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옐로우 알바’가 늘어나고 있다. ‘옐로우’란 바로 유흥가를 의미하는 것.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과외, 편의점, 주유소 등의 알바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아예 방향을 틀어 유흥가로 진출하는 대학생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유흥가의 경우 기왕이면 ‘젊은 남녀’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애인대행을 할 때나 룸살롱에서도 젊은 여성을 원하고 호스트바, 클럽 DJ도 기왕이면 젊은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 대학생들과 유흥가는 서로 ‘궁합’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 비록 건전하지 않은 알바라고 하더라도 불법이 아니라면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성매매 등의 불법적인 요소에 너무 노출되어 있다 그나마 버는 돈도 자칫하면 흥청망청 쓰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옐로우 알바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대표적인 옐로우 알바라고 할 수 있는 룸살롱에서 일을 했다는 여대생 K양.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에게 더 이상 기댈 수 없어 자신이 스스로 등록금과 용돈을 해결하기 위해 그 일을 선택했었다. 물론 그녀도 처음에는 독한 마음을 먹고 일을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대부분의 경험담이 ‘할일이 못된다’, ‘돈을 모아도 결국에는 다 쓸 수밖에 없다’ 등의 이야기가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 낭비라는 것은 생각도 못할 것이고 공부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거나 방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는 “6개월 동안 뼈 빠지게 술 마셔 가며 돈을 벌었지만 지금 남아있는 돈은 거의 없다. 가만히 반성해보면 오히려 빚을 지지 않은 것이 큰 다행이다. 도대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한순간 돈에 눈이 뒤집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지금의 고민은 현재 이 생활을 완전히 접을 것인가, 아니면 아예 다시 한 번 이 일에 도전할 것인가 하는 일이다. 만약 후자를 선택한다면 앞으로 다시 공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처음 1~2개월만 해도 그녀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건실한 생활을 통해 돈을 모으고 하루 빨리 이 생활을 청산,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하리라는 기대가 가득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가 벌어들이는 돈이 학생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금액이었다. 한 달 동안 기껏 편의점에서 알바를 해봐야 100만 원 정도의 수익이 있을 뿐이지만 그녀는 초보자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룸살롱에서 일을 해 무려 500만 원이라는 돈을 벌었다. 서구형 외모에 몸매까지 뛰어난 그녀는 룸살롱 ‘선배’들을 재치고 남성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던 탓이었다. 그때부터 그녀는 완전히 돌변하기 시작했다.

돈을 쉽게 버니, 쉽게 쓰게 되고 비록 한순간 사치를 해도 후회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다음 달에도 그렇게 벌면 문제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불경기에 그 정도의 돈을 벌었던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함께 일반적인 일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에 대한 무시까지 생겨났다. 콧대는 높아지니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옷과 액세서리가 너무나 자연스러워 지고 공부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사치에 빠져 인생 망치기 일쑤

물론 당연히 주변의 나가요들과 어울리니 사치는 더욱 심해졌다. 이제 그녀는 대학생활을 완전히 접고 이 길로 나갈까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K양처럼 ‘옐로우 알바’에 뛰어들었다가 알바를 하는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애인대행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100회 이상의 애인대행을 해왔다는 J양도 마찬가지의 경우다.

그녀 역시 곱상한 외모로 인해 애인대행을 하겠다는 게시물을 올려놓자마자 이메일 용량이 꽉 찰 정도로 많은 문의를 받았다.

그때부터 시작해 한 달에 거의 2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저 편안하게 애인처럼 대해주고 맛있는 거 사주면 먹고 영화를 보면 되니까 별로 어려울 일도 없었다.

물론 불편한 것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른바 성매매인 ‘2차’를 원하는 남성들의 경우 컨트롤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다. 결국 그녀는 몇 번의 잠자리를 하게 되고 수입이 400만원을 넘어서자 더 이상 알바를 그만 둘 수가 없어졌다. 눈이 높아지고 소비수준은 이미 올라갔는데 알바를 그만 두었다가는 그 상황을 감당하기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남학생들 상황도 마찬가지다. 돈 많은 여성의 집에서 기숙하면서 애인대행의 역할을 하는 경우 아예 ‘성매매 남성’으로 전락하는 경우까지 있다. 그들은 돈은 많고 남자가 없는 여자의 집에 들어가 마치 애완동물처럼 함께 살아주고 잠자리를 원할 때는 응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 달에 받는 돈은 웬만한 일반 직장인의 월급을 웃돈다. 물론 청소며 빨래, 각종 심부름을 해야 하지만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러한 일이 감지덕지다. 남는 시간에는 학과 공부나 영어 공부, 시험 등을 준비할 수 있으니 1석2조인 셈이다.

하지만 그 역시 애초의 계획과는 다르게 돈을 모으기가 힘들었고 여성의 잦은 성관계 요구로 인해 몹시 피곤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공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고 또한 성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그 역시도 쾌락을 좇는 생활을 했다.

대학생들의 이러한 옐로우 알바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단 ‘돈맛’을 들일 수 있기 때문에 공부에 소홀해 질 수가 있고 더구나 성과 돈을 맞바꾸는 삶을 살아봤기 때문에 이후 정상적인 직업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 따라서 아무리 생활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건강한 인생을 지켜나간다는 생각으로 이러한 옐로우 알바에는 빠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민·헤이맨라이프 대표]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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