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김무성 애증의 세월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나는 박 대표(박근혜 대통령)와 동지적 관계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친박계 의원들은 박 대표와 주종관계라고 스스로 생각하더라.”

“나는 박 대표를 보는 시각에 변한 게 없는데, 박 대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마 박 대표 주변 사람들이 이간질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던 시절에 자주 했던 말이다. 그 만큼 두 사람은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를 반복했다.

공식적인 첫 인연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이끌던 2005년 김 대표를 사무총장에 임명하면서 시작됐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선 김 대표가 박근혜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지냈다. 이 때까지 김 대표는 ‘친박계의 좌장’으로 불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그러자 친박계의 질서가 재편됐다.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원조 친박’들이 뒤로 물러나고 유정복 인천시장, 이학재 의원. 이정현 의원 등이 핵심 측근으로 부상했다.

김 대표와 박 대통령이 멀어진 결정적 계기는 2010년 세종시 수정 파동 때였다. 당시 박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하고 있던 시점에 김 대표가 돌연 세종시 중재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친박엔 좌장이 없다”며 등을 돌렸다.

이후 김 대표는 친이계 추대를 받아 원내대표에 올랐다. 2012년 친박계가 주도한 총선 공천심사에서 탈락하는 수모도 겪었다. 그러다 2012년 말 대선 때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끌어들이면서 잠시 관계가 복원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2013년 부산 영도 재선거로 국회에 복귀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비박계 리더를 자임하기 시작했다. 2014년 7월 14일 전당대회에선 비박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새누리당 당권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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