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AIDS감염 한국 사건 후폭풍 ‘심각’
제천 AIDS감염 한국 사건 후폭풍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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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4-01 13:41
  • 승인 2009.04.01 13:41
  • 호수 102
  • 4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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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괴담(怪談)’에 떠는 바람난 대한민국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괴담이 전국을 강타했다. 바람난 대한민국에 에이즈파문은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에이즈에 감염된 20대 택시기사의 무분별한 성접촉 사실이 알려진 후 바람꾼들은 ‘자신도 모르게 에이즈에 감염된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됐다. 이 때문에 에이즈 검사를 위해 보건소를 방문하는 시민이 폭증하고 있다. 전국을 강타한 에이즈 파문을 취재했다.

충북 제천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가 6년여간 수십 명의 여성들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져온 사실이 드러나 이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3월 13일 충북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제천지역의 택시기사 전 모(27)씨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승객 등 수십 명의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은 같은달 11일 전씨가 여성의 속옷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씨는 2003년 6월 군 신병훈련소에서 에이즈 환자로 판명돼 의가사 제대한 뒤 질병관리본부의 정밀진단을 거쳐 에이즈 환자로 등록됐다.

이때부터 제천 지역에서 택시기사 일을 시작한 전씨는 절도 혐의로 체포되기 전까지 단란주점과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여성들과 술에 취한 택시 승객 등 수십 명과 성관계를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전씨와 진실과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중순께 성관계를 가진 여성들을 불러 조사를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에이즈 치료약을 복용해 왔지만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질 때마다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 또 전씨는 성접촉을 한 상대여성에게도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해 전씨와 성관계를 가진 상당수의 여성들이 아직 에이즈 감염여부를 모르고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가 어떻게 에이즈에 감염됐는지 그 경로는 확실치 않다”며 “전씨는 양성애자로 복수심에서 다수의 여성과 무차별적인 성관계를 가진 것 같다. 피해자들 가운데 기혼여성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자세한 것은 지금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전씨는 13일 현재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여성 1명의 신원만을 털어놨을 뿐 나머지에 대해선 연락처를 모른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동영상을 통해 수십 명의 여성 피해자가 있음을 알아냈다. 전씨는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촬영해 이를 컴퓨터에 저장해 뒀다.

또 전씨가 양성애자인 만큼 남성피해자도 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남성피해자가 있는지 여부 역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전씨의 컴퓨터에서 남성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이 발견되진 않았다. 하지만 좀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여성 신원 파악에 총력

의학적으로는 성행위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이 1천분의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감염은 여러 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안심할 순 없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에이즈 감염 남성이 감염되지 않은 여성과 관계를 가질 경우 감염여성이 감염되지 않은 남성과 관계를 가질 때보다 감염 확률이 훨씬 높다. 이에 전씨와 성관계를 가진 여성들이 또 다른 남성들과 성접촉을 했을 경우 에이즈 감염 우려는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에이즈 전파 매개체로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상대 여성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압수한 전씨의 휴대전화 전화번호부와 통화내역 등을 추적하는 한편 성관계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중심으로 피해여성들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전씨의 인터넷 접속 내역과 컴퓨터 안의 여러 파일들을 분석해 추가 피해자들을 찾고 있다. 하지만 전씨가 피해자들의 신원에 대해 쉽게 입을 열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신원이 확인된 여성 A(29)씨를 불러 전씨와 성관계 사실 및 다른 남성들과 추가적인 성관계 여부를 조사했으며 이 여성의 감염 여부 확인을 보건당국에 의뢰했다. 이 여성은 전씨가 에이즈 감염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을 전해졌다.

경찰은 전씨가 택시기사로 일을 하면서 만취한 여성승객들을 유혹해 성관계를 가져왔다는 점 그리고 피해 여성들과 성관계를 갖는 2차 3차 피해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추가 피해자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검거 당일 아침 전씨의 제천시 청전동 원룸을 급습해 400여장의 여성 속옷, 여성 10여명과 성관계 장면이 촬영된 휴대전화 영상파일을 압수했다. 전씨는 택시기사로 일하며 술에 취한 여성승객 등을 자신의 원룸으로 유인해 성관계를 갖고 이를 촬영해 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전파 매개행위 혐의로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밖에 이 사건소식을 접한 제천시민들과 네티즌들은 고의적인 에이즈 감염은 명백한 살인죄라며 동일 또는 유사 범죄를 보다 강력히 다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이즈 확산 방지대책 허술

이번 사건으로 제천시 전역으로 에이즈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 씨뿐만 아니라 에이즈감염자가 감염사실을 숨긴 채 성 관계를 가진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02년 여수에선 에이즈에 감염된 구모(28ㆍ여ㆍ주거부정)씨가 2000년 10월부터 2002년까지 여수역 부근 윤락가에 머물며 감염사실을 숨긴 채 2,000여명(추정)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엔 에이즈에 감염된 동성애자 박 모(49)씨가 남성 동성애자와 성관계를 가진 뒤, 이들을 일본의 한 성매매업소에 소개해 온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에이즈 감염자에 대한 보건당국의 관리에 심각하다.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성관계에 의한 제2, 제3의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올초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8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이즈 감염자가 발견된 이후 누적 감염인 수가 23년 만에 6천 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천1백여 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신규 에이즈 감염인은 남성이 740명, 여성은 50여 명이다. 감염경로가 밝혀진 460여 명은 모두 성 접촉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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