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정책협의회 ‘왕수석’ 속출

- B.H 특보단, 전문가 집단 ‘옥상옥’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청와대가 비선 실세 문건 파문에 급조한 특보단 구성과 당.정.청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해 설치한 협의체가 오히려 ‘수석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소통부재’에 따른 ‘불통 이미지’를 쇄신하기위해 청와대 특보단을 발표했다.

특보단은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 업무다. 이미 민정·안보·홍보·사회문화 특보가 임명됐고 이완구 총리 내정자가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정무특보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청와대 10개 수석과 마찬가지인 특보단 구성에 ‘옥상옥’이라는 비판과 함께 ‘수석 보조원’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무보수 명예직’인데다 ‘겸직’을 허용하고 있고 특보단을 대표할 단장은 임명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청와대 수석들을 총괄하는 비서실장은 있지만 특보단을 이끌 특보 단장을 세우지 않음으로써 자칫하면 수석 자문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평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차로 수석비서관 회의에 특보단을 참석시켰지만 지속적으로 참석시킬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박 대통령과 특보단 정기 미팅도 정해지지 않아 ‘국민소통창구’로써역할에 회의적인 시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결국 수석들의 위상과 역할만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정부 정책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설립된 정책조정협의회와 정책점검회의로 청와대 내 ‘왕수석’이 탄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무총리실 주재로 ‘정책조정강화 관련 회의’를 통해 최경환 경제 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국무위원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과 홍보·경제수석이 항상 참석하고 안건에 따라 관련 장관과 수석이 추가되는 ‘6+α’ 형태의 정채조정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청와대 내부의 정책 점검과 조정기능 강화를 위해 정책조정수석이 주재하는 ‘정책점검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 회의에는 정책조정.외교안보.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 등 정책 관련 수석 6명에 정무.홍보 수석 2명이 포함되는 ‘6+2’ 형태로 매주 개최된다.

두 회의체 역시 청와대 수석이 대통령의 의중을 갖고 참여한다는 점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위상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청와대는 ‘비선실세 문건’ 파문과 ‘연말정산’, ‘건강보험료’ 등 정책 혼선을 겪으면서 10개 수석비서관들의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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