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3800억 국부유출위기-3탄] 이순우 행장의 '수상한' 연임 포기
[우리은행 3800억 국부유출위기-3탄] 이순우 행장의 '수상한' 연임 포기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4-12-29 09:16
  • 승인 2014.12.29 09:16
  • 호수 1078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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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이순우 전 우리금융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12월1일 연임을 포기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10월까지만 해도 이 전 회장의 연임이 유력했지만 11월에 들어와 ‘서금회’(서강대 금융인회) 출신인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이 급부상했고 급기야 우리금융회장 겸 우리은행장에 내정돼 30일 취임식을 가졌다. 서금회는 2007년에 생긴 조직으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금융인 지지모임으로 캠프에 참여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행장의 연임 포기 배후에는 ‘서금회’의 부상뿐만 아니라 화푸빌딩 매각에 대한 책임론과 본인의 연임 욕심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3800억 원 국부유출위기 3탄으로 다룬다.

- 화푸빌딩 매각건 ‘책임론’속 서금회는 ‘돌발변수’
- 이광구 신임 회장 취임 앞 두고 친정체제 강화 왜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 <뉴시스 제공>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12월 30일 물러나고 이광구 신임 회장 겸 은행장이 취임했다. 이 전 은행장은 이명박 정권 3년차이던 2011년 3월 우리은행 은행장으로 취임해 2013년 6월 우리금융지주회장도 겸임하게 됐다. 우리은행장에 오를 당시 우리은행지주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대 동문이자 ‘금융권 4대 천왕’으로 유명한 이팔성 회장이었고 직전 은행장은 이종휘 현 미소금융재단이사장이었다.

이팔성 전 회장은 4월14일 지주행장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우리은행장직에 오른 이 전 은행장은 이명박 정권 핵심 인사들과 친분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 전 은행장은 MB 정권 임기 후반부터 시작해 박근혜 정권 임기 초반까지 우리은행장에 동시에 머문 인사다.

MB ‘4대천황’ 친분-朴 정권, ‘허태열-최경환’ 인맥

박 정권에서 정부의 지분이 있는 ‘주인 없는 회사’인 우리은행에 이 전 행장이 발탁된 배경으로는 ‘민영화를 흔들림없이 추진할 수 있는 인물’에다 박 정권 핵심 실세였던 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지식경제부 장관과의 친분설도 한몫했다. 이 전 은행장은 박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인 허 전 실장과 성대 같은 과 후배에다 최 부총리와는 대구고 6년 선배다.

이 전 은행장은 전현직 정권 핵심 인사들과의 ‘친분’에다 ‘민영화 추진’라는 화두에 힙입어 정권이 바뀐 이후인 2013년 6월 우리금융 지주회장에 취임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4년 12월 30일까지 임기를 한정해 ‘민영화가 성사되면 임기에 관계없이 그만 두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강력하게 추진했던 우리은행 민영화는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그룹 소속 지방은행과 증권 계열사 매각에 성공하면서 제법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또 실패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가 지닌 56.97%를 경영권지분(30%)과 소수지분(26.97%)으로 쪼개어 입찰하는 등 인수 희망자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려고 했지만, 시장은 정부의 기대를 배반했다. 지난 11월 28일 마감된 우리은행 경영권지분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중국안방보험 하나뿐이었다.

처음에는 적극적이던 교보생명이 막판에 발을 빼면서 유효경쟁 불성립으로 우리은행 매각은 무산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우리은행 지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으려는 생각에 너무 무리했다”는 비판이 사방에서 제기됐다. 현재 미회수 공적자금은 7조원 가량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이 전 행장의 연임포기선언뒤에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개인 욕심 때문에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민영화에 직을 걸었던 이 전 행장 입장에서는 민영화가 되면 임기를 마쳐야 하고 현행대로 ‘주인없는 회사’로 있으면 연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민영화를 더디게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왔다. 이런 근거로 이 인사는 중국 화푸 빌딩 3700억원 대출 자금 회수건이 지지부진한 배경을 들었다.

이순우, ‘임기 연장’위해 민영화 내심 반대?

민영화 걸림돌 중 하나는 ‘적자 회사’라는 점인데 만약 화푸 빌딩이 매각될 경우 우리은행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2010년부터 추진했던 중국 베이징의 화푸빌딩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매각이 성사되면 2300억 원가량이 회수돼 우리은행 순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이다. 이미 우리은행은 2012년 12월에 화푸빌딩 PF채권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 채권에 대해 100% 손실 처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은행 측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3800억 원 투자한 화푸빌딩 채권 중에서 절반가량의 자금을 현재까지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직을 걸고 연내 (화푸빌딩 매각건) 마무리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이 전 회장은 “시간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직을 걸고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화푸 빌딩 매각건은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인해 ‘이 전 회장이 민영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연임을 위해 화푸 빌딩 매각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업계에 그럴듯하게 퍼지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회장의 후임으로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이 내정설이 나오자마 행장추천위원회에서 새로운 우리금융 지주회장겸 은행장으로 임명하면서 ‘연임포기선언’ 배후에 ‘서금회’가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서금회는 앞서 언급했듯이 2012년 대선에서 서강대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동문 출신의 경제, 금융인들의 모임을 일컫는다.

‘서금회’는 처음에 75학번 중심으로 10여명 정도 참석했었다. 그러다 18대 대선 직전 300여명까지 늘었다. 서금회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서강대 출신인 이덕훈 수출입행장이 올해초 임명되면서부터다. 그는 사석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정도로 서금회 좌장역할을 자청했다.

이 행장 이후 정연대 코스콤 사장도 서금회 출신이다. 최근에는 대우증권 사장에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내정되면서 파워가 다시 드러났고 논란의 절정은 이순우 전 행장의 ‘연임포기’ 선언이었다. 이 행장은 연임 포기를 발표한 12월1일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이광구 내정설 때문에 연임을 포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돌아가는 걸 보면 모르나, 내가 뭘 더 하겠다…”라며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이어 이 전 행장은 “연임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조직이 망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금회 멤버 “순수한 친목모임…대선때 생긴 것은 맞아”

이에 대해 서금회 멤버이자 우리은행에 몸담았던 금융권 고위 인사인 K씨는 12월 26일 <일요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서금회 때문에 이 전 행장이 물러난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사실도 아니다”면서 “나도 서금회 멤버인데 단순히 친목 모임”이라고 반박했다. 이 인사는 ‘서금회’가 2007년도 자산관리공사 서강대 출신 몇몇이 순수한 친목 모임으로 출발해 박 대통령 대선 때 선배 몇 명이 캠프에 있어 “동문 선배 도와드리자는 통상적인 말이 오간 정도”라며 정치적 의미를 두는 것을 경계했다.

또한 민영화 무산 때문이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행장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행장은 얼굴 마담일 뿐 주주가 사고 파는 것으로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3800억원 화푸빌딩 매각 무산’에 대한 책임감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도 “문제가 있지만 당시 우리은행에 몸담고 있지 않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현직 행장의 ‘신경전’은 우리은행 임원급 인사로 나타났다. 이 전 행장은 지난 12월 8일 부행장 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인사는 이순우 행장이 이광구 행장 내정자와 상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전 행장이 ‘자기사람 심기’의 전형으로 친정체제 강화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상 이·취임식을 앞두고 전임 행장이 인사 처리를 하는  것은 관례인데 이를 무시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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