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야권은 물론 여권 모두에 의해 난타를 당한다. “국익 역행“ ”자기 변명“ ”사실 왜곡“ 이라고 한다. 이 전 대통령도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처럼 퇴임한 뒤 후임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대열에 가세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퇴임 후 정치적 선동 발언으로 후임 대통령을 힘들게 했다. 그는 2008년 6월 광우병 촛불시위가 불법·폭력으로 확산돼 이명박 정권을 궁지로 몰고 가자 그 시위를 찬미했다. 그는 시위대가 “돌도 던지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우리 국민이 참 위대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다음 해 6월엔 이 대통령에 의해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피맺힌 심정으로 말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핏대를 세우며 반정 시위를 선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8년 9월 인터넷 토론공방 ‘민주주의 2.0’을 열고 정치 논쟁에 뛰어들었다. 그 사이트를 통해 후임자 이명박 대통령의 시장경제 이론 근거인 ‘신자유주의’에 대해 “한마디로 잘못된 시장주의 또는 왜곡된 시장주의’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던 중 자살, 대통령의 품격을 망가뜨렸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전임 대통령들에 의해 시달렸으면서도 퇴임해선 회고록을 출판, 후임 대통령을 괴롭히는 등 전임 대통령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닮아간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한 것이 당내 대통령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한 데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박 대표가 한나라당 대권 후보로 풍문이 돌던 충청권 출신의 정운찬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했다는 취지로 썼다. 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 반대를 대선 경선을 위한 꼼수로 왜곡, 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대통령은 야당의 공격 대상인 자원외교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승수 당시 총리의 책임하에 이뤄졌다고 그에게 모든 책임을 미뤘다. 이 전 대통령 자신과 그의 친형이며 자원외교를 주도했던 당시 국회 부의장 이상득 씨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변명으로 간주된다.

이 전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부문에도 언급해 국제적으로 한국 대통령에 대한 믿음을 떨어트렸다. 그는 2010년 5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만났을 때 원 총리가 남북한 중 “누구도 비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피폭 직후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장은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남북간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공개했다. 원자바오와 다이빙궈의 발언 공개는 그들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고 국제사회로부터 한국 대통령과는 말을 삼가야 한다는 불신을 낳게 했다.

선진 국가에서 전임 대통령은 후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지 않는 것이 기본 예의로 되어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작년 11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국가를 위해 좋지 않다.”며 “현직 대통령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그는 “현직 대통령을 비판해서 신문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비판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 퇴임 대통령들은 “신문의 머리기사를 장식”하기 위해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여 “대통령의 권위를 약화”시키며 국익을 해친다. 김대중·노무현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신문의 머리기사 장식”을 위해 후임 대통령을 괴롭히는 대열에 섰다. 그런 수준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다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부시에게서 배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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