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하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혼한 남성은 사회적 관계가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이고, 이혼한 여성은 경제 및 가족 문제가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한다. 남성은 사회적 명예를 중시해 이혼 사실을 숨기거나 주변에 도움 요청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고, 여성은 이혼으로 생기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가족의 반대에 부딪히기 쉽기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혼 후 적응은 이혼과 관련된 ‘상실에 대한 적응’과 ‘새로 획득한 생활양식에 대한 적응’을 포함하는 이중적인 과정이다. 결혼한 사람으로서의 지위나 전 배우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독립적 정체감을 확립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할 능력을 획득해야 한다.

이혼 후 적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성별, 자녀유무, 결혼만족도, 이혼제안 여부, 사회적 지지, 이혼 후 변화된 경제상태, 이혼 후 경과기간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가족, 친구와 같이 중요한 사람들이 지원하는 사회적 지지는 이혼 후 적응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가족들은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 외로울 때, 그 밖에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 큰 역할을 한다. 이혼 후 주위에서 제공하는 사회적 지지는 이혼으로 인한 스트레스 수준을 감소시키고, 변화된 환경 적응과 자아확립에 도움을 준다.

이혼 초기에 사람들은 다양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지만,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적응으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생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이혼이라면 당당하게 자신의 선택을 믿고, 주변사람들도 그의 선택을 지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이혼 후 한부모가정을 지원해주는 체계적 지원망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녀불문하고 이혼 후에 당사자들은 때때로 우울함, 좌절감, 자책감에 빠져 힘들 수 있지만 주변 지인들이 제공하는 지원은 이혼 후 적응수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엄경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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