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채팅녀 위에 나는 부킹녀, 남성들만 죽을 맛

최근 인터넷을 통한 채팅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정한 직업이 없는 채팅녀들은 남성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 다양한 방법으로 뭇남성들의 지갑을 털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여성들은 어느 정도 외모가 따라준다. 남성들이 ‘어? 외모가 되네~’하며 쉽게 접근하는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다. 채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 가는 채팅녀들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회사원 최모(32)씨는 최근 채팅의 맛에 흠뻑 빠져 있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몇 번의 ‘대박’을 경험한 탓이다. 여기서 ‘대박’이란 다름 아닌 ‘아마추어와의 잠자리’다. 인터넷 채팅방에서 외로운 순진녀를 낚은 것이다.

최씨가 만난 ‘순진녀’는 돈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비싼 술이나 선물을 원하지도 않았다. 그저 대화를 나눌 남성을 원할 뿐이다. 마음만 맞으면 원나잇 스텐드도 오케이다. 남성들에게 이런 여성은 ‘월척’이 아닐 수 없다.

나름 ‘채팅고수’라 자부했던 최씨. 그러나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 채팅고수 최씨가 드디어 ‘임자’를 만나게 됐다.


채팅 전문사기꾼 A씨

채팅고수인 그가 제대로 한방 먹은 것은 지난달 말. 최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채팅을 통해 외로운 밤을 보내려 했다. 그때 최씨가 있는 채팅방으로 A씨가 들어왔다. 채팅고수 최씨는 최선을 다해 A씨를 꼬셨고, 결국 A씨의 사진을 받아낼 수 있었다.

A씨의 사진을 본 최씨는 마음이 더욱 다급해졌다. 사진 속 여인은 그야말로 ‘월척 중에 월척’이었다. S라인 몸매에 외모도 뛰어났다.

A씨와 대화를 이어가던 최씨, 그녀에게 ‘프로’의 냄새는 나지 않았다. 부끄러움도 타고 애교도 부리는 것이 최씨의 마음을 바짝바짝 태우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그녀의 실체에 대해 상상도 하지 못했다.

“A씨의 몸매는 그야말로 환상 그 이상이었다. 섹스를 잘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여성이었다. 단둘이 술을 마시는 순간에도 머릿속에는 온통 섹스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와 모텔에 들어갔고 샤워를 했다. 그러던 중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예상외로 밖이 조용했던 것이다. 난 ‘뭐 별일 있겠거니’ 생각했다. 채팅 속 그녀는 너무나 순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다. 지갑 속에 있었던 50만원에 카드까지 다 털렸다.”

최씨는 A씨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봤지만 헛수고였다. 너무나 순진했던 채팅녀 A씨는 다름 아닌 전문 채팅사기꾼이었던 것이다.

일단 남성을 만나 최대한 경계심을 풀게 한 뒤 지갑을 터는 게 전문 채팅사기꾼들의 첫 번째 수법이다. 악질 채팅사기꾼의 경우 휴대폰까지 훔쳐가 팔아버린다고. 최씨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솔직히 나도 채팅 고수라면 고수다. 7년째 채팅으로 만난 여성들만 수십명에 달한다. 성공률도 꽤 높아서 70% 이상은 거의 잠자리를 같이 했다. 성매매를 하는 전문여성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전문 채팅사기꾼에게 당했다. 사기에 걸려든 이유는 당연히 그녀의 빼어난 외모 때문이었다. 무조건 같이 자고 싶다는 생각에 너무 쉽게 경계심을 푼 게 한으로 남을 뿐이다.”


나이트죽순이 B씨

전문사기꾼들이 인터넷 공간에서만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트클럽 역시 전문사기꾼들의 주무대다. 나이트클럽에 온 남성들 백이면 백은 모두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기 위해 그곳을 찾는다. ‘부킹’에 눈이 먼 그들은 말 그대로 ‘장님’이다.

특히 모델 뺨치는 외모의 부킹녀를 만났을 때면 경계심은 한순간에 풀린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그들은 사기에 걸려든 셈이다.

