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마치고 분장을 지운 주연 배우 윤길씨를 직접 만나봤다. 연극을 통해 알몸을 보여줬던 그가 옷을 입고 있는 모습에 다소 어색함을 느낄 정도로 그는 연극에 동화돼 있었다. 젖은 머리를 털며 해맑은 소년 같은 모습의 윤 씨에게 이번 공연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윤씨와의 일문일답

1. 옷을 벗고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은 없었는지.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극단에서 준비를 2월 달부터 워크샵을 통해 해왔다. 워크샵을 보고 내가 이 연극에 참여하게 되면 옷을 벗어야 정답이겠구나 생각했다.
많은 배우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것은 <논쟁>에서 옷을 벗어야 하는 것은 하나의 수단이지 주된 목적이 아니다.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 대신 만약 극에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우리는 옷을 벗으면 안된다는 생각도 함께 했다.

2. 첫 공연은 어땠나.
공연에 들어가기 전 정말 많이 긴장을 했다. 하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니까 그렇지 않았다. 첫 공연 전날이 가장 두려웠고 떨렸다. 우리 공연이 과연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몰랐기 때문이다.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두려웠다. 심지어 우리 극단 이번에 잘못되면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첫 공연을 끝내고 인터넷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마음이 놓였다. 공연에 출연하기로 결정하면서 부모님과 주변에 아는 사람, 심지어 동료들에게도 작품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공연을 보러 오라고 해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연극 논쟁이 이제 막을 내렸다. 연극 논쟁은 어떤 의미가 있나.
-다른 공연에서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자유를 느끼게 해준 고마운 연극이다. 올라갔을 때 관객들이 내 몸을 보고 있나 라고 의식을 하게 되면 끝이다.
이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했고 연습과정에서도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연습을 많이 해왔다.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보람도 있었고 얻은 게 많았다.

4. 몸이 상당히 좋던데 따로 운동을 하는지.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는다. 처음 연습할때는 지금보다 더 좋았다.
열심히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4kg정도 몸이 불었다. 연습으로만 만든 몸매다.

5. 리허설이나 연습을 할 때도 옷을 벗고 하는지.
-옷을 벗고 하지 않는다. 다른 공연과 마찬가지다. 다른 공연의 경우 의상을 무대 오르기 전에 입듯이 우리 공연도 평상시에는 편하게 연습을 했다. 대신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연 마지막 연습 2일 동안만 실제 공연처럼 누드로 연습을 해봤다.

6. 논쟁을 필두로 문화계에도 또 다시 누드열풍이 불고 있다. 자칫 외설로 치부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외설과 예술의 차이점은.
-관객이 지켜보면서 스스로가 성적인 욕구를 느낀다거나 배우들을 보면서 가슴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낀다면 외설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런 느낌을 받는다면 그것은 일부러 배우들이 자극을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연극은 수단으로만 누드를 택한 것이고 실질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남녀의 사랑이다.

7.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이제 서울 공연은 끝이 났다. 지방 공연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지방에서도 많은 공연문의를 받았던 터라 꼭 공연이 이뤄졌으면 한다.
또한 우리 극단에서 올 겨울에 두 작품을 준비 중이다.
한 작품에는 출연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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