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운동권 선후배 간 대결 관심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4.29 재보선이 ‘조용한 선거’에서 ‘빅매치’로 선회할 공산이 높아졌다. 당초 여야 지도부는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큰 인물은 없다고 밝혔지만 집권 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고 야권에서 ‘거물급 차출론’이 힘을 받으면서 기류가 바뀌고 있다.

당장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전략 공천도 배제할 수 없다’, ‘삼고초려 해서라도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기존의 ‘지역일꾼론’입장을 번복했다.

현재 재보궐선거지역으로는 성남 중원, 서울 관악을, 광주 서구을 3개 지역이다. 특히 여야가 관심을 두는 곳은 성남 중원과 관악을 지역구다. 성남중원은 새누리당 신상진 전 의원에 맞서 정환섭 새정치연합 지역위원장과 은수미 의원이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신 전 의원이 두 자릿수 이상 야권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야당은 ‘전략공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인사는 김상곤 전 교육감이다. 김 전 교육감은 지난 지방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정치 1번지인 여의도에 정책연구소를 마련했다.

김 전 교육감은 정동영 전 고문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모임과 새정치연합 양측에서 성남 중원 후보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에서는 서울대 운동권 후배이자 김 전 교육감을 14대 경기도교육감으로 추천했던 이해찬 의원이 적극 나서 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교육감의 출마가 기정사실이 될 경우 여당 역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당초 김 전 지사는 도지사 선거를 적극 지원한 데다 친분마저 깊은 신상진 전 의원이 있어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 전 교육감이 나설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당장 여당 후보가 약체인 데다 김미희 전 의원의 영향력이 선거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면서 쉽지 않은 선거가 예상된다. 또한 선거 성격이 ‘박근혜 정권 심판’으로 흐를 경우 청와대와 당에서 ‘김문수 전략공천’ 얘기가 나올 경우 김 전 지사 역시 거절할 명분이 마땅치 않을 전망이다.

관악을의 경우에는 여당 후보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카드가 나오면서 야권을 긴장케 만들고 있다. 오 전 시장이 나설 경우 현재 김희철 전 의원이나 정태호 지역위원장 역시 무게감에서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새정치연합과 국민신당에서는 조국 서울대 교수 영입에 공들이고 있다. 조 교수는 ‘강남 좌파’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본인이 손사래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신당으로 간 정동영 전 고문이 당초 ‘불출마’ 입장을 바꿔 관악을에 출마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광주 서구을의 경우에는 천정배 전 의원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천 전 의원은 ‘4월 재보선 출마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국민 모임과 새정치연합으로부터 동시에 영입 제안을 받고 있다.

야권에서는 천 전 의원이 2.8전당대회 이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동영 전 고문이 있는 국민모임으로 갈 공산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 서구을의 경우 야권의 심장부로 ‘출마=당선’이라는 점에서 천 전 의원의 경우 ‘꽃놀이패’를 쥔 상황이다.  

mariocap@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