직장인 이모(29)씨 역시 이러한 사기에 제대로 당한 경우다. 친구 한명과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을 찾은 이씨. 몇 번의 부킹 끝에 드디어 마음에 딱 드는 여성 B씨를 만났다.

나이도 비슷했고 얘기도 잘 통했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다음 술자리를 위해 밖으로 나간 무리들. 하지만 그게 실수였다.

밖으로 나온 이씨 일행은 소주집에 가길 원했지만 B씨 일행의 생각은 달랐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인근 단란주점. ‘나가요 아가씨 불렀다 치자’고 생각한 이씨 일행은 흔쾌히 그곳으로 들어갔다.

일단 안으로 들어간 이씨 일행과 B씨 일행은 양주 대(大)자와 과일안주를 시켰다. 게임도 하며 즐겁게 놀던 무리들. 단연 술병도 점점 늘어났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B씨 일행이 사라졌다. 술자리 중간중간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나가긴 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운 적이 없었다.

갑자기 정신을 차린 이씨 일행. 그녀들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통화는 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새’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절망적이진 않았다. 여자들이야 다시 나이트클럽에 가서 꼬시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계산을 하려고 봤더니 4명이서 먹은 술값이 무려 200만원이 넘게 나왔기 때문이다. 항의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씨 일행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각자 100만원씩 카드를 긁어야만 했다. 물론 그 술값의 일부는 사기를 친 그녀들에게 배분되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사기사건이 빈발하자 나이트클럽 측은 아예 사기 여성들의 몽타주를 그려 단속하기에 이르렀다. 나이트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솔직히 부킹의 문제는 오로지 둘만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크게 관여할 필요가 없다. 그 여성들과 우리가 뭔가 커넥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책임은 전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문들이 퍼질 경우 ‘물이 안좋다’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적극적으로 사기를 치는 여성들을 단속하곤 한다. 어쨌거나 우리 업소에 와서 피해를 입는 것은 좋지 않은 것 아닌가.”


사기수법도 가지각색

사실 이런 유형의 사기들은 오히려 대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는 경우기 때문이다. 일부 여성들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순전히 인터넷으로만 남성들에게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다.

“음란한 폰섹을 하자”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지만 060 번호인 경우도 있고 때로는 ‘선입금 5만원을 해주면 만날 수 있다’고 말하는 여성들도 있다. 이런 경우는 거의 대부분 사기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여성들은 어떤 부류의 여성들일까. 사실 대부분은 초창기에 호기심에 채팅을 통해서 남자를 만나다가 나중에는 보다 전문적으로 이러한 일에 재미를 느끼면서 뛰어드는 여성들이다.

한 달에 벌어들이는 돈이 쏠쏠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직장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이런 식으로 쉽게 벌어 쉽게 먹고 살고자 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러한 사기 수법에 당한 남성들은 각종 유흥 사이트를 통해서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고 주의법이나 예방법들을 올리기는 하지만 ‘여자와의 잠자리에 눈이 먼’ 남성들은 꼭 당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사기사건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대포폰 “누가 왜 쓰나”

여성들이 이러한 사기를 칠 수 있게 하는 결정적인 도구는 다름 아닌 대포폰이다. 자신의 명의가 아닌 타인 명의의 전화를 통해 신분을 속일 수 있고, 설사 추적을 받더라도 아무런 위험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포폰은 두 가지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는 40만 원 가량의 신형폰이다. 이 폰은 가입자의 등본이랑 같이 받을 수 있으며 통화를 마음껏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게임 머니나 핸드폰 결제용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하며 060 통화 역시 이 폰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대략 2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만약 2개월 안에 잘렸을 경우에는 애초에 대포폰을 판 사람이 다른 폰으로 바꿔주는 경우다. 사용료의 경우 어차피 본인 명의가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한다.

두 번째는 대략 20만 원 정도를 하는 폰이다. 하지만 이 전화기의 경우 등본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오직 통화만 가능할 뿐 다른 결제 기능들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2개월 안에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서 통화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차피 대포폰이고 대부분 불법적인 일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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