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에 노출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또래들에 비해 8배 이상 공격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입증됐다.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윤가현 교수 연구팀은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Ⅱ’ 제작팀과 진행한 ‘포르노-공격성 연관성 실험’에서 “포르노가 다른 영상물에 비해 공격 성향을 뚜렷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포르노-공격성 연관성 실험’은 남자대학생 12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자연다큐멘터리, 일반 포르노, 폭력적 포르노 등 세 가지 영상물을 15분 간 보게 한 뒤, 전통적인 공격성 측정 방법인 다트 던지기 실험을 통해 영상물 시청과 공격성 간의 연관성을 밝혔다.

공격성 판단은 다트 던지기에서 제시된 사람 및 사물 표적 가운데 사람 표적에 다트를 던지는 빈도를 따져 분석한다. 실험결과 자연 다큐를 본 그룹은 사람 표적에 다트를 평균 0.3회 던진 반면, 일반 포르노를 본 그룹은 1.4회, 폭력적 포르노를 본 그룹은 2.4회로 나타났다.

자연 다큐를 본 사람에 비해 폭력적인 포르노를 본 그룹이 여덟 배나 높은 공격성을 보인 것이다. 특히 표적 중에서 여성표적에 대한 공격성이 더 높게 나타나 음란물이 성폭력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시사점을 마련했다.

윤가현 교수는 “대부분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음란물에 노출된 현실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음란물의 위험성을 알고 이에 대해 아이와 부모가 솔직한 대화를 하는 기회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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