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동남아 여성들과 결혼을 꿈꾸는 한국 남성들 중의 일부는 동남아 여성들이 ‘한국남자라면 무조건 좋아한다’라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과거에는 그랬을 수도 있다. 한국 국적이 주는 메리트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한국 남성과의 결혼 그 자체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설사 이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한국 국적으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남자의 경제적 상황을 그리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이러한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결혼한 동남아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또 나름 정착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미려는 동남아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남자의 경제적 수준이 매우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 조선족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변화를 알 수 있다. 한 여성은 “돈 없는 남자한테 시집가면 고생만 하는데, 뭐 하러 하겠냐. 한국에도 결혼 못하는 남자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좀 더 돈 많은 남성들과 결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 남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 남자가 가진 돈’이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러한 풍속도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한국 남녀 사이에서의 결혼도 돈이 매우 중요한 문제인 만큼 동남아 여성들에게도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이제 앞으로는 동남아 여성들 역시 점점 더 돈을 따지는 분위기가 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돈 없는 한국 남성들은 이제 동남아 여성들과의 결혼도 쉽지 않은 세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억울하다’고 말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돈이 없고 나이가 많아져서 한국 여성과 결혼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우리나라 보다 못사는 동남아 여성들에게까지 무시 받는 것이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점점 더 돈을 위주로 변해가는 동남아 여성들의 사고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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