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TV 예능에 출연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유창한 한국어와 수려한 외모, 한국문화 전반을 이해하는 태도가 더해진 이들은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 사진=엘르
바야흐로 외국인 전성시대다. 외국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최근 방송계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JTBC ‘비정상 회담(2014)’은 이러한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전에도 로버트 할리, 이다도시 등과 같은 외국인이 방송 활동을 하기도 했다. KBS의 ‘미녀들의 수다(2006)’ 역시 사유리, 크리스티나 등 여럿 스타를 낳으며 한동안 화제가 됐다. 
 
하지만 최근의 조류는 확실히 달라졌다. 명절마다 한복을 차려입고 어눌한 한국어를 구사하던  예전과는  달라졌다. 이제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자신들 나라와 문화를 한국어로 소개하고, 토론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상 회담’의 경우 종편이라는 방송사의 특성이 더해져 혼전동거, 체벌, 성교육 등 공중파에서 쉽게 다루지 않는 주제들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카메라 워킹을 고려해 V자 형태로 꾸며진 기존 세트와는 다르게 실제로 ㄷ자로 세트를 구성해 회담의 분위기를 낸 것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출연자 개개인이 독특한 개성과 뛰어난 언변 등이 방송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비정상 회담’은 그간 여럿 논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5%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출연진들 역시 프로그램의 인기를 발판으로 CF 모델로 활동하거나, 타 예능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나서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탄탄한 구성에 외국인이라는 신선함이 빛을 발한 건 비단 ‘비정상 회담’만이 아니다. 샘 해밍턴은 한국의 군대를 다룬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예상치 못한 웃음으로 인기를 끌었다. 싱글남성의 일상을 다룬 ‘나 혼자 산다’의 파비앙 등도 이와 비슷하다. 
 
외국인의 예능 돌풍에 앞서 아이돌 그룹의 외국인 멤버도 예능에서 주목을 받았다. 슈퍼주니어-M의 멤버 헨리는 ‘일밤-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엉뚱한 매력으로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진짜 사나이’ 출연 이후 그는 ‘천생연분 리턴즈’, ‘칠전팔기 구해라’ 등에 출연했다. 최근엔 ‘우리 결혼했어요’에 새 커플로 합류 의사를 밝혔다.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 얼굴을 비춘 F(x)의 멤버 엠버도 사정이 비슷하다. 그룹 활동에만 전념하던 엠버는 예능 출연 이후 방송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예능 출연 이후 발매한 첫 솔로 앨범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힙합그룹 MIB의 일본인 멤버 강남도 지난해 예능계의 핫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강남은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시작으로 ‘속사정쌀롱’, MBC ‘나 혼자 산다’ ‘애니멀즈’, KBS ‘투명인간’ 등에 고정출연 중이다.  
 
외국인들의 예능 출연은 콘텐츠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자질검증 없이 이들을 방송에 출연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외국인들은 방송 윤리를 학습하지 않고 출연한다”며 “공익성 추구라는 기본 목적을 위해서라도 방송사가 출연진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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