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국정원 출신 영입...‘관피아’ 논란 잊었나?

강원랜드(대표 함승희)내부가 시끄럽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함 대표가 공석이던 집행임원 6명 중 5명의 집행임원을 선임했는데 이들에 대한 적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노조와 지역사회에서 요구해 온 내부 인사 승진은 단 한 명에 그쳤고 대부분은 외부인사가 선임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중엔 강원랜드 사업과 무관한 사람이 선임돼 ‘낙하산 잡음’도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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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는 지난달 21일 공석 중인 6개 분야 집행임원에 대한 공모 실시 결과, 5개 분야에 대한 적임자를 확정, 발표했다. 성철경 재정운영실장이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카지노본부장은 홍종설(60)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백혜경(54) 전 KT상무가 각각 선임됐다.

시설관리실장은 장홍균(57) 전 서울춘천고속도로 대표가, 감사실장은 국정원 출신 이도형(61)씨가 선정됐다. 리조트본부장은 적임자를 찾지 못해 추후 재공모한다고 밝혔다.
이날 선임된 집행임원은 모두 눈길을 끄는 인물이 대부분이라 파격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먼저 내부승진으로 성철경 강원랜드 재정운영실장이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유일하게 낙점됐고 다른 내부 공모자는 모두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본부장은 강원랜드에서 16년간 근무하며 지역의 정서와 설립 목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선임된 것으로 분석됐다.
IT실장에 백혜경 KT 상무가 선임돼 최초의 강원랜드 여성 임원이 됐다. 시설관리실장에 장홍균 전 서울춘천고속도로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두 임원은 전문성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내외부의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을 통해 엄정하게 선발했고, 해당분야의 전문성과 함께 도덕성, 소통능력이 중요한 판단기준이 됐다”고 밝혔다.

유착고리 끊어질까
내·외부 예의주시 중

이번 인사를 두고 강원랜드의 유착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국방부나 국정원 출신이 포함돼  ‘관피아 인사’를 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카지노본부장으로 선임된 홍종설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카지노와 아무 관련이 없는 육군 헌병감, 육군본부 중앙수사단, 국방부합동조사단 경력에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역사회도 일부 임원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강원 정선 고한ㆍ사북ㆍ남면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는 관계자는 “내부승진으로 전략기획본부장이 임원이 된 것은 적극 환영하지만 일부 임원의 선임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사례”라며 “전문성과 폐광지역에 대한 정서와 전혀 연관이 없는 인사의 선임은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일부 직원의 비리와 부패가 있었지만 헌병감 출신과 국정원 출신 인사를 임원에 발탁한 것은 직원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라며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추위는 지난 6일에도 성명을 통해 “집행임원 공모에 109명이 지원해 가히 대학입시 경쟁률을 방불케 했다”며 “그동안 성명을 통해 낙하산 인사, 나눠먹기식 인사 등을 비판하며 내부승진 확대와 폐광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한 임원 선임을 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고 전했다.
공추위는 “이번 집행임원 선임은 내부승진을 통한 인사혁신을 이루어주길 바란다”라며 “폐광지역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지역을 대변하고 폐특법 정신을 올바르게 구현할 수 있는 인사의 집행임원 선임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 실망감이 역력함을 드러냈다. 공추위는 강원 정선군 폐광지역을 대표하는 사회단체다.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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