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병의 비상식적 가혹행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검문을 빌미로 택시를 탈취하고 이를 몰고 가다 사고를 낸 의경의 사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원도 원주경찰서는 지난 15일 근무지를 이탈하고 택시를 강탈해 도망친 혐의로 원주시 모 지구대 소속 유모(23)일경을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유 일경은 이날 아침 7시 경 근무복을 입은 상태로 원주시 단구동 모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검문을 한다며 이모(52)씨가 운전하던 택시를 세웠다. 유 일경은 이씨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이를 몰고 달아나다 사고를 냈다.

훔친 택시로 300여m를 달리다 교차로 신호등을 들이받은 유 일경과 범행을 저지하기 위해 차에 매달려 20여m를 끌려간 이씨는 모두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수사팀은 유 일경이 선임의 가혹행위에 괴로워했다는 동료들의 진술을 확보해 범행동기와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다. 지난 2월 입대, 원주시 지구대에 배치된 유 일경은 평소 동료들에게 “선임인 A수경에게 자주 구타를 당해 군생활이 힘들다”고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내성적인 성격의 유 일경이 부대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가혹행위 사실을 외부로 알리려 일부러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유 일경의 범죄혐의와 함께 지구대 내 가혹행위 여부에 대해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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