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전통공예’이자 ‘민족문화’인 무화(巫花) 전이 열리고 있다.  

6년 만에 열리는 제3회 서울무화전에서는 이영희 서울무화전승회 회장이 직접 만든 ‘수팔련’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궁중 안팎에서 사용하던 ‘수팔련’은 무(巫) 신앙의 표현이자 무화를 대표하는 꽃이다. 이 밖에도 종이를 접고 오려 굿판 주변에 걸어둔 ‘전’, 극락과 저승을 연결하는 ‘문’, 무당의 ‘신복’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한민족 지화(紙花) 문화의 정수를 즐길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12일까지 서울 중구 쌍림동 쌍림빌딩에서 계속된다.
 
다음은 이영희 서울무화전승회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무화란 무엇인가.
무화는 복을 주는 꽃이다. 신령님이 꽃 위에 하강해 복을 준다는 의미에서 굿판에서 무화를 빼놓을 수 없다.
 
무화는 한반도 5000여년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무화가 기록된 것은 신라시대부터다. 당시엔 헝겊으로 꽃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정조 때부터는 헝겊 대신 한지를 사용했다.
 
무화는 서민부터 궁중까지 우리 민족이 향유한 문화다. 지금도 민화와 문화에서도 그 전통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궁중상화, 꽃상여, 초례청, 궁중 병풍, 왕의 옥좌 뒤에 그려진 일월오악도 등에 무화가 등장한다. 
 
▲언제부터 무화를 만들었나.
올해로 48년째다. 아홉 살부터 무화를 만들었다. 오랜 시간 만들다 보니 현재는 자연에서 피는 대부분의 꽃을 거의 흡사하게 만들 수 있다. 
 
▲작품 만드는 평균 얼마나 걸리나.
한 작품에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린다. 무화의 재료는 한지(韓紙)다. 색도 화학약품이 아닌 한약재에서 축출해 물들여 만든다. 제대로 된 색을 내기 위해서는 한약재를 10년 이상을 발효를 시켜고 묵혀야 한다. 자연으로 만은 색은 그 빛이 쉽게 바라지도 않고, 시간이 갈수록 색은 더욱 진해진다. 꽃을 접고, 마름질하고. 염색 건조작업을 거쳐 한 송이를 피어나게 하는 데 6-7개월은 걸린다. 
 
▲서울무화전승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서울무화전승회가 꾸려진 것도 30년 가까이 됐다. 무화는 없어져서는 안 될 전통문화다. 무화가 올바른 법도로 제작되고 그 상징성과 기능성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화제작이 전승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승회는 무화 전승을 위해 제자양성에 힘쓰고 있다.
 
▲‘서울무화展’은 어떻게 열게 됐나.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중요무형문화재 104호 서울새남굿보존회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천금새남굿은 망자가 극락왕생하도록 천도하는 굿이다. 새남굿에서는 소설문, 대설문, 가시문, 왕문, 연지당 위패꽃 등의 무화가 사용된다. 오는 3월엔 새남굿보존회 전수관에서 서울무화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앞으로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
우선 나라가 편안하길 바란다. 그리고 무화가 젊은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 그래서 각 가정마다 무화 꽃이 하나씩 피는 모습을 보고 싶다. 무화가 복을 주는 꽃인 만큼 꽃을 꽂는 가정에 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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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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