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류계에 등장한 ‘백인 거지녀’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유독 한국이나 일본 사람들은 ‘서양 백인 여자’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다. 피부색도 피부색이지만 크고 훤칠한 몸매와 서양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그녀들에 대해 강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 여성도 이러한 서양 백인 남자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최근 서양 백인 여자가 한국의 성매매 업계에서 일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실제 몇몇의 남성들은 이를 광고하는 문구를 보기도 했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이제껏 그녀들이 한국에서, 특히 성매매 업계에서 일을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도대체 왜, 어떤 서양 백인 여성들이 한국의 성매매 업계에서 일을 한다는 것일까? 이 지점에서 우리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현상, 그러니까 ‘서양 거지’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게 된다.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홍대에서 아주 이색적인 성매매가 행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니까 ‘캐나다 백마’가 성매매를 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씨는 주말에 반드시 그곳에 들르리라 마음먹고 예약을 했다. 드디어 주말이 다가왔고 그는 한 시라도 지체할까 홍대로 발길을 향했다. 늘씬하고 섹시한 마치 포르노에서 나올 듯한 그 매력적인 여성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그는 샤워까지 마쳤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서양 백마를 만나는 순간이 다가왔다. 그런데 그가 본 서양 백인 여자의 모습에 한마디로 ‘멘붕’이 아닐 수 없었다. 몸무게는 둘째 치고 마치 ‘오랑우탄’처럼 생긴 여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물론 그녀가 서양 백마인 건 맞다. 피부도 백인이고 영어도 캐나다 영어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은 엄청 쪘고 얼굴도 도저히 성매매 대상으로는 봐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할 수 없이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해당 업소에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사실 그러한 상상을 키워온 것은 나 자신이었다. 그녀가 서양 백마는 서양백마였기 때문이다. 광고에는 ‘예쁘고 날씬하다’는 말은 한 마디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항의해봤자 그쪽에서는 ‘우리가 언제 날씬하고 예쁘다고 했냐, 서양 백마라고 했지’라고 말을 해버리면 그만인 일이었다. 돈을 날린 게 아쉬웠지만 어쨌거나 결과적으로는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이씨의 잘못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것은 ‘서양 백인 여성’에 대한 환상이 잘못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서양 백인 여자라고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선호했던 일부 남성들의 생각에서 기인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씨의 경험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 캐나다 백인 여성은 어떻게 한국에까지 와서 성매매를 하게 된 것일까? 한국 여자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서 해외에 성매매를 하러가는 것과 똑같은 원정 성매매일까?

유흥업계 전문가들은 그 캐나다 백인에 대해 ‘이른바 서양거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서양거지란 말 그대로 멀쩡한 백인 남녀이기는 하지만 돈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외국에 나와서 다른 사람들의 부러운 눈길을 받기는 하지만 실제로 자국에서는 거의 대접받지 못하는 부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외국에 나가 백인으로서 부러운 눈치를 받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또한 그것 때문에 아시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재벌의 아들과 딸이 아닌 이상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법이다. ‘서양거지’들은 현재 생계를 유지할 만한 능력도 없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하는 화류계까지 흘러들어온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한 유흥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기 유흥가에 있다 보면 온갖 이야기를 다 듣는다. 그런데 백인이라고 꼭 돈이 많은 건 아니고, 동남아라고 꼭 돈이 없는 사람은 아니더라. 돈 많은 백인라면 오히려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살 이유가 없지 않은가. 반대로 돈 많은 동남아라면 오히려 한국이 더 편할 수도 있다. 한국은 돈만 있으면 다 되는 나라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백인을 무조건 좋다거나 돈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편견이고 백인이라고 선호하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다. 서양에도 얼마든지 가난한 사람들이 많고 심지어 미국에도 엄청난 노숙자가 있는 것을 보면 사실 되게 뻔한 것 아닌가?”

경제적 기반을 잃은‘서양거지’

실제 종종 뉴스에서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바로 국내에 대마초나 마약을 하는 학원 선생들이 있다는 소식이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자신들의 나라에서는 적응을 하지 못한 채 아시아의 ‘백인 선호’에 편승해 해외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어느 나라든 마약이나 대마초를 하는 경우는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주변부 인물일 수밖에 없다. 또한 그들은 자칫하면 범죄자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토대도 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단 그들이 경제적인 기반을 잃기 시작하면 곧 ‘서양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런 부분은 한국 여자들에게도 특별히 주의할 점이 아닐 수 없다. 서양 남성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연애를 하거나 자신의 삶을 남자에게 의존했을 경우에는 예상외의 큰 암초를 만날 수 있다. 취재진은 실제 미국 남성과 사귀다가 최근 결별했다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한마디로 ‘겉은 백인이었지만 실제로는 거의 쓰레기에 가까웠다’고 말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처음에는 학원 강사라고 해서 당연히 한국을 좋아해서 왔다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무슨 대학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영문학을 전공했다고 하니 나름 머리에도 든 것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 만났을 때 매너도 나쁘지 않았고 나름 유식한 말도 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거기다가 섹스를 할 때에도 꽤 여성을 배려하는 듯해서 그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점점 섹스를 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온전히 연인관계가 되었을 때부터 뭔가 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자꾸만 나에게 돈을 빌리는 횟수가 많아지고 갚는 시간이 늦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연인 사이에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결혼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봤더니 부모는 가난 때문에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고 자기 자신도 한국이 좋아서 온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해 온 것이었다. 거기다가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녀에 따르면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능력도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여자를 지나치게 밝혀 동시에 2~3명의 여자를 사귀는 것이었다. 결국 나중에는 싸움을 하다 서로 몸싸움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그녀는 ‘백인이라도 다 매너 좋고 깔끔한 사람은 아니 구나’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백인 남성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깼다. 또한 주변에 백인 남성을 사귀는 친구가 있다면 ‘철저하게 검증부터 하고 연인은 나중에 되라’고 조언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처럼 당한다는 것은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주변의 여성들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 그런 일을 당한 사람이 자기 혼자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느꼈다고 한다. 적지 않은 한국 여성들이 백인의 환상에 빠져서 몸과 마음을 주고, 심지어 돈까지 준 후에 결국 상처를 받고 헤어진다는 이야기다. 결국 그녀는 그러한 백인 남성군은 ‘서양거지, 서양쓰레기’라고 불리기로 했다고 한다.

물론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선진국에 노숙자가 없는 것도 아니고, 후진국이라도 부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 어떤 종류도 있을 수 있고 무슨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백인이라고 무조건 좋은 사람도 아니고, 동남아라고 무조건 가난하고 남들을 속이려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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