문으로만 여성손님들을 받고 있지만 상당히 바쁜 편에 속한다.”

남자와 자위기구의 차이점

하지만 자위기구를 통해서만은 성적욕망이 충분히 해결될 수 없다. 아무리 쾌감 자체는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전희와 애무, 그리고 사랑스러운 키스가 주는 색다른 쾌감과 즐거움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을 법하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남자와 자위기구의 차이점’에 대해서 한번 들어봤다. 여성들의 생각의 편차는 생각보다 컸다. 심지어는 ‘자위기구가 좋다’와 ‘남자가 좋다’라는 식으로 양극화되기도 했다. 그녀들의 실제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솔직히 나 같은 경우에는 자위기구만으로는 절대로 만족을 못할 것 같다. 섹스라는 것이 인체의 특정부위만을 자극해서 오르가즘에 이르는 것이 아니다. 그 전후의 과정도 쾌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는 자위기구가 절대로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급할 때는 자위기구를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일뿐 아니겠는가?”(최모씨 · 33세)

“자위기구는 자신의 쾌감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남자에게 이쪽으로 해 달라, 저쪽으로 해달라고 계속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또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남자가 좀 이상하게 볼 수도 있고 ‘너무 밝히는 여자다’라는 이미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결국 자위기구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는 남자보다는 자위기구가 훨씬 더 낫지 않나 생각된다.”(이모씨 · 36세)

지나치게 자위기구에 의존하지 않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자칫 자위기구의 매력에 푹 빠지면 이후에는 남자만으로는 성적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하는 여성도 있다. 실제 그녀들은 아예 자위기구를 남자 친구 삼아 실제 남자들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만 없으면 적당한 자위는 오히려 건강한 성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그러니까 원래의 정상적인 섹스에 대한 보완의 역할을 하면서 보다 건강한 성생활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성의학 전문가의 이야기다.

“사실 남자와의 직접적인 섹스는 정신적인 건강에 무척 좋은 면이 있다. 반면 자위기구를 통한 성적 쾌락의 추구는 정신적인 면에서의 풍요감은 없지만 반대로 쾌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잘 결합이 되면 최적이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각 개인이 이를 잘 조화시킬 수 있다면 최적의 섹스환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지나치게 자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면 한 달에 3~4차례 정도의 자위는 오히려 남자와의 섹스 및 성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자위에 관한 한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고 한다. 지나치게 과격하게 하면 상처가 날 수 있고 이것이 반복되다보면 원치 않는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 이러한 점만 주의하면서 적절하게 균형을 이룬다면 한 전문가의 말처럼 충분히 행복한 성생활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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