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신당추진委 본격 세몰이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국민모임’이 신당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면서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국민모임은 1월12일 1차 서울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하고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1월 신당추진위 구성, 4월 재보선전 신당창당, 20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민모임은 재야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념적으로 중도 좌파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당장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참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정 고문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밀알과 밑거름이 되겠다”고 밝혀 탈당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새정치연합의 2.8전당대회 이후 비노 진영 세력과 4월 재보선 공천과정에서 배제된 인사들을 껴안겠다는 복안이다. 안철수 독자 신당을 추진했다가 민주당과 합당선언으로 이탈한 안철수 세력에 천호선, 노회찬, 심상정 진보정의당까지 합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정동영-진보정의당 합류, 안철수 이탈세력도 뭉친다?!
- 야당 2.8전당대회-4월 보선 ‘분수령’ 될 듯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시민사회, 학계, 종교계 인사로 구성된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국민모임)’이 8일 신당추진위를 구성하고 4.28 재보궐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모임은 가칭 ‘국민모임 신당추진위’를 구성해 재보선에서 자체 후보를 출마시키거나 무소속 등 특정 후보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모임은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개혁파와 노동계, 정의당과 노동당 등의 합류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신당 추진위, “재보선 후보 내겠다”

명진스님,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신학철 화백 등 61명의 국민 선언 제안자가 참석해 오는 4월까지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국민대토론회와 신당창당 2차 국민선언, 대선에서 역할 등 4가지를 결의했다. 무엇보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고문이 ‘국민모임’에 참석할 공산이 높아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 고문은 새정치연합 소속의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만나 ‘동참’을 호소하고 여차하면 ‘나홀로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져 야당을 긴장케 하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2월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실정으로 구심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재 친노 주류의 문재인 후보와 비노 비주류를 대표하는 박지원 후보가 대표직을 두고 일전을 벌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문 후보가 무난하게 차기 당 대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의 관심은 전당대회 이후 불 후폭풍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터져나온다. 20대 총선 공천이 친노 손에 넘어갈 경우 지난 19대 총선 당시 공천을 좌지우지한 한명숙 전 대표와 같이 자기 사람을 심는 ‘친노 공천’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 고문이 당을 탈당해 신당에 참여하는 시점을 2.8 전당대회 이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분간은 야당 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본 이후 탈당가능성이 높은 비노 인사들과 함께 신당으로 갈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현역 의원이자 당 대표 선거에서 탈락한 박주선 의원과 최규식 전 의원, 천정배 전 의원, 그리고 윤여준 전 장관 등이 신당 합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정동영 고문과 코드가 다른 윤 전 장관이 거론되는 배경으로 한때 안철수 독자 신당 창당을 주장하고 무산되자 결별을 선언한 이력 때문이다. 윤 전 장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를 통해 안철수 신당 창당을 강력히 건의했지만 무산되고 오히려 안 의원이 민주당과 전격적으로 합당을 선언하면서 안 의원과 결별했다.

또한 안철수 신당으로 6.4 지방선거, 7.30 재보궐 선거를 준비했다 ‘물’먹은 인사들 역시 신당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당시 안철수 사람들이 대거 출마 준비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철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사까지 생길 정도였다.

문재인, 4월 재보선 ‘보이콧’ 가능성 제기

하지만 막상 두 번의 선거에서 안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하고 정치적 낭인으로 있는 인사들이 신당 세력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윤석규 전 새정치추진위 전략기획팀장과 정기남 한국정치리더십센터 소장이다. 이들은 일부 측근출신 그룹들과 함께 최근 모임을 갖고 신당 창당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다. 통합진보당이 12월19일 헌법재판소로부터 ‘종북 정당’으로 낙인찍히면서 덩달아 위축된 진보정의당 역시 신당 창당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국민들이 통합진보당이나 진보정의당이나 ‘같은 좌파 정당’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정의당 역시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몰락해가고, 진보 정당의 분화된 모습 때문에 그런 제안을 한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일단 신중히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밝혔다. 이렇듯 새정치연합을 제외한 재야 진보 진영 인사들이 대거 국민신당 합류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4월28일 치러질 재보궐선거일까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4월28일 재보선은 문재인 당 대표 후보가 될 경우 처음으로 치르는 선거로 친노 비노간 공천을 두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다. 재보선 지역으로 분류된 서울 관악과 성남 중원 지역은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한 지역인데다 지난 19대 공천에서 옛 민주당과 진보당이 야권 단일화를 통해 진보정당 후보를 당선시킨 지역이다. 이로 인해 보수진영으로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이 ‘종북좌파 숙주정당’이라는 냉소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배경이다.

문제는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두 전직 의원 모두 무소속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여당후보, 야당 후보, 무소속 전직 통진당 후보가 나설 경우 패할 공산이 높다. 만일 당 대표가 공천을 안할 경우 당장 새누리당과 보수 진영에서 새정치연합과 문 후보를 ‘종북 좌파’로 규정하며 십자포화가 쏟아질 게 분명하다. 이런 딜레마는 곧 차기 당 대표의 리더십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공산이 높다. 또한 반발한 세력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든지 아니면 신당으로 말을 갈아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야당 일각에서는 문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4월 재보선을 보이콧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차라리 후보를 내지 않고 진보 세력과 보수 세력 간 경쟁하게 하고 차기 총선과 대선전에 새정치연합으로 끌어안는데 ‘유인책’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럴 경우에도 당내 갈등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야당 한 관계자는 “당 본연의 기능이 선거에 후보를 내 심판을 받는 것인데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반발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신당 탄력?  “새정치연합 둘로 쪼개져야”

결국 새로 선출된 당 대표는 4월 재보선에서 야당의 색이 강한 지역에서 공천을 누구에게 줄지가 아닌 공천을 할지 말지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몰릴 공산이 높다. 여기에 국민 신당, 정의당마저 재보선에 뛰어들 경우 여권 후보 1명에 야권 후보 3명이 나서는 최악의 사태마저 벌어질 수 있다.

한편 신당 창당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캠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정동영 고문의 조직이 얼마나 살아 있고 자금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당초 함세웅 신부가 참여했다가 빠지고 해서 힘이 빠진 상황이고 전직이든 현직 의원이든 정동영과 함께 움직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안철수 사람들 역시 쉽게 국민신당으로 가기에는 국민신당이 이념적으로 진보적 색채가 너무 강하다는 지적이다.

이 인사는 “안철수를 지지했던 세력이나 인사들의 경우 좌파적 성향보다는 중도 합리적 성향이 다수”라며 “신당이 통합진보당보다는 우측에 있고 새정치연합보다는 좌측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좌파적 색채가 강해 함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국민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새정치연합이 친노 비노로 나뉘어 치열하게 싸우고 4월 재보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둘로 쪼개지지 않는 이상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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