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vs 투표결과 20%이상차? ‘무용론’

정동영 전 장관의 관악(을) 재보선 출마로 관악(을) 여론조사에 대한 결과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표하고 있으며, KS리서치연구소에도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요청이 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돈을 벌 수 있는 여론조사 의뢰 요청도 거절하였다. 왜냐하면, 관악(을) 지역은 전국에서 여론조사를 하기 가장 어려운 지역이고, 그 결과도 엉터리일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해봤자, 투표 결과와 완전히 다른 내용이 나와 회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며, 오히려 여론을 왜곡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관악(을) 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왜 신뢰할 수 없었을까?

첫 번째, 관악(을)은 서울시 평균인에 비해 20-30대 인구가 상대적으로 훨씬 많고 그 가운데 미혼자의 비중도 높으며, 이들 대다수는 청년 1인가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가 있고 고시촌이 몰려 있는 대학동에 사는 가구 중 1인 가구는 무려 72%에 달하고 있는 등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따라서 대부분이 집전화가 없는 경우가 많아, 상당수의 유권자가 여론조사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핸드폰 여론조사의 필요성 및 정당성이 더욱 더 제기된다.

두 번째, 현재 진행되는 여론조사 방식이 ARS RDD 방식이기 때문에 관악(을)지역 외에 구 봉천동 등 관악(갑)지역과 독산동 등 금천구 지역에도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오는 등 타 지역 응답자를 가려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ARS RDD 조사결과를 읽을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RDD 번호는 등재되지 않은 전화번호를 생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번과 타 지역 응답자가 다수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번은 상관없지만 문제는 타 지역 응답자를 가려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인접 지역에 거주하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응답하는 경우를 걸러낼 수 없다. 심지어 타 지역 응답자는 5~10% 남짓에서 심한 경우 20%까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RDD로 추출한 전화번호에 타 지역 전화번호가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집을 옮길 때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그대로 가져가는 제도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여론조사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ARS 조사의 응답률이 평균 2% 전후까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4월 21일 모 여론조사기관에서 조사한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6%까지 나온 것으로 봐서는 외부에서 의도적인 개입이 있었을 개연성이 크다 할 수 있다.

특히, 조직력이 강한 정당 후보들이 선거운동 조직을 모두 동원하여 여론조사에 적극 대응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조직 동원 경쟁의 수단이 되고 있는 여론조사의 결과는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2012년 4월 11일 실시되었던 19대 총선 당시 4월 1일 실시되었던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1위 김희철 32.8, 2위 이상규 26.1, 3위 오신환 22.2로 김희철 前의원이 1위로 결과가 나왔으나 실제 투표에서는 1위 이상규 38.2, 2위 오신환 33.3, 3위 김희철 28.5로 투표 결과가 나왔다.

또한 2010년 실시되었던 관악구청장 선거에서도 디오피니언 여론조사에서도 당시 한나라당 오신환 후보가 민주당 유종필 후보를 5.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결과는 20% 차이로 유종필 후보의 당선이었다.

여론조사와 투표 결과가 20% 이상 나는 선거구 여론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현재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양심적 여론조사 기관이라면 관악(을)과 같은 특수한 지역의 경우, 현재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이 시행하고 있는 ARS RDD 방식보다는 좀 더 객관적인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응석 바이오엠넷 대표]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