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유출 막고 외화획득 수단 인식전환을”

카지노 업계가 화가 단단히 났다. 정부가 카지노 세제개편안을 개정해 개별소비세 20%를 부과토록하면서 적자투성이의 업계가 파산 직전에 몰렸다고 한탄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강력히 항의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들은 내국인 전용 강원랜드와 서울지역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제외한 업체가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부당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침체인 가운데 외화벌이 수단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를 죽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카지노 업계가 ‘뿔난’ 내막을 알아봤다.

정부는 카지노 업계 개별 소비세를 고객으로부터 받은 총금액에서 고객에게 지불한 총금액을 공제한 금액의 20% 세율을 적용하는 개편안을 내놨다. 정부는 29일 이와 관련 세제 개편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내년부터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개정 이유로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차원과 과세 기반 확대를 통한 재정 확충을 들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업계는 부당하다고 정부에 항의를 하는 등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카지노 업계의 주장을 요약해보면 적자기업에 대한 과세는 조세원칙에 위배되고 해외 카지노를 근거로 한 과세율은 비현실적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카지노 업계에서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등을 상대로 세제 개편안을 막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로비’도 한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커힐 세븐럭 강원랜드만 흑자

한국카지노관광협회에 따르면 2007년 영업실적에서 파라다이스 워커힐과 세븐럭 강남·힐튼·롯데와 강원랜드를 제외한 13개 업체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전용 워커힐 카지노의 경우 총매출액 2000억을 달성해 영익이익 160억, 당기순이익 230억을 보였다. 세븐럭 3곳의 경우에도 3000억 총매출을 올려 영업이익이 560억, 당기순이익 400억원으로 이익을 냈다.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의 경우 총 매출액 9600억원중에서 영업이익 4000억에 당기순이익 3000억원을 내는 등 호조를 벌였다.

반면 영세 카지노 업체인 부산(-48억), 골든게이트(-34억), 라마다프라자(-44억), 신라(-65억)의 적자를 봤다. 카지노 대부 정덕일씨의 동생이 운영하는 신라 카지노의 경우 기금 미납으로 사실상 휴업상황이다. 또한 설악 카지노 역시 개점 휴업상태이고 하얏트 카지노의 경우 장기휴업 상태로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전체 영업 적자가 260억원에 육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는 세제 개편안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지노 업체 측에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가 누적 적자로 인한 휴업과 관광진흥개발기금 미납으로 인한 영업 정지 등 악순환을 반복해 결국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개별 소비세 과세율 20%의 근거로 삼고 있는 해외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주류인 국내 시장 성격에 맞지 않고 내외국인 출입 제한이 없어 국내 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카지노관광협회의 신창규 이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기존의 10% 관광진흥기금을 내면서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외국인 유치 비용이 1인당(2박3일 기준) 250만원 소요되는 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하소연했다.

또 신 이사는 “제주도의 경우에는 낮에 영업을 하는 업장이 없다”며 “세븐럭이나 워커힐의 경우 지리적 입장 때문에 이익을 내는 것이지 나머지는 모두 적자”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국내 카지노 매출의 80%를 공기업(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 세븐럭)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징세 효과를 제대로 거둘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카지노 업계에 의하면 2007년 기준으로 전체 카지노 매출액 1조5800억원 중 공기업인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세븐럭)의 매출액이 1조2500억원으로 80%를 점유하고 있다.

국외 상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를 비롯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싱가포르에 일본 동경 도지사의 적극적인 카지노 유치로 카지노 외부 환경의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한국관광협회 측에서는 “한국 사람들의 성향이 카지노를 여가로 여기지 않고 인생 대박을 노리는 경향이 있어 사행 산업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외화획득의 주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카지노 업체가 낸 관광진흥개발기금 누적 납부액은 78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예상 납부액 역시 1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카지노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카지노 측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수단으로 카지노 업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7년 기준으로 연간 117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 6억5000만불(7천억원 상당)의 외화를 획득했으며 호텔, 음식료, 골프 등 여타 관광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행산업 아닌 외화획득 수단 발상 전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유치 현황을 보면 2005년 57만명에서 2006년 98만명이었다가 2007년 110만명으로 100만명 시대에 돌입했다.

이에 신 이사는 “현재 적자 상태인 12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문을 닫을 경우 1600여명의 카지노 종사자가 실직하고 전국 카지노 관련 대학과 학원의 졸업생, 1700여명의 취업기회가 박탈된다”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 20만명 감소로 2600억원의 외화획득 기회가 상실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카지노 측에서는 순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 것이라 아니라 영업 이익(20%)을 근간으로 부과해 달라는 입장이다.

신 이사는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카지노 이용실적은 2007년에만 연간 1조1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국부 유출을 막고 해외 카지노와 경쟁해 더 많은 외화를 획득하기위해서는 대형 복합 카지노리조트가 대세인 마카오, 싱가폴 등 동남아의 경우처럼 카지노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카지노 산업이 사행 산업이 아닌 외국인관광객 유치와 외화획득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하는 국민과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카지노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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