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일본계 영화사 ‘소니픽처스’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해킹 보복으로 대북 제재를 행정명령으로 2일 발동했다. 그는 대북제재 이유로 북한의 소니픽처스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영화 ‘더 인터뷰’ 상영 저지 협박을 비롯해 세 가지를 들었다. 그의 1월2일 대북제재(1·2 제재) 대상에는 북한 기관 3곳과 개인 10명이 들어있다.

그러나 우리의 일부 언론매체들은 오바마의 1·2제재가 남북정상회담에 제동을 걸기기 위한 것이라고 왜곡했다. 김정은 북한 로동당 제1비서가 새해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고, 그에 대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진전된 자세”라며 “가까운 시일내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당국간 대화가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성급히 서둘렀다. 이처럼 정상회담 분위기가 떠오르자 미국이 견제하고자 1.2 제재를 발동했다고 넘겨짚었다.

또한 서울의 한 조간신문은 사설을 통해 미국의 ‘대북제재 실효성이 반감’ 되더라도 북한의 ‘도발중단과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면 정상회담으로 가는 것이 “선순환‘이라고 했다. 정상회담 만능논리이다. 그러나 정상회담 만능논리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고 북한의 속성을 모르거나 지난 날 햇볕정책의 몽상(夢想)에서 깨어나지 했음을 반영한다.

오바마의 1.2 대북제재는 김정은이 1월1일 정상회담을 언급하기 2주일 전에 이미 계획되었던 수순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소니픽처스를 사이버 공격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2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제재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대응조치를 우리가 선택한 장소 시간 방식으로 하겠다.”고 예고했다. 저와 같이 그의 1.2 제재는 2주 전 예고했던 대로 실천에 옮겼을 뿐, 남북정상회담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 제동 주장은 반미감정을 선동하는 삐딱한 견강부회였다.

그밖에도 ‘미국의 대북 압박실효성을 반감’시키더라도 정상회담이 ‘북한의 도발중단으로 이어진다면 정상회담으로 가는 것이 선순환’이라는 주장도 경솔하다.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중단케 하고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예단은 상상 속의 소설 쓰기에 지나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2년 5억달러를 김정일에게 불법으로 찔러주고 정상회담을 샀다. 그러나 김정일은 회담 2년 만에 우리 해군함정 참수리357호를 서해상에서 기습 공격, 침몰시켰다. 노무현 대통령도 2007년 김정일과 정상회담 했지만 김은 2년반 만에 천안함을 폭침시켰다. 북한과는 골백번 정상회담해도 대남도발을 중단시킬 수 없음을 실증한 잔혹한 작태들이다.

1월1일 정상회담 조건으로 “분위기와 환경”조성 그리고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했다. 김이 내건 “분위기 조성”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중단, 대북 퍼주기 재개, 통합진보당 해산 및 이석기 의원 징역형 선고 등 반공분위기 중지, 소니픽처스의 ‘더 인터뷰’ 한국내 상영 포기 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군사훈련 중단 요구는 남한내 종북 세력이 군사훈련 반대에 나서도록 자극키 위한 것으로서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계략임이 분명하다.

원래 김정은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화할 의사가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김은 박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친북이 아니고 반공이라는 데서 만나봤댔자 김·노처럼 녹록치 않고 얻어낼 것도 별로 없다고 간주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는 데서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 통일부장관은 김의 정상회담 언급을 “진전된 자세”라고 속단했고 일부 언론매체들은 미국의 대북 압박 실효성이 반감되더라도 정상회담을 하라고 촉구했다. 모두 북한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고 아직도 햇볕정책의 미몽(迷夢)에 사로잡혀있음을 반영한다. 통일부 장관이나 언론 모두 북한을 똑바로 간파해야 하며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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