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은 5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대응과 관련, "지자체나 관련 기관이 독자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경우엔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메르스 환자들을 격리 치료 중인 국립중앙의료원 메르스대책본부에서 열린 의료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메르스의 경우에 우리가 이전에 경험을 한 번도 못해봤던 감염병이기 때문에 모두 혼연일체가 돼 막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각 지자체나 관련 단체에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특이사항이나 제보할 게 있다면 중앙방역대책본부로 통보해 창구를 일원화해서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겠다"며 "이 점에 대해선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의 긴밀한 소통, 협업이 있어야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의사가 시민 1500여명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다'는 전날 밤 박원순 서울시장의 브리핑 내용을 염두엔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최초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후 정부의 초동대응엔 결과적으로 허점이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는 정부가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믿음을 가져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금 (메르스) 감염 확산 방지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가(自家) 격리된 사람들이 외부와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라며 그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일각에선 (메르스 대응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응과 비교하지만, 사스는 중국·동남아 등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던 질병의 유입을 막는 것이었고, 메르스는 내국인에 의해 유입된 질병이 의료기관 내에서 여러 접촉을 거쳐 감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서 그 양상이 다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현재 전국의 격리병상에서 의료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메르스) 환자를 돌보는데 매진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우리가 힘과 용기를 줘야 한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격리병원에 입원해 있던 메르스 환자들 가운데 일부가 퇴원을 준비 중이라며 "이것을 봐도 메르스는 불치의 병이 아니다. 그래서 정부와 의료기관이 힘을 합해 노력하면 모든 환자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메르스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격리병원에선 바이러스가 절대로 외부로 나갈 수 없도록 돼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서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겠다"며 복지부와 행정자치부, 국민안전처 등 관련 부처와 의료진이 메르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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