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성매매는 불법이고 여성으로서 자신의 성을 판다는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이는 술과 담배를 끊는 일과 매우 비슷하다. 이 세상에서 술과 담배가 몸에 나쁜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 것’과 실제로 ‘끊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성매매도 마찬가지다.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것과 실제로 ‘벗어나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다.

우선 성매매는 짧은 시간 안에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느 직장처럼 오전 9시까지 출근해서 저녁 6~7시까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것은 생각보다 강렬한 장점으로 다가온다. 하루 몇 시간만 일해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사람에게 하루 8시간의 근무를 요구하게 되면 정작 당사자는 무척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 비록 그것이 처음에는 행복한 생활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에 자신이 벌었던 돈과 시간의 연관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거기다가 성매매의 세계는 이미 익숙하게 잘 알고 있고 그 업무(?)의 특성에도 익숙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도 없다. 이런 상태라면 과거의 생활에 더욱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실제 한 성매매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과거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에 익숙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대로 사는 것에 무척 익숙한 사람들이다. 물론 생각과 마음으로는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 소박한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겠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잘 되지 않는다. 생각 이전에 몸이 먼저 과거를 원하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성매매의 유혹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들을 게으르다고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사실은 성매매를 하는 여성뿐만 아니라 세상의 그 어떤 사람도 편하고, 자신이 익숙한 것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이 역시도 무척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성매매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일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쉽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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