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아침 전주시내가 ‘꽝’하고 울렸다”

지난 4월 1일 오전 8시경. 전라북도 전주 시내 전역에서 ‘꽈앙!!!’하는 엄청난 굉음이 울렸다. 굉음의 강도는 엄청나 건물 유리창이 떨렸고 주차된 자동차 센서에도 충격이 울려 수십 대의 차량 도난방지기가 울리며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엄청난 굉음을 들었다는 사람이 줄줄이 경험담을 쏟아내고 있는 반면, 같은 지역에 있었지만 어떤 소리도 듣지 못했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아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전주굉음’사건으로 비화된 문제의 소동은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기사화되기 시작했고 논란이 커지자 결국 전주 기상대와 공군이 나서 “이날 전주에는 어떠한 기상악화(천둥, 번개 등)도 없었으며 굉음을 일으킬 만한 전투기 훈련도 없었다”고 공식 해명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결국 전주 시내 모든 지역을 울렸다는 ‘굉음’은 실체조차 파악되지 않은 채 미궁으로 빠져들고 만 것이다.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터진 혼란에 일부에서는 세기의 예언가로 꼽히는 존 티토(미국)까지 언급하며 지구 종말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미스터리에 빠진 ‘전주굉음’ 사건의 모든 것을 긴급 추적했다.


‘만우절’에 터진 미스터리

지난 1일 전북 전주에서 갑작스런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진 이른바 ‘전주굉음’ 사건으로 인터넷은 한바탕 북새통을 이뤘다. 실제 굉음을 들었다는 네티즌들의 글과 기사문이 속속 올라왔지만 때가 ‘만우절’이었던 만큼 일부 누리꾼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한 ‘낚시’(거짓말로 다른 사람을 속인다는 뜻의 은어)라는 주장도 상당부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굉음이 발생했다는 전제 아래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누리꾼들은 몇 가지 가설을 내놓았다. ▶천둥이나 번개, 지진 등 천재지변. ▶가스, 지하철 등 기간시설 폭발 사고. ▶전투기가 음속으로 진입할 때 발생하는 폭음, 즉 ‘소닉붐’ 현상. ▶북한이 비밀리에 남한에 미사일 발사. ▶지하에 땅굴 등 비밀시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폭약 등이 설치됐을 경우 등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가설들은 정부와 관련 기관들을 통해 모두 가능성이 없다는 말로 일축됐다.

논란이 커지자 먼저 나선 것은 전주 기상대였다. 전주 기상대 측은 “지난 1일에는 어떠한 지진이나 천둥·번개 등 기상 악화는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상대 관계자 역시 “사건 당일 전주는 평소의 봄 날씨였고 시내 전체를 울릴만한 굉음이 대기 중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천재지변과 함께 강력한 가설로 꼽혔던 가스, 지하철 폭발 사건 역시 전혀 신고된 내역이 없다는 소방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또 전투기 ‘소닉붐’ 현상과 관련해 공군 역시 “전주 상공에서 어떠한 전투기 훈련이 없었다”고 밝혀 전혀 관련이 없음을 공식 확인했다.


정부 못 믿는 국민, ‘음모설’ 모락모락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소행이 아니냐는 다소 황당한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장 유력한 가설로 꼽힌 전투기 ‘소닉붐’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관련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음모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소닉붐’이란 전투기가 음속(마하)으로 진입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음속폭음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군 훈련 과정에서는 이 같은 소닉붐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 전시상황이 아니면 국내에서 소닉붐이 발생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공군은 또 “지난달 말 KF-16 전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지난 1일은 어떤 훈련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미국의 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을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즉 우리 측 전투기가 아닌 미국 등 제3국 전투기가 순간적으로 이동하면서 이번 굉음을 일으켰고 정부는 국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고의로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주장이 불거질 만 하다.

그러나 정부와 관계기관의 입장은 여전히 확고하다. 문제의 시간, 전주 시내에서는 어떤 이상 징후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만 계속 되풀이될 뿐이다. 일각에서는 ‘전주굉음’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존 티토, 세계종말 예언의 시작?

한편 미스터리로 빠진 ‘전주굉음’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자 미국의 유명 예언가로 세계 종말을 예언한 존 티토의 존재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전쟁과 천재지변으로 지구는 반 붕괴 상태에 직면할 것이다’고 예언한 존 티토 말고는 문제의 사건을 설명한 어떠한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존 티토가 처음 인터넷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0년 11월 2일이다. 그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신은 2036년에서 온 미국군인이며, 자신의 임무는 타임머신을 타고 1975년으로 돌아가 IBM 5100 컴퓨터(역사상 첫 휴대식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다시 돌아와 2038년 세계가 맞이할 Unix bug(2000년 세계가 맞이했던 밀리니엄버그와 유사한 것)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975년으로 돌아간 그는 컴퓨터를 얻은 후, 즉시 2036년으로 돌아가지 않고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으로 왔다고 한다. 그리고 부모와 자신의 어린 시절과 인류가 밀리니엄 버그를 해결하는 모습을 본 후, 2000년 11월 2일부터 2001년 3월 24일까지 4개월 동안 부모의 집에 머물며 부모의 컴퓨터로 세계각지의 네티즌들과 대화를 하며 많은 예언을 남겼다. 존 티토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다’ ‘미국 본토에서 광우병이 발생한다’ 등 예언을 적중시키며 자신을 ‘제2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칭했다.

국내에서 존 티토가 본격적으로 화제에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3월 필리핀 강진과 국내외에서 잇달아 발생한 용오름 현상이 실제로 벌어지면서부터다. 지난해 8월에는 그가 취소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베이징올림픽이 아무 이상 없이 진행돼 예지력을 의심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무력충돌 사태가 맞아떨어지며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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