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카페, 도대체 어떤 곳?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최근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이른바 ‘힐링카페’라는 곳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힐링’이라는 말은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이거니와 마사지, 카페, 모텔, 여행지 등이 대표적이다. 휴식을 콘셉트로 잡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쉽게 쓰일 수 있는 것이 바로 ‘힐링’이다. 그런데 이 말은 꽤 오묘한(?) 곳에도 쓰일 수 있다. 일부 퇴폐 스포츠 마사지 업체들이 ‘힐링 마사지’를 표방하는 경우가 그렇다. 결국에는 유사 성행위를 해주는 것이지만 그것도 휴식의 일종이니 ‘힐링’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힐링 카페’라는 곳이 성업 중이다. 도대체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일부에서는 ‘변태업소’라고 부르고 또 다른 일부에서는 ‘변태성이 전혀 없는 소프트한 클럽’이라고 말한다.

국내에 ‘힐링카페’가 생긴 것은 최근이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카페도 자칭 ‘힐링카페’를 표방한다. 하지만 최근 일부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힐링카페는 일반적인 커피전문점과는 사뭇 다른 위상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여자가 나오고, 여자와 특별한 행동과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키스방 같은 유사 성행위 업소라고 보기는 힘들다. 가벼운 스킨십은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유사성행위까지 벌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 경험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힐링카페는 말 그대로 낯선 여성과 대화를 하면서 마음을 힐링하는 곳이다. 왠지 스트레스를 받거나 짜증이 날 때 예쁜 여자를 만나면 나름 힐링이 되지 않는가? 한때 안구정화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녀들과 앉아 대화를 하고 차도 마시면 순간적으로나마 마음이 힐링이 된다. 힐링카페는 바로 그런 점에 초점을 맞춘 곳이라고 보면 된다. 유사성행위는 전혀 없고 그저 가벼운 스킨십 정도만이 허락된다. 뭐 남녀 사이에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으니 둘이 합의되면 그 이상의 관계 진전도 가능하겠지만 여성의 경우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선은 지킨다. 그리고 둘 사이에 묘한 ‘썸’의 관계가 형성된다. 남자든 여자든 그러한 썸을 즐기는 시간이 바로 힐링카페에서의 시간이다. 따지고 보면 이것이 무슨 업소 콘셉트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이러한 힐링카페를 자주 드나드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힐링카페는 그저 여자와 이야기하고 가벼운 터치를 하면서 썸을 타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하드한 유사성행위 업소나 직접적인 성매매를 하는 안마업소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이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콘셉트이기도 하다. 그들은 한마디로 ‘썸만 타는데 무슨 돈을 지불하느냐, 남는 것이 뭐냐’고 되묻기도 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콘셉트라는 것이다. 실제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는 지인으로부터 힐링카페의 콘셉트가 있다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좋아서 놀란 것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곳이라는 생각에 놀랐다. 과연 그런 것에도 돈을 지불하는 남성이 있단 말인가? 외모가 연예인처럼 엄청나게 예쁘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지 않은가. 설사 연예인처럼 예쁘다고 해도 문제다. 그냥 얼굴을 바라보고 대화하고 손을 잡는 정도로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 돈이면 유사성행위 서비스도 받을 수 있고 돈을 조금만 더 보태면 직접적인 성매매도 가능한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실제 힐링카페를 두고 ‘이해불가’라고 이야기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돈을 지불하기에는 너무도 소프트한 콘셉트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생각이 다르다. 일단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예쁜 여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스스로 힐링카페 마니아라고 하는 최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물론 사람들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소프트한 콘셉트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꼭 성기를 만지고 사정을 해서 쾌락을 느껴야만 맛인가? 업소에 들어가기 전에 그러한 쾌락에 대한 만족감을 기대하고 가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콘셉트에 실망감이 큰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아기자기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예쁜 여자 친구를 만난다고 생각해보라. 실제 여자 친구 만날 때도 돈이 들지 않는가. 여자 친구가 없는 남자들이 힐링카페 직원을 여자 친구라고 생각하고 돈을 쓰면 안 되는가?”

‘변태업소’vs
‘변태없는 소프트 클럽’

최 씨의 이야기도 일리가 있다. 여자 친구라고 해서 꼭 섹스를 하는 관계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유사 성행위를 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면 최소한 돈의 지불에 관한 문제만큼은 해결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남자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성적 쾌감이 없는 만남이라도 좋은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힐링카페 마니아인 이모씨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가장 쉽게 설명하면 사랑의 두근거리는 감정이다. 그러한 감정 자체가 마음을 기쁘게 하고 설레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요즘 시대에는 누구나가 연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간도 많이 들고 공력도, 돈도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이런 방식으로 여자를 만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돈은 오히려 적게 들고 비슷한 감정은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런 콘셉트의 업소를 대환영하고,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려고 한다. ‘나의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 아닌가? 또 혹시 아는가? 진짜 여자친구로 발전할 수도 있을지.”

물론 이 씨의 말 대로 진짜 여자친구로 발전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성들을 그저 손님으로 대할 뿐, 진짜 남자로 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돈이 궁해서 그런 일을 하는 여성들이 세월 좋게 남자 친구나 찾고 있을 형편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해서든 빨리 돈을 벌어 그곳을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대다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하더라도 남성들에게 잠시나마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보여 진다. 특히 업소 내에서 유사 성행위나 키스도 전혀 없는 상태라면 오히려 상당히 건전한 곳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그러한 가벼운 만남에 대해서도 돈을 지불하는 서비스가 생겼다는 것 자체는 조금 사회적으로 암울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얼마나 여자를 만나기가 힘든 사회 구조가 되었으면 그런 것마저 ‘서비스’가 될 수 있겠냐는 의미이다. 한 유흥전문가는 이를 두고 ‘사회적 약자가 여자를 느끼는 방법’이라고 해석한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예부터 ‘짚신도 자기 짝이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요즘 시대는 짚신도 자기 짝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돈이 있어야 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짝도 생기는 법이다. 요즘 여자들은 스스로도 찾을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짚신의 짝이 되고 싶어 하질 않는다. 차라리 그럴 바에 혼자 사는 길을 선택한다. 그러니까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여자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결국 이러한 형태의 서비스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씁쓸한 일이기도 하다. 건장한 청년이 올바른 남녀관계를 맺지 못하고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서 연애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늘내일로 그칠 현상이 아니다. 경제는 계속해서 ‘고용 없는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의 청년의 모습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와 같은 힐링카페의 업소도 더불어 성행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